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이메일 줄이면...탄소배출 함께 줄어든다

기업이나 정부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친환경’ 노하우는 ‘쓰레기를 덜 버리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이든, 음식물 쓰레기든, 아니면 사용하고 남은 무엇이든...기본적으로 덜 버리는게 가장 환경적입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편집국은 지난해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주말 이틀을 살아보자는 도전이었습니다. 도전에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틀 동안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게 말 그대로 ‘불가능한 미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환경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하여,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합니다. ‘제로웨이스트’입니다. 이틀 내내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쓰레기를 배출하던 과거의 습관을 하나씩 바꿔보려 합니다. 평소의 습관이 모여 그 사람의 인생과 운명이 결정된다면, 작은 습관을 계속 바꾸면서 결국 인생과 운명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51회차는 조금 다른 시선에서의 실천입니다. 이메일을 지워 탄소배출을 줄여보려는 노력입니다. 이메일은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하지만 쓰레기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편집자 주]

불필요한 이메일을 삭제하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어떤 까닭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불필요한 이메일을 삭제하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어떤 까닭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이메일 지우기'가 요즘 이슈다. 세종시가 지난 9월 7일 ‘푸른 하늘의 날’을 맞아 탄소중립 실천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자체와 세종기후·환경네트워크가 함께 진행한 이벤트로 일상 속 작은 습관과 실천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취지다.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2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불필요하게 쌓여있는 이메일을 삭제하기’였다.

당시 세종시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주고받는 이메일 1통에 4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으며, 불필요하게 보관되고 있는 이메일함을 1GB 비우면 14.9㎏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부천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이메일 보관함 비우기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보관함에 쌓인 이메일을 정리해 결과적으로 인터넷 데이터센터의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전기 생산 등에 필요한 에너지도 덜 쓸 수 있다는 취지다.

기자는 자주 사용하는 이메일 계정이 4개다. 평소 자주 쓰지 않지만 가끔 확인하는 이메일 주소도 3개가 있다. 업무용 메일함에는 하루에만 100건 가까운 각종 자료와 파일들이 오가며 개인용 메일함에는 우편 대신 받는 각종 고지서와 통지서, 그리고 이런저런 사람들과 주고받는 다양한 자료가 잔뜩 쌓여있다.

기자에게 이메일은 업무 플랫폼이자 소통 창구고 한편으로는 데이터 저장소다. 취재나 업무 관련 협의나 논의, 관계자와의 대화 등이 주로 이메일로 이뤄지고, 간직하고 싶은 간단한 사진이나 영상, 파일도 ‘나에게 보내기’ 같은 방법을 통해 보관한다. 그래서일까. 계정마다 이메일이 가득 찼다.

얼마 전 메일함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꼭 필요한 자료만 남기거나 백업하고 나머지는 모두 삭제했다. 업무용 메일과 개인 메일함 등을 합쳐 5천개가 넘는 메일을 지웠다. 지워진 용량만 20기가바이트가 훌쩍 넘었다. 앞서 세종시가 밝힌 자료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약 300K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줄인 셈이다.

메일을 삭제하지 않은 이유는 ‘귀찮아서’다. 중요한 자료나 근거를 남겨두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파일보다는 당장 지워도 별 문제 없는 것들이 훨씬 더 많았다. 책상이나 쓰레기통, 재활용품 수거함은 눈에 늘 보여서 항상 깨끗하게 정리하고 정돈했지만 이메일은 그저 숫자와 정보의 조합이었기에 많이 쌓여 있어도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그냥 놔두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6월 포스코ICT가 임직원 참여 탄소 다이어트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전체 직원이 이메일 10건만 삭제하면 탄소 배출을 80KgCO 만큼 줄이는 효과가 있고, 이것은 나무 12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라고 밝혔다. 지금 당신의 메일함에는 불필요한 이메일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확인하자. 없어도 되는 파일이라면 과감하게 지우자.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쉽고 구체적인 방법이니까.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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