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친환경 모빌리티·연료전지 강화 등 '수소비전 2040' 발표
포스코, 국내 최대 수소 수요처이자 수소 공급자 목표
SK, 친환경 수소 생산과 수소벨류체인에 18조 투자

9월 8일 수소모빌리티+쇼에 전시된 현대자동차의 '트레일러 드론'. 2대의 ‘e-Bogie(이-보기)’ 위에 트레일러가 얹혀져 있는 형태의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및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신개념 운송 모빌리티다. (그린포스트코리아)
9월 8일 수소모빌리티+쇼에 전시된 현대자동차 '트레일러 드론'. 2대의 ‘e-Bogie(이-보기)’ 위에 트레일러가 얹혀져 있는 형태의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및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신개념 운송 모빌리티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지난 8일 국내 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이 출범하면서 국내 수소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해당 협의체 구성을 주도했던 현대자동차, SK, 포스코는 수소 산업을 본격 강화하는 미래 비전과 계획을 발표하며,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을 위한 포부를 드러냈다. 

◇ 현대자동차 수소비전 2040 발표...“상용차 신모델은 친환경차만”

현대자동차그룹이 2040년까지 수소를 상용화하는 수소사회 달성을 목표로 하는 비전을 밝히고,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상용차량을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은 2028년까지 모든 차량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글로벌 온라인 행사를 열고, 2040년까지 수소에너지로 산업 및 사회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모빌리티를 공개했다.

기조발표자로 나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Everyone, Everything, Everywhere)’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 한다.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내놓을 모든 상용 신모델은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의 발표대로 우선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전기 상용차 대중화를 통한 전 지구적 배출가스의 저감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8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이미 출시된 모델을 포함한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다. 앞으로 대형 트럭, 버스 등 모든 상용차 신모델은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상용차를 앞세워 연 40만 대에 이르는 유럽 중대형 상용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2030년 전 세계 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소형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장 5~7m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PBV(목적기반 모빌리티)를 개발하고, 향후 상용차 부문에 자율주행과 로보틱스까지 결합해 사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통상적으로 평균 운행거리와 운행시간이 길어 차량 당 배출하는 탄소량도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은 상용차에 수소연료전지를 선제적으로 탑재해 배출가스를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보다 크기와 가격은 낮추고 출력과 내구성을 높인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으로 향후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 중인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의 가격은 지금보다 50% 이상 낮출 계획인데, 2030년경에는 가격을 더욱 낮춰 수소전기차가 일반 전기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 이외의 모빌리티 및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도 적용하는 등 미래 비즈니스 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겠다”며 “트램, 기차, 선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이동수단뿐 아니라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연료전지를 적용해 전 세계적인 수소사회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하고 있으며,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 본격화하고 있다. 나아가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 생태계 확대를 위해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모빌리티에도 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될 수 있도록 시스템과 기술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은 선도적인 기술 개발과 가치사슬의 혁신으로 수소에너지의 공급 가격도 크게 낮춰 경제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 및 관련 업계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수소모빌리티+쇼'의 포스코그룹 부스를 관람하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수소모빌리티+쇼'의 포스코그룹 부스를 관람하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포스코, 수소산업에 그룹 역량 결집해 탄소중립 이끈다

포스코그룹 역시 8일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를 통해 수소 사업 비전을 선보였다. 이날 포스코그룹은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유통-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에서 그룹사의 역량을 결집해 2050년까지 연간 수소 생산 500만 톤, 매출 3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수소환원제철 등 구체적인 사업 전략과 추진 현황을 공개했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에서 상용 가동 중인 파이넥스(FINEX)의 수소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며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10~20년 이내에 파일럿 테스트 및 기술 개발을 마치고 기존 고로 설비를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2050년까지 상용화를 완료하는 것이 포스코의 주요 목표다.

수소환원제철이 상용화되면 포스코 자체 수소 수요만 연간 375만 톤에 달한다. 또한 포스코는 에너지 발전소를 수소·암모니아 발전소로 전환해 100만 톤 이상의 수요를 더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러한 내부의 대규모 수소 수요를 기반으로, 2050년까지 전 세계에 걸쳐 가장 경쟁력 있는 그린수소 500만 톤 생산 체제를 갖춰 내부 수요를 충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대외에도 수소를 판매해 국내 최대의 수소 수요처이자 공급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과 관련해 세계 최초의 수소환원제철포럼 ‘HyIS(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 2021’를 오는 10월 주관·개최할 방침이다. 세계철강협회 및 글로벌 주요 철강사들이 참석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유럽, 일본, 중국 등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각 철강사들의 수소환원제철 개발 동향을 발표하고 공동으로 기술개발 추진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철강은 금속 소재 중 단위당 CO2 배출량이 가장 적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아 연간 총 CO2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기간산업”이라며 “따라서 국가의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포스코가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우리는 CO2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해 철강 제조 공정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을 통해 국내 기업들과 산업용 수소 수요 창출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한 대량의 해외 그린•블루수소 도입 프로젝트 공동 발굴 및 협력도 주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 7일 GS와 ‘포스코-GS 그룹 교류회’를 통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및 신모빌리티, 수소사업 등 양사의 핵심 신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 친환경 수소 생산과 수소 벨류체인 강화에 집중하는 SK

현대자동차, 포스코와 함께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 구축을 주도해온 SK는 지금까지 펼쳐온 수소 산업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5년간 18조5000억 원을 수소 생태계 구축에 투자하고 있는 SK는 2025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Value Chain)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SK는 그룹 인프라를 활용한 수소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해 국내 수소 시장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SK는 총 2단계에 걸친 수소생산 전략을 진행 중에 있다. 1단계는 액화수소 생산으로, SK E&S는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에 액화수소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2023년 완공 예정인 액화플랜트는 SK이노베이션에서 제공되는 부생수소를 공급받아 연간 3만 톤의 액화수소를 생산해 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공급할 방침이다.

2단계는 블루수소 생산으로, SK E&S는 2025년부터 연간 300만 톤의 LNG(액화천연가스)를 직수입해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연 25만 톤 규모의 블루수소를 추가 생산할 방침이다. 또한 SK는 장기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 사업도 적극 추진해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수소의 대량 공급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2단계에 걸친 수소 생산 전략을 통해 연간 28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SK는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석유 및 천연가스 등 기존 에너지 사업에서 밸류체인 통합을 통해 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주도한 경험과 노하우와 역량을 활용해 수소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국내 수소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빠르게 정착시켜 나갈 방침이다.

SK에너지의 주유소와 화물 운송 트럭 휴게소 등을 그린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해 차량용으로 공급하는 한편, 연료전지 발전소 등 대규모 발전용 수요를 개발할 방침이다. SK는 작업용 차량과 산업 현장에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드론 등을 대상으로 수소 활용처를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는 수소 사업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한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투자는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글로벌 수소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실제 SK는 올 초 글로벌 수소시장 선도 기업 플러그파워에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한 미국 모놀리스에도 투자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청정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 출범은 친환경 에너지사업의 궁극으로 평가받는 수소사업에 대한 각 기업들의 육성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SK도 투자 포트폴리오가 친환경으로 본격 전환하는 출발점에 선 만큼 그간 축적된 에너지 사업 역량을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결집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경영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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