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길 도시지속가능연구소 소장·신윤관 생활ESG행동 기획단장 조언
"ESG, 단순한 규제나 행동 제한으로 이해하면 안 돼"
“제도와 기준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사회 인식개선 이뤄져야”

ESG가 산업계와 재계 전반의 화두입니다.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가치를 기업 경영 활동에 깊이 고려해 지속가능발전을 이루겠다는 경향입니다.

기업은 과거에도 ‘친환경’이나 ‘사회공헌’ 또는 ‘투명한 지배구조’ 같은 가치를 내세웠습니다. ESG라는 단어로 표현하지는 않았어도 위와 같은 가치에 대한 중요성은 예전부터 강조됐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요즘 기업은 과거의 기업과 비교해 어떤 점에서 달라졌을까요.

짚어 볼 질문이 많습니다. 이런 가치가 왜 중요한지, 기업들은 관련 내용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우리 사회는 무슨 기준으로 그걸 평가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ESG 관련 조직을 만들었다고 선언한 기업이 많은데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린포스트가 18회 분량 시리즈로 보도합니다. 지속가능 경영을 둘러싼 최근 흐름과 향후 전망을 꼼꼼하게 짚어봅니다. 본지가 국내 34개 기업에 보낸 ESG 위원회 관련 질의서와 그에 따른 기업들의 답변도 공개합니다. 오수길 도시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이 취재에 협조했습니다. 열 일곱 번째 기사는 ESG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입니다. [편집자 주]

 
전문가들은 ESG가 주목받는 최근의 흐름을 두가지 시선으로 분석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위기감 증가와 소비자들의 관심사 변화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ESG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도나 기준 마련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사회의 인식 개선이 더욱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문가들은 ESG가 주목받는 최근의 흐름을 두가지 시선으로 분석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위기감 증가와 소비자들의 관심사 변화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ESG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도나 기준 마련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사회의 인식 개선이 더욱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픽: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전문가들은 ESG가 주목받는 최근의 흐름을 두가지 시선으로 분석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위기감 증가와 소비자들의 관심사 변화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ESG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도나 기준 마련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사회의 인식 개선이 더욱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이 환경과 사회적 가치, 또는 투명한 지배구조에 힘쓰겠다고 선언한 건 사실 새로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지속가능경영’이나 ‘친환경경영’ 키워드가 기업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적은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021년에 ESG 키워드가 주목 받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두 가지 경향에서 그 배경을 찾는다.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위기감이 늘어나는 흐름, 그리고 소비자들의 가치관과 관심사 변화다.

기업인이 아닌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신윤관 생활ESG행동 기획단장은 최근 ESG가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기후위기의 절박함이 훨씬 심해지고 있는 것과 소비자 의식이 변화하고 있어서”라고 밝혔다. 신 단장은 “과거 경제적 이익만을 중시하던 시대에서 기업이 생산하는 가치에 주목하는 시대가 왔고, 소비자는 생산과 유통 과정이 환경적·사회적 가치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따져보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수길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 겸 도시지속가능연구소 소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오 교수는 “최근 소위 MZ세대들이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사례가 많이 있었다”고 전제하면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또는 업무영역에서 ESG 경영 요소가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그렇게 되어야) 고객 감동과 기업 이미지 제고, 전 지구적 전 사회적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사가 가성비나 소유욕 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사회적인 영역에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 "ESG, 단순한 규제나 행동 제한으로 이해하지 말아야"

이런 흐름 속에서 ESG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일각에서는 평가 기준 등이 통일되지 않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한다. 귀를 기울여야 할 지적이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 중 하나다. 재계와 산업계 등에서도 관련 지적이 실제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제도나 기준 마련도 중요하지만 인식 개선 등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신윤관 단장은 “평가 기준을 굳이 공신력 있는 것으로 통일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신 단장은 “그 대신 ESG를 단순한 규제나 행동의 제한으로 이해하지 말고 기업의 경영방식을 혁신하고 전환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수길 교수 역시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기보다는 ESG 경영의 저변을 확산시키기 위한 인식 개선과 같은 일에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지 않도록 하되, ESG 경영을 위한 작은 걸음이라도 내디뎠다면 주주들에게도 그 의미를 잘 전달하려는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SG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의 꾸준한 실천이 필요하다. 신 단장은 “ESG가 일시적인 유행이나 어려운 과업으로만 여겨지지 않게 하려면 생활 속에 정착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기업과 소비자, 기업과 시민은 보폭을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ESG 요소들을 적절히 발견하고 실천한다면 그와 관련된 ESG 활동이 기업에서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SG 긴급진단 18편에서는 오수길 교수와 신윤관 기획단장 서면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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