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토양·대기오염 야기하는 공장식 축산
동물 복지 인증·비건 지향 제품 늘리는 기업들
공장식 축산 반대 활동에 적극적인 소비재 기업

최근 유통가에서는 유독 비건 제품 출시가 눈에 띈다. 식품회사에서 대체 식품 출시를 늘리는가 하면 소비재 기업에서는 공장식 축산 반대에 목소리를 내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닥터 브로너스가 후원하는 농장동물 보호 단체. (닥터 브로너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유통가에서는 유독 비건 제품 출시가 눈에 띈다. 식품회사에서는 대체식품 출시를 늘리고 소비재 기업에서는 공장식 축산 반대에 목소리를 내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닥터 브로너스가 후원하는 농장동물 보호 단체. (닥터 브로너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최근 유통가에서는 유독 비건 제품 출시가 눈에 띈다. 동물권과 비건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가 늘면서 기업도 바뀐 트렌드에 발맞춰 식물성 기반 제품이나 대체식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회사는 대체식품을 늘리고 소비재 기업에서는 공장식 축산 반대에 목소리를 내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수질·토양·대기오염 야기하는 공장식 축산

비건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동물권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확대되면서 동물성 식품이 안고 있는 윤리적·환경적 문제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공장식 축산은 동물성 식품이 안고 치명적인 문제로 지목되곤 한다. 

공장식 축산은 최단 시간 최소 비용으로 고기, 달걀, 우유 등 축산물의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물을 대규모 밀집 사육하는 축산 형태를 말한다. 이 축산 방식은 그동안 동물의 고통을 야기하는 윤리적 문제와 함께 환경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공장식 축산이 안고 있는 환경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막대한 양의 축산 분뇨와 폐수가 일으키는 수질오염, 동물 사료 생산을 위해 재배되는 작물에 사용되는 화학 비료와 살충제로 인한 토양오염, 동물로부터 배출되는 메탄가스가 야기하는 온실효과 등이다. 

동물들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전염병에 취약하게 만드는 비위생적인 밀집 사육 환경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 문제도 있다. 이는 결국 바이러스 변이나 확산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뿐만 아니라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 최근 코로나19까지 반복되는 동물 매개 감염병 역시 공장식 축산과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 동물 복지 인증·비건 지향 제품 늘리는 기업들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육류 소비 방향에 대한 대중 인식이 환기되면서 기업들도 하나둘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물복지 축산 인증을 늘리고 미래형 먹거리 사업으로 대체식품을 주목하면서 비건 지향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 

풀무원은 자사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용란을 단계적으로 100% 동물 복지 달걀로 바꿔 나가겠다 밝히고 동물 복지 인증 닭고기를 사용한 치킨너겟을 선보였다. 지난 3월에는 아예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 기업’을 선언하고 다양한 식물성 제품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런칭하고 독자개발해 만든 대체육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100% 식물성 재료에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적용한 만두 제품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 식감, 육즙까지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대체육으로 만든 메뉴를 추가하고 식물 기반 상품을 늘리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콩으로 만든 대체육을 활용한 샌드위치를 출시했고 스타벅스는 계란, 우유, 버터 없이 두유, 식물성 단백질 등을 활용한 케이크와 베이글을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최근 2005년 두유 선택 도입 이후 16년만에 식물 기반 대체 우유인 오트 밀크를 기본 선택 옵션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편의점에서도 대체육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하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GS25는 올해 비건 상품을 지난해 대비 5배 늘린 15종으로 확대하고 연내 30종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CU는 식물성 고기를 개발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과 손잡고 대체육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며 채식 간편식 시리즈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맥도날드·버거킹·KFC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에서도 식물성 대체육 메뉴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 공장식 축산 반대 활동에 적극적인 소비재 기업

식품 외에 공장식 축산 반대에 목소리를 내는 소비재 기업들도 있다. 

유기농 화장품으로 알려진 닥터 브로너스가 대표적이다. 사람과 동물, 지구가 하나임을 뜻하는 ‘ALL-ONE(올-원)’ 철학에 따라 일찍이 공장식 축산 반대 활동을 해 온 닥터 브로너스는 2014년부터 미국 동물 애호회 등 공장식 축산 반대와 지속 가능한 식품 체계를 위해 애쓰는 동물 보호 단체에 지속적으로 기부를 해왔다. 

이와 함께 동물들을 공장식 축사에서 구출해 보호하고 동물 복지 법안 투표를 지지하는 캠페인을 벌이며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원하는 등 사람들의 문제 인식을 위한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원 코리아 캠페인을 통해 사육곰 생추어리 이주 프로젝트를 돕는 동물자유연대 활동에 1천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오가닉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린블리스 역시 농장동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공장식 축산에 필요한 대규모 부지는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린블리스는 공장식 축산으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 동물이 디자인된 양말과 티셔츠 펀딩을 통해 이 같은 현실을 알리며 수익 일부를 농장동물 사육틀 크기 확대를 위한 법 개정 활동에 후원한 바 있다.

데이비드 브로너 닥터 브로너스 CEO는 “소비자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크고 빠른 변화를 만들고 있다”며 “채식이나 육식은 각자의 선택이지만 우리가 먹고 입고 사용하는 모든 제품의 생산 과정에 동물들의 불필요한 고통이 따르진 않았는지 살피고 동물을 존중하는 기업 제품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동물의 편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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