태양·바람·물...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한다
한국 재생에너지 사용량...1차 에너지 소비 기준 2%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2012년부터 시행 중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과 경제를 함께 다루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따로 떼어 구분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역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많아져서입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도 살리자는 의도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경제신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마흔 일곱 번째 순서는 재생에너지와 공급의무화제도 관련 내용입니다. [편집자 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 대상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2030 NDC와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50개 기업 중 126개 업체가 응답한 이번 조사에서 68.3% 기업들이 2030 NDC가 과도하다고 답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2050년까지 전력 사용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며 ‘RE100’선언에 나섰다. 그런데 재생에너지가 뭐고, 그 에너지를 늘리기 위해 어떤 정책이 추진되고 있을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2050년까지 전력 사용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며 ‘RE100’선언에 나섰다. 그런데 재생에너지가 뭐고, 그 에너지를 늘리기 위해 어떤 정책이 추진되고 있을까?

정부가 지난해 탄소중립 비전을 발표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시스템을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에너지 문제를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명제, 석탄화력발전을 멈추거나 줄이라는 요구는 결국 에너지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 태양·바람·물...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한다

재생에너지는 단어 그대로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뜻한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한번 사용한 에너지를 다시 재활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에너지를 만드는 동력원이 재생 가능하다는 의미다. 석탄이나 석유처럼 땅 속에 일정한 양이 묻혀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원 말고, 햇빛이나 물, 바람, 지열(땅의 열기) 등을 가지고 만드는 에너지를 뜻한다.

구체적인 규정을 보자.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에서 정한 내용을 확인하면 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해당 법률 제2조 2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란 햇빛·물·지열(地熱)·강수(降水)·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다. 그 중에서 아래 언급하는 8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면 재생에너지다.

법률에서 정한 8가지 항목은 이렇다. 태양에너지,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생물자원을 변환시켜 이용하는 바이오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범위에 해당하는 에너지, 폐기물에너지(비재생폐기물로부터 생산된 것은 제외한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범위에 해당하는 에너지 등이다. 마지막으로 그 밖에 석유·석탄·원자력 또는 천연가스가 아닌 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에너지를 포함한다.

뉴스나 기사에 자주 나오는 또 다른 단어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다. 이건 또 뭘까. 이건 한 단어가 아니라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 각각 이해하면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경제용어사전에서도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위에서 언급한 법률에 따르면 신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수소ㆍ산소 등의 화학 반응을 통하여 전기 또는 열을 이용하는 에너지”를 뜻한다. 그 중에서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석탄을 액화·가스화한 에너지 및 중질잔사유(원유를 정제한 후 남은 최종 부산물)를 가스화한 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범위에 해당하는 에너지, 마지막으로 그 밖에 석유·석탄·원자력 또는 천연가스가 아닌 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 한국 재생에너지 사용량...1차 에너지 소비 기준 2%

석유나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는 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신에너지나 재생에너지로 활용하고 있을까? 석탄 화력발전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여러 곳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실제로 그 비율이 크게 바뀌고 있을까?

그렇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공개한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국내 1차에너지 공급 총량은 약 2,771만toe다 그 중 신·재생에너지 및 기타는 약 150만toe로 전체 5.41% 규모다. 석유 964만(34.78%), 액화천연가스 703만(25.36%), 석탄 622만(22.44%)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다만 그 비율이 과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늘었다. 신·재생에너지 및 기타 분야는 지난 2014년 12월 기준 106만toe를 기록하면서 처음 100만을 넘어선 바 있다. 당시 기준 전체 1차에너지 공급 총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미 기타 분야 비율은 약 3.86%였다.

다른 통계도 보자. 기후솔루션이 OECD가 2020년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1차 에너지 소비량 기준 2%에 불과하여 재생에너지 보급 수준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기후솔루션은 지난 9월 ‘RPS 시장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통계 기준) 2019년 기준 전력 부문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용량은 23.1GW이다. 이 중, 화석연료 기반 신에너지를 제외한 재생에너지 보급 용량은 22.3GW이며, 태양광과 풍력의 보급 용량은 각각 11.7GW, 1.49GW다. 한국에너지공단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재생에너지 보급 통계를 추가로 고려할 경우, 2020년 기준으로 태양광 누적 발전시설 용량은 15.8GW, 풍력은 1.7GW 수준에 달한다. 당시 기후솔루션은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와 비교해볼 때, 보급 속도가 매우 느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2012년부터 시행 중

재생에너지 공급을 늘리려는 정책적인 시도도 있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이 제도는 대규모 발전 사업자에게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을 의무화한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RPS 제도의 공급의무자 대상은 발전설비용량이 500MW 이상인 발전사업자로, 대상 기업은 매년 새롭게 선정돼 사전에 공지된다.

사전에 따르면 RPS 제도의 공급의무자 대상은 발전설비용량이 500MW 이상인 발전사업자로, 대상 기업은 매년 새롭게 선정돼 사전에 공지된다. 대상 업체들은 직접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를 도입하거나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의무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현재 RPS는 미국을 비롯해 호주·이탈리아·영국·일본·스웨덴·폴란드·중국·태국 등 전 세계적으로 44개 이상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9월 ‘대한민국 환경보고서’ 연재를 통해 관련 내용을 취재한 바 있다.

당시 취재에 따르면 2021년도는 9%를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대상사업자는 2021년 기준 총 23개로 한국전력발전 자회사(6개사), 공공기관(2개사), 민간 발전사업자(15개사)가 있다. 다만, 당시 취재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를 발간한 기후솔루션은 RPS제도의 구조적 문제로 풍력발전 보급이 오히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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