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 재질 개선으로 재활용 용이하게 만들어야
다회용품 사용으로 재사용률 높여야
재활용 시스템 구축도 필요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에 나섰다. 다수의 기업들이 제품의 설계부터 유통, 회수까지 플라스틱 전 주기 단계별 플라스틱 감축 노력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순환경제 체제가 여전히 미흡하다며 기업들의 다자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에 나섰다. 다수의 기업들이 제품의 설계부터 유통, 회수까지 플라스틱 전 주기 단계별 플라스틱 감축 노력을 보였다. 일각에선 순환경제 체제가 여전히 미흡하다며 기업들의 다자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에 나섰다. 다수의 기업들이 제품의 설계부터 유통, 회수까지 플라스틱 전 주기 단계별 플라스틱 감축 노력을 보였다. 일각에선 순환경제 체제가 여전히 미흡하다며 기업들의 다자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기업과 정부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외 기업들의 플라스틱 대응 사례를 제시했다. WWF는 지난해 12월 국내 기업들의 플라스틱 감축 관련 활동을 조사한 ‘플라스틱 비즈니스 가이드라인: 한국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WWF는 “한국 기업들의 플라스틱 대응 사례를 통해 플라스틱의 자원순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고 밝혔다.

본지는 국내외 기업들의 플라스틱의 생산-유통-폐기 단계별 플라스틱 감축 사례를 알아봤다.

◇ 재활용은 쉽게, 제품은 가볍게 

설계 및 디자인 단계에서는 제품의 환경적 영향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을 고려할 수 있다. WWF는 제품 재질을 개선해 재활용을 용이하게 만들거나 플라스틱 원료 사용량을 줄인 기업들의 사례를 제시했다.

WWF는 환경적 영향을 고려할 때, 설계 디자인 단계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재활용 용이성을 꼽았다. 재활용 용이성은 제품 폐기 이후 재활용이 쉽도록 재질 설계가 필요한 부분이다. WWF는 “폐기 시 재생원료로 재활용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해 단일 재질의 플라스틱 사용을 권장한다. 또 제품에 라벨 등 다른 재질의 부속물이 부착될 경우 재활용 공정에서 혼입이 될 수 있다. 부속물이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WWF는 CJ제일제당의 식용유 용기를 사례로 들었다. WWF에 따르면 CJ제일제당에서 판매하는 ‘백설 고급유’ 패키지 6종은 페트병 몸체를 어두운 색상에서 무색으로 변경했고, 라벨은 수분리성 접착제로 붙여 물로도 쉽게 분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WWF는 제품의 무게 자체를 줄이는 경량화 사례도 제시했다. WWF는 "CJ제일제당의 백설 고급유 용기가 재질 개선 외에도 뚜껑과 몸체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양도 줄였다"며 "기존 대비 약 10% 감축해 연간 약 111톤의 플라스틱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신재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면 기능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 유통에서 일회용품 줄이는 재사용 시스템 구축

유통 및 소비, 배출 단계에서는 포장재 및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국내는 식자재 및 음식 배달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포장재를 회수해 재사용하거나 일회용 수저 제공을 선택사항으로 두는 등의 방법으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해가는 기업들이 있다.

식자재 새벽배송 업체들은 포장 및 일회용 폐기물 다량 발생 문제를 지적 받아왔다. 업체들은 식자재의 품질유지를 위해 보냉에 필요한 스티로폼 박스, 비닐 포장재, 완충재, 합성수지냉매를 이용하는 아이스팩 등을 주로 사용했다. 최근에는 새벽배송 업체들이 포장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포장폐기물 감축에 나서고 있다.

WWF에 따르면 BGF리테일의 헬로네이처는 기존 스티로폼 박스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박스로 전환했다. 헬로네이처는 소비자가 배송 후 다음 주문 시 박스를 문 앞에 두면 수거해 가 세척 후 재사용한다. 해당 박스는 흔히 쌀포대 소재로 사용되는 PE우븐섬유의 보냉가방으로 내구성과 단열성이 기존 스티로폼 박스보다 1.5배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도 유통과정에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앱에서 ‘일회용 수저 안받기’ 기능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음식 주문 시 일회용 수저 수령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WWF에 따르면 자원순환사회연대가 해당 옵션을 도입한 2019년 4월부터 2020년 9월까지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한 결과, 소상공인들의 일회용품 구입비용과 폐기물 처리비용이 절감돼 총 약 180억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절감됐다.

WWF는 “포장재 문제 해결 없이 플라스틱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며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회용품을 재사용 해야하고 이를 위해 유통, 음식료품, 외식, 배송, 렌탈서비스 등 다양한 업계에서 재사용 시스템 구축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 재활용 사업 플랫폼 구축에 나서야

수거 및 재활용 단계에서는 재활용 및 재사용 사업을 위한 플랫폼 사업이 제시됐다. WWF는 다수의 기업들이 협력해 재활용 시스템 구축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WWF에 따르면 글로벌 재활용 컨설팅 기업인 테라사이클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제품’을 회수해 자체 재활용 공법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테라사이클 코리아는 아모레퍼시픽과 화장품 공병을 재활용하기 위한 컨설팅 사업을 진행 한 바 있다. 

테라사이클은 2019년 펩시, 네슬레 등 25개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포장재 순환 플랫폼’ 유통 사업을 구축했다. 해당 루프 시스템은 참여 기업들이 다회용 용기에 내용물을 담아 루프에 전달하면 루프가 이를 재사용 포장박스에 담아 소비자들에게 배송한다. 이후 다회용기를 다시 수거해 세척 후 각 기업들에게 전달한다. WWF에 따르면 테라사이클 코리아도 2022년까지 한국에 도입 계획이다. 

WWF는 “루프는 다소 복잡하고 까다로운 방식의 재사용 비즈니스이지만, 다회용기의 배송, 회수, 세척을 담당하는 재사용 플랫폼이 존재한다면 소비자와 기업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WWF는 “플라스틱의 전 주기 단계별 감축 노력을 찾아볼 수는 있으나 현재 상태의 순환경제 체제에서는 그 효과가 미비하다”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공급망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들의 다자간 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닫힌 순환체계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면 경제적인 비용도 절감하고 플라스틱의 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hkoh@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