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보고서에 대한 글로벌 리더들의 반응
유엔 사무총장 “인류에 대한 코드 레드”
회복 어려운 기후위기...실제로 눈앞에 닥친 위협

오늘은 ‘빨간 날’입니다. 달력에 붉은색 숫자가 표시된 날, 학교도 안 가고 회사도 안 가서 신나는 날이죠. 여러분도 혹시 새 달력 받으면 빨간색이 몇 개인지 먼저 세어 보나요?

강렬한 레드는 경고의 의미도 있습니다. 신호의 붉은빛은 멈추자는 약속입니다. 우리도 달력 빨간 숫자를 볼 때마다 위기감을 느끼고 한 걸음 멈추면 어떨까요? 어떤 위기감이냐고요? 그린포스트가 공휴일 아침마다 기후변화 뉴스를 송고합니다. 세 번째는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전 세계 리더와 학자들의 목소리입니다. [편집자 주]

전 세계 리더와 학자들이 '기후위기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위험'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래픽 :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 리더와 학자들이 '기후위기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위험'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래픽 :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어른들에게 “기후변화 문제를 두려워하고 직접 행동하기 바란다”라고 호소했습니다. 그 이유가 “지금 우리 집(지구)이 불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죠. 극단적인 환경운동가나 일부 청년들만의 주장일까요? 아닙니다. 기후위기는 전 세계 리더들, 그리고 학자들이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는 위험입니다.

이런 목소리는 국내외 주요 언론을 통해 여러 번 보도됐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전 세계 정·재계 리더와 관련 분야 학자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커다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지적들이 제기됐는지 정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 기후변화 보고서에 대한 글로벌 리더들의 반응

최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평가보고서 제1 실무그룹 보고서가 공개됐죠. 이후 전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보고서가 공개되자 “이번 보고서는 인류에 대한 코드 레드”라고 말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화석 연료와 삼림 벌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를 질식시키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즉각적인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발언은 AP통신 등을 통해 보도되고 연합뉴스 등에서 인용보도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꾸준히 지적해왔습니다. 지난해 10월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PR)이 2000~2019년 사이 자연재해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도 그런 목소리를 높였죠. 당시 사무총장은 “기후붕괴와 환경 파괴에 대한 진전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면서 “빈곤을 근절하고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공공의 이익을 다른 고려사항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IPCC 보고서에 대한 다른 목소리도 들어봅시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IPCC 보고서에 대해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과 다른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폭염과 산불, 폭우, 홍수 등 기후위기 충격이 계속 악화할 것이며 지금 세계에 필요한 것은 진짜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어떤 일이 필요한지 우리는 알고 있다. 석탄을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고 자연을 보호하며 기후 위기 최전방에 있는 국가들을 위해 지후자금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 회복 어려운 기후위기...실제로 눈앞에 닥친 위협

국제기구나 주요 국가의 정치인들만 저런 메시지를 내놓는 게 아닙니다. 학자들, 그리고 기업인들도 관련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총, 균, 쇠’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UCLA 지리학과 교수는 지난 7월 22일 보도된 한겨레 인터뷰에서 “우리의 일상과 문명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 30년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상황이 나빠지는 속도, 세계 인구가 증가하는 속도, 숲이 잘려나가는 속도, 그리고 기후변화 진행 단계까지 약 30년 후에는 모든 것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 된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기업들은 어떨까요.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말로만 환경을 외친다고 지적하지만 어쨌든 주요 기업들도 기후위기에 대응하자고 밝혀왔습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해 12월 유엔과 영국, 프랑스가 공동 주최한 ‘2020 세계기후 서미트’에 참석해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내년(2021년)부터 보다 강력한 기후변화 대책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당시 팀 쿡은 “2021년은 전환점으로 삼자”라며 전 세계 기업과 정부에 호소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 의장 제프 베이조스는 지난 2019년 9월 ‘기후 서약’이라는 이름의 친환경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기후 서약이란 파리 기후협정 목표를 10년 일찍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1월 인도 뉴델리에서 진행한 한 기업 관련 행사에서 “기후변화가 사실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합리적이지 않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실제로 닥친 위협이라는 견해입니다.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의 목소리는 어떨까요. 이희성 IPCC의장은 한겨레가 올해 1월 주관한 박광석 기상청장과의 대담에서 “2030년, 2050년 목표 제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해와 내년에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기후위기에 맞서 지금 당장 행동에 옮기자는 메시지입니다.

조천호 초대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은 지난해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기후위기에 대해 “지금까지 위기는 장기적으로 회복가능한 성질의 것이었지만 기후위기는 회복이라는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 전 원장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이 지구의 유한함을 넘어서는 순간 지구는 인류를 없애버릴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지구에 의존적이지만 지구는 우리에게 의존해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지구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지구의 자원을 마구 사용하는 2021년의 인구가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 할 목소리입니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