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저 채굴 환경적 영향 연구 아직 부족해"
"심해 채굴 대신 광물 ’재사용‘ 및 ’재활용‘, ’고성능 배터리 개발‘ 중요"

환경단체가 깊은 바다 밑 광물 채굴에 반발하고 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위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선 것이 배경이다. 기업들이 재생에너지에 필요한 광물을 자원이 풍부한 심해에서 확보하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심해저 채굴의 영향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단체가 깊은 바다 밑 광물 채굴에 반발하고 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위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선 것이 배경이다. 기업들이 재생에너지에 필요한 광물을 자원이 풍부한 심해에서 확보하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심해저 채굴의 영향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환경단체가 깊은 바다 밑 광물 채굴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원이 풍부한 심해에서 광물을 채굴하는 움직이에 대해 '심해저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간의 활동이 해양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지난 6월 그린피스는 ’위기의 바다를 위한 해결책: 해양보호구역‘ 보고서를 통해 바다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심해채굴‘을 언급한 바 있다. 심해(해저 200m)  광물 채굴은 재생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광물재료를 얻기 위해 확대되고 있는 활동이다. 

이에 심해저 광물채굴을 금지하자는 글로벌 캠페인도 나왔다. 세계자연기금(WWF)는 지난해 심해저 광물채굴 글로벌 모라토리엄(일시적 중단) 캠페인을 시작했다. WWF는 “심해 광물에 대한 모든 대안이 탐색될 때까지 채굴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선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삼성 SDI가 생태계 안전성을 이유로 WWF를 지지했다.

◇심해저 광물 채굴이 바다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심해 채굴 과정이 해양생물 서식지를 파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세계자연유산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채굴 과정이 해저 생태계 교란을 발생시킨다고 우려했다. IUCN은 “바다 밑바닥을 긁어오는 기계가 심해 서식지를 파괴할 수 있다”며 “이는 생물종의 손실과 생태계 구조 및 기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채굴 과정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해양 관련 국제저널(Progress in Oceanography)에 게재된 막스플랑크 해양미생물학 연구소의 논문(2020)에 관련 주장이 실렸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연구원들이 30년전 해저 4000미터 광물 지대에서 실행한 채굴 시뮬레이션 자국이 여전히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해양생물의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미쳤다. 논문에 따르면 먹이사슬 최하 단계인 미생물의 밀도가 다른 지역보다 감소했다. 이로 인해 해저 쓰레기와 미생물을 먹는 상위 단계 생물들이 더 많은 해저 쓰레기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에서는 심해저 채굴의 환경적 영향에 관한 연구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관련 내용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전까지는 채굴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WWF 해양보전팀 박두현 부장은 “심해 채굴 활동이 어떤 환경적 영향을 불러올지 모른다”며 “바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도 적은 편인데 심해는 더욱 정보가 부족하다. 채굴 면적은 적을지라도 바다는 다 연결 되어 있다. 영향이 미치는 범위가 넓을 수 있다. 심해 채굴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전까지 채굴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심해 광물 채굴 대신 배터리 활용 기술 개발이 중요”

우리나라에서도 심해 채굴 관련 활동이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제3차 해양수산발전 기본계획(2021-2030)에 따르면 배터리에 쓰이는 망간단괴 광물을 채광하는 로봇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1만5천㎢에 달하는 심해저 독점탐사지역도 이미 확보했다.

WWF는 이에 대해 심해 광물 채굴이 오히려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박두현 부장은 “심해 채굴에 대한 경제성 및 타당성에 대한 연구가 선행해야 할 것”며 “유럽연합의 연구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는 심해 채굴이 오히려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채굴 뿐만 아니라 배터리 제조과정에서도 심해 광물 사용 이득이 줄어들고 있다”며 “BMW, 볼보, 구글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WWF의 심해저 광물 채굴 금지 캠페인을 지지했다. 전기차 시장이 유럽, 북미 같은 선진국인데 이곳에서 사용을 하지 않는다면 심해 광물 사용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광물 확보에 논란이 있는 가운데 사용한 배터리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지난 6월 미국에서 발표한 주요 공급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배터리 재사용 및 배터리에서 추출한 광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심해 광물 채굴 대신 광물 ’재사용‘ 및 ’재활용‘, ’고성능 배터리 개발‘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가 충전 용량이 감소하면 전기차용으로 사용 할 수 없다. 대신 전동자전거, 태양광 판넬 등에 재사용 할 수 있다. 또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전기차와 배터리의 성능을 높여 광물 수요 자체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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