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평화적 우주 활동을 위한 안내서
최은정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연구실장 지음

요즘 ‘친환경’이 ‘유행’입니다.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 갖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 관심이 트렌디한 유행처럼 소비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합니다. 솟아나는 관심들이 실천으로 이어지고 그 실천이 모여 습관이 되고 습관이 파도를 만들어 기후위기를 넘는 물결이 되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대변하듯, 출판 시장에도 환경을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됩니다. 제로웨이스트, 비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그리고 우주에 쌓이는 쓰레기까지...그 내용과 종류도 다양합니다.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환경 관련 이슈가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 관점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책으로 읽는 환경’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주에 1번 일요일, ‘제로웨이스트 도전기’와 번갈아 보도합니다. 첫 번째 순서는 지속가능한 우주 활동을 위한 안내서, ‘우주 쓰레기가 온다’(갈매나무)입니다. [편집자 주]

인류가 가는 곳에는 쓰레기가 간다. 그러면 우주는 어떨까? 최은정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연구실장은 "우주에도 인류는 쓰레기를 남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최은정 실장이 쓰고 갈매나무가 출간한 책 '우주 쓰레기가 온다' (이한 기자. 2021.9.1)/그린포스트코리아
인류가 가는 곳에는 쓰레기가 간다. 그러면 우주는 어떨까? 최은정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연구실장은 "우주에도 인류는 쓰레기를 남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최은정 실장이 쓰고 갈매나무가 출간한 책 '우주 쓰레기가 온다' (이한 기자. 2021.9.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요즘 환경 관련 신간 도서가 쏟아진다.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에코백과 텀블러, 녹아내리는 극지방 빙하 얘기를 다룬 책들이 많다. 그 와중에 최근 기자의 눈길을 가장 먼저 끌었던 책이 있다. 늘어나는 쓰레기로 우주가 붐빈다는 메시지를 전한 책이다. ‘지속가능한 평화적 우주활동을 위한 안내서’라는 부제가 달렸고 ‘우주과학자가 들려주는 우주 쓰레기의 모든 것’이라는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끌었던 책. 바로 ‘우주 쓰레기가 온다’(갈매나무)다.

저자 최은정씨는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연구실장이다. 아리랑 2호 등 인공위성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해외로 수출하는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우주공학자로 일했다. 지금은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의 추락과 충돌 등 위험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우주과학자다. 말하자면, 우주 쓰레기로 인한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주를 감시하는 일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인류가 우주개발을 해온 60여 년이 넘는 시간은 지구 궤도에 인공우성과 우주 쓰레기를 뿌려온 시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인류의 꿈을 실현시키고 장렬히 전사한 인공위성들이 지구 궤도에 유물처럼 보존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책에 따르면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를 포함해 지금까지 발견돼 등록된 인공 우주물체 수는 4만 8000여개에 이른다. 그 중 인공위성이 1만 1000여개이고 우주 쓰레기가 3만 7000여개다. 등록된 물체 가운데 지구 대기권으로 추락해 사라진 것을 제외하면 현재 지구 궤도에는 2만 3000여개의 인공 우주물체가 남아있는데 그 물체 가운데 90%가 우주 쓰레기다.

저자는 책의 첫 장에서 “인간이 가는 모든 곳에는 쓰레기가 남는다”고 썼다. 그러면서 “남겨진 쓰레기가 결국은 인류에게 위험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지구 안에서는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저자는 “인류의 활동 범위가 지구 뿐만 아니라 지구 밖으로까지 늘어났으며 우주에도 인류는 쓰레기를 남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발견된 한 우주 쓰레기는 길이가 수 미터에 달하며 마치 비닐봉투처럼 둥둥 떠다닌단다. ‘빈 쓰레기봉투 물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쓰레기는 로켓 발사때 사용한 금속 포일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우주 쓰레기의 사례와 이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겠다고 나선 해외 민간기업 등의 사례를 골고루 소개한다.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우주 쓰레기는 2가지 방법으로만 처리할 수 있는데 하나는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시켜 완전히 연소시키는 것, 또 하나는 다른 인공위성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 궤도로 옮기는 것이다. 인간은 우주 쓰레기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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