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취향·리셀 문화 등 중고거래 가치 키워드 확장
가성비 라이프와 더불어 지구와 함께 사는 삶 중요

에코, 취향, 리셀 문화 등 중고거래의 가치 키워드가 확장하면서 여기에 동참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사람들이 중고거래를 이유는 무엇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에코·취향·리셀 문화 등 중고거래의 가치 키워드가 확장하면서 여기에 동참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사람들이 중고거래를 이유는 무엇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중고거래에 대한 물리적·심리적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중고거래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다. 에코, 취향, 리셀 문화 등 중고거래의 가치 키워드가 확장하면서 여기에 동참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중고거래는 벼룩시장이나 프리마켓 형태의 일시적 이벤트로 이뤄지기도 하고 아름다운 가게나 마켓인유처럼 오프라인 플랫폼이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다양한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공간 제약 없이 손쉽게 자원순환이 가능하게 됐다.

중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과거 남이 쓰던 중고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도 중고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MZ세대를 기점으로 새 상품을 선호하던 소유의 개념보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중고 상품에 대한 거부감이 감소한 영향이다. MZ세대는 중고거래를 보물찾기에 비유하기도 한다. 단순히 물건을 정리하기 위하 장이 아닌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는 하나의 놀이이자 소통 방식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번개장터는 올 상반기 중고거래 규모만 약 77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람들이 중고거래를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경제적 이유다. 필요한 물건를 정가가 아닌 중고가에 합리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중고거래를 하는 유저들의 상당수가 경제적 이익 및 재테크를 목적으로 중고거래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갖고 있는 물건을 팔아서 이익을 낸다는 것은 결국 수익을 창출한다는 의미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취향소비에 부합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은 취향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놀이터가 되었다. 번개장터는 올해 상반기 중고거래 트렌드를 발표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깊게 파고드는 ‘디깅소비’를 중고거래 키워드로 꼽기도 했다. 쉽게 말해 덕질과 취미를 위한 중고거래가 많았다는 의미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앱 내 취미·덕질 관련 카테고리 거래량은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개장터는 분석을 통해 “디지털기기, 의류잡화, 생활용품 등 기존 주요 중고거래 카테고리 대신 캠핑, 낚시와 같은 레저 용품부터 키덜트, 스타 굿즈 등 취미 관련 용품을 찾는 ‘디깅족’들로 중고거래 시장이 2차 성장기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환경적인 측면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자원순환 기능이 가치소비에 대한 만족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중고거래는 결국 재사용이라는 면에서 환경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그냥 버려질 수 있는 물건에서 다시 가치를 찾고 선순환시키는 것이다. 자원은 재활용할 수도 있고 재사용 할 수도 있는데 중고거래는 버려질 위기에 처한 제품을 재사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경제적인 이유와 취향소비를 만족시키면서 결과적으로는 환경적인 효과가 커지는 셈이다. 

◇ 가성비 라이프와 더불어 지구와 함께 사는 삶 중요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가성비 라이프와 더불어 지구와 함께 사는 삶의 중요성에 동감하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버려지는 자원 없이, 소비의 환경적인 영향을 생각해 자원순환을 고려하는 것이다. 

번개장터 디지털 마케터는 번개장터 취향 리포트를 통해 “예전엔 가족, 친한 친구들과 돌려입고 돌려쓰던 리사이클 문화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파이가 커진 형태로 전 국민이 서로 리사이클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닌 일상적이고 익숙한 카테고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번개장터 직원 역시 “무수히 양산되는 쓰레기에 지속가능성에 민감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본인도 소비할 때마다 약간의 죄책감이 들고 있다”며 “평생 소유란 없고 잠시 쓰다 버릴 거라면 차라리 좋은 제품을 사고 되팔아서 버리지 않고 패션 생활을 할 수 있으니 중고거래를 애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헬로마켓이 중고거래 이용자 49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고거래를 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환경 보호와 자원 재활용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6.2%가 ‘환경 보호와 자원 재활용이 중고거래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라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87%가 ‘중고거래가 환경 보호·자원 재활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설문 참여자 73.9%는 ‘평소 환경 보호·자원 재활용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으며 86%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중고거래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국 헬로마켓 대표는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환경에 기여하는 중고거래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합리적 소비와 더불어 가치소비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중고거래 시장의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헬로마켓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거래 이용자 상당수가 평소 환경 문제에 비교적 높은 관심을 갖고 일상생활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환경 보호·자원 재활용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환경을 중심에 둔 가치소비가 중고거래 시장 성장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key@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