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늦어도 올해 말부터 탄소배출권 거래 참여할 수 있어
전문가, 증권사 거래 개입으로 인한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 투기 가능성 등 경고

해 말부터 증권사 탄소배출권 거래가 시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권사 거래 개입으로 인한 탄소배출권의 가격 급등, 투기 가능성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해 말부터 증권사 탄소배출권 거래가 시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권사 거래 개입으로 인한 탄소배출권의 가격 급등, 투기 가능성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증권사 탄소배출권 거래가 시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증권사 거래 개입으로 인한 탄소배출권의 가격 급등, 투기 가능성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탄소배출권은 정부로부터 배출권을 할당 받은 당사자 및 시장조성자만 매매할 수 있었는데, 환경부의 행정 예고를 통해 의견수렴을 거친 뒤 증권사는 늦어도 올해 말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환경부는 이달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ETS)에서 증권사 등 배출권거래중개회사의 시장 참여에 필요한 기준을 규정하는 '배출권 거래시장 배출권거래중개회사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28일까지 행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 환경부, "거래 활성화로 배출권 거래시장의 수급 안정성 향상될 것"

환경부는 이번 고시 제정으로 제3자가 배출권 거래에 참여해 거래가 활성화되면, 배출권을 상시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그동안 배출권 수급불균형, 가격 급등락의 문제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된 이후 배출권 거래시장의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할당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 시장 특성 때문에 거래가 배출권 정산기(매년 6월 말) 등 특정 시기에 집중됐고, 매도·매수 쏠림현상이 발생되어 가격도 급등락을 반복해왔다. 

이번 '배출권 거래시장 배출권거래중개회사에 관한 고시'가 제정으로 배출권거래소인 한국거래소에서 관련 규정 개정 및 회원 가입 절차 등을 마련한다. 자격을 갖춘 제3자는 배출권 거래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제3자인 증권사 등은 자기매매 형태로 배출권을 거래한다. 환경부는 제3자의 과도한 시장점유를 방지하기 위해 '제3차 계획기간 국가배출권 할당계획' 등에 따라 1개사당 배출권 보유한도는 20만톤으로 제한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는 제3자의 자기매매 참여에 따른 배출권 거래시장 수급 개선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향후 제3자의 할당대상업체 위탁매매 등 참여 확대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산업계·전문가,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 투기 가능성 등 우려"

다만 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증권사 거래 개입으로 인한 탄소배출권의 가격 급등, 투기 가능성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탄소배출권 시장이 활성화돼야 탄소 배출권 값이 매겨지는데, 이 과정에서 배출권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으면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탄소배출권의 할당량이 적어 배출권 물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탄소배출권은 세 달 전에 비해 2.5배 급등했다. 현재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는 2021년 할당배출권(KAU21)은 지난 6월 23일 1만1550원에서 지난달 25일에는 최고점인 2만9500원까지 오르면서 올해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2023년부터 유럽, 미국 등 탄소국경세(CBAM) 도입과 이를 대비해 정부가 관련 정책 등을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이 높아져야 CBAM으로 배출하는 탄소세를 줄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정부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35% 이상 상향하는 탄소중립기본법을 내면서 전체 배출권 할당량이 줄어들어 연내 배출권 가격이 3만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회복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 친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현재 탄소배출권 가격에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증권사의 탄소배출권 시장에 개입하면 수급 안정화와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 심리로 배출권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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