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부터 하네스까지...폐유니폼의 새활용
투명 폐페트병이 유니폼·가방으로 재탄생
폐기물 활용한 이색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확대

GS25 유니폼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하네스. (GS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GS리테일은 구형 유니폼과 훼손돼 입지 않는 유니폼을 업사이클링해 반려동물 하네스를 만들어 유기견 보호센터에 기부했다.  (GS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35% 이상으로 명시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법안’이 25일 새벽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가운데 야당과 환경단체 등에서는 여전히 더욱 강력한 환경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기후대응과 탄소중립을 향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에서도 친환경 경영을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탄소중립을 위해 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순환시키고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법에 주목하고 있다. 새활용 또는 업사이클링이라고 부르는 순환방식을 통해 온실가스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다. 업사이클링은 쓸모가 없어져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적인 기술이나 디자인, 아이디어 등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각 업체들은 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활용하고 자원순환을 실천하기 위해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과 협업하거나 기업 내부적으로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업사이클링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은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생존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새로운 가치 창조가 ESG 경영 활동에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 에코백부터 하네스까지...폐유니폼의 새활용

유통업체에서는 환경보호와 실용성을 잡기 위해 버려지는 물건에서 쓸모를 찾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령 훼손되거나 오래된 모델의 유니폼을 에코백이나 반려동물을 위한 하네스로 업사이클링하는 활동이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6월 말 스타트업 기업 레미디와 함께 GS25·GS더프레시 매장 유니폼으로 반려동물 하네스를 만들어 유기견 보호센터에 기부했다. GS리테일에 쌓여 있던 구형 유니폼과 훼손돼 입지 않는 유니폼을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상품으로 재탄생시키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해당 하네스는 구형 유니폼을 연상시킬 수 있는 디자인과 소·중형견에 적합한 사이즈로 제작됐다. GS리테일은 앞으로도 다양한 친환경 굿즈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명종 GS리테일 전략부문장은 “더 이상 입지 않는 구형 유니폼을 하네스로 변신시켜 반려동물에게 선물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활동들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최근 업사이클링 전문 사회적 기업 터치포굿과 손잡고 폐유니폼을 활용해 에코백을 제작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샤롯데봉사단 100명이 참여해 폐유니폼을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롯데하이마트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임직원 대상 폐유니폼을 해체할 수 있는 작업 도구와 폐유니폼으로 구성된 폐유니폼 업사이클링 DIY키트를 제공하고 해체된 유니폼은 ‘터치포굿’에 전달했다. 더불어 봉사단이 직접 에코백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염색펜과 에코백 등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샤롯데봉사단은 해체한 폐유니폼 200벌과 업사이클링 에코백 100장을 ‘터치포굿’에 전달했다. ‘터치포굿’은 해체된 유니폼 원단을 에코백으로 제작, 소외계층 아동이 에코백 꾸미기 수업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달하고 임직원이 직접 디자인한 에코백은 일상 생활 속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증된다.

한율희 롯데하이마트 준법경영부문장은 “버려지는 자원을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켜 친환경 자원 순환에 기여하고 동시에 소외계층 아동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투명 폐페트병이 유니폼·가방으로 재탄생

투명 폐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해 유니폼을 만들어 대리점에 제공하거나 에코백을 만들어 라방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최근 트렌드인 가치 소비에 초점을 맞춰 환경 보호와 실용성을 모두 잡기 위한 기획이다. 

동원F&B는 예비 사회적기업 그린앤프로덕트와 협업해 폐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유니폼을 전국 동원샘물 대리점에 배포했다. 업사이클링 유니폼 1벌당 사용된 폐페트병은 500mL 14개. 전국 대리점에 500여 장의 유니폼을 배포한 것을 고려하면 약 7000개 폐페트병이 활용된 셈이다. 

동원F&B는 “업사이클링 유니폼은 신축성이 좋고 가벼워 착용감이 뛰어나며 지퍼 주머니와 펜꽂이 등 수납 기능이 있어 실용적”이라며 “유니폼 뒷면에는 환경 보호 메시지를 담은 동원F&B의 필환경 로고를 삽입해 의미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재활용 캠페인을 통해 수도권 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수거한 폐페트병 4만 개를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가방으로 재탄생시켰다.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와 투명 폐페트병을 모아 재활용한 것으로 해당 가방은 지난 7월 말 현대H몰 쇼핑라이브서 판매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수거한 폐페트병은 세척·분쇄·원사 생산 등 공정을 거쳐 2000개의 친환경 플리츠백 가방으로 재탄생됐다”며 “가방 1개 당 약 16개의 폐페트병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 폐기물 활용한 이색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확대

CU는 편의점 내에서 사용된 원두찌꺼기를 모아 데크에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CU는 편의점 내에서 사용된 원두찌꺼기를 모아 데크에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몇몇 업체에서는 재고 의류나 버려지는 커피 가루 등 폐기물을 활용해 이색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업사이클 예술 작품으로도 불린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올해부터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인 섬유 패널로 만드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작한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는 더한섬하우스 부산점의 피팅룸에 적용됐다. 한섬에 따르면 해당 피팅룸 벽면 면적은 총 150㎡ 규모로 티셔츠 1만5000벌, 약 3000kg의 재고 의류가 사용됐다. 

재고 의류는 실내 인테리어용 예술작품으로도 재탄생했다. 예술(Art)과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합성한 ‘아트업(Art-up)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예술작품으로 탈바꿈시킨 것. 한섬은 아티스트와 협업해 수명이 다 돼 벌목된 나무나 재고 의류 등을 업사이클링해 옷걸이, 진열대와 같은 인테리어 집기나 예술작품으로 만들었다. 한섬은 아트업 프로젝트를 향후 선보일 신규 점포 적용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 사용량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첫번째 아트업 프로젝트로 탄생한 작품은 더한섬하우스 부산점에서 선보이고 있다”며 “패션 전문기업답게 쓸모 없어진 폐기물에 창의적인 디자인 요소를 적용시켜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 핵심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편의점도 업사이클링 대열에 합류했다. 커피 원액을 추출하고 남는 부산물인 원두 찌꺼기를 활용해 데크를 만든 것. 커피 음용량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한 해 발생하는 커피박은 2019년 기준 약 15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 추출 시 원두의 0.2%만 커피로 추출되고 나머지 99.8%가 커피박이 된다. 문제는 국내에는 커피박을 별도로 분류하는 기준이 없어 일반 생활 폐기물로 배출된다는 것이다. 커피박은 소각하면 톤 당 약 338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매립 시 카페인 성분으로 인한 토양오염이 우려된다.

CU는 한 해 1억4000만 잔이 팔리는 GET커피에서 나오는 원두 찌꺼기를 활용할 방법을 구상하다 점포 앞에 설치되는 데크에 활용하기로 했다. 편의점 내에서 사용된 원두찌꺼기를 모아 데크에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구축한 것. CU는 시범 운영을 거쳐 커피박 데크 도입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CU GET커피 1잔당 평균 12g의 원두가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약 1700톤의 커피박이 발생한다. 점포에서 수거된 모든 커피박이 업사이클링된다고 가정하면 약 4000개 점포에 겟커피 원두로 만든 커피박 데크를 시공할 수 있다.

CU는 “커피박 데크는 커피박 함유율이 20% 이상인 합성 목재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부목 데크 대비 쪼개짐, 뒤틀림 등의 변형이 적고 기온이나 강수량 등 외부환경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다”면서 “커피 원두의 특성인 방향 및 탈취 효과도 누릴 수 있는 데다 향후 데크를 철거해야 할 경우에도 조립된 데크를 그대로 해체하기만 하면 100% 재자원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황환조 BGF리테일 운영지원본부장은 “커피박 데크는 유럽 등에서는 이미 상용화돼  있는 친환경 자재지만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는 CU가 처음으로 도입하게 됐다”며 “전국 1만 5천여 CU 점포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이 100% 업사이클링될 수 있는 자원순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key@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