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개 전기전자산업 대표기업이 참여하는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
단기·중장기 과제 설정, 해결안 찾아 미래까지 도모한다
위원회, 주요 과제와 성과 공유로 업계 탄소중립 도모할 것


기업 경영 방침이나 목표가 이윤 창출에만 집중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매출을 위해서라면 환경·사회 문제를 등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됐습니다. 기업들은 이익에만 몰두하던 기억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하고 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활동으로 경영 목표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점은 최근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는 ‘ESG 경영’입니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nance)를 강조하는 ESG 경영은 세 가지 항목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ESG가 국제사회에서 강조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ESG 혁신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 내부 계열사 간의 혁신은 물론 관련 기업이나 경쟁사간의 협업까지 도모하며 ESG 경영을 시도합니다.

ESG 경영 혁신을 위해 치열한 경쟁보다 따듯한 협력을 선택한 기업을 소개합니다. ESG를 위해 힘을 모으는 기업들은 누구고 그들이 어떤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열 번째 순서는 전자전기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8개 전기·전자·전지 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기산업진흥회,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전지산업협회, 학계·전문가들이 모여 지속적으로 과제발굴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3월 15일 전기전자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출범한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 전기전자업계의 8개 대표 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협회,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위원회는 지속적인 과제 발굴과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3월 15일 전기전자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출범한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 전기전자업계의 8개 대표 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협회,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위원회는 지속적인 과제 발굴과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전기전자업계가 온실가스 감축과 2050 탄소중립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삼성전자 삼성전자, LG전자, LG이노텍, 삼성전기, LS전선, 인텍전기전자,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전자·전기·전지 업계 대표기업 8개사는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시켰다. 8개사 외 산업통상자원부와 전기진흥회 등 관련 협회 3곳과 학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산·학·연·관 협의체인 위원회는 전기전자업계의 탄소중립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인 논의를 펼치고 있다. 

◇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 8개사 뭉쳤다

전기와 전자를 다루는 전기·전자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주력산업이자 디지털, IT 등 미래 주력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산업이다. 특히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전자 제품을 제조하는 산업으로 현 시대의 필수적인 산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산업이 그렇듯 전기·전자산업 역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특히 전기전자산업은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과정 까지 전 분야에서 환경에 영향을 미치며, 적지 않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기전자 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9700만톤으로, 전체 산업 부문의 3.7%, 국가전체 배출량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15일 삼성전자, LG전자, LG이노텍, 삼성전기, LS전선, 인텍전기전자,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전자 전기 전지 업계 대표기업 8개사는 업계의 온실가스 감축과 2050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이하 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전기전자업계 대표기업 8개사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기산업진흥회(이하 전기진흥회),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이하 전자진흥회), 한국전지산업협회와 학계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산·학·연·관 협의체로, 이날 출범식과 제1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전자전기업계의 탄소중립을 위해 지속적인 논의를 펼쳐갈 방침이다.

한편 위원회는 공동위원장으로 3개 협회 부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전기진흥회 신순식 부회장은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전기기기 산업기반을 더욱 튼튼히 하고, 해외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으며, 한국전지산업협회 정순남 부회장은 “ESS기술과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이차전지는 탄소중립을 이끄는 핵심 산업인 만큼 이차전지 성능개선·안전성 확보와 함께 전지 생산·재활용·폐기 등 全과정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자진흥회 진홍 부회장은 역시 “전자업계는 생산공정 개선, 저탄소 원자재 사용, 에너지효율 향상을 통해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업계의 자발적인 혁신기술 개발과 생산구조 효율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5일 진행된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과 제1차 위원회, 이날 위원회는 전자전기산업의 탄소중립 과제를 선정했으며, 8개 대표 기업은 탄소중립공동선언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주요 수요기업과 협력사로 확대해나갈 것을 공표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3월 15일 진행된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 이날 위원회는 전자전기산업의 탄소중립 과제를 선정했으며, 8개 대표 기업은 탄소중립공동선언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주요 수요기업과 협력사로 확대해나갈 것을 공표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위원회 "혁신기술 연구개발 몰두할 것" 

출범식과 함께 진행된 제1차 위원회에서는 각 업종별 온실가스 배출현황과 탄소중립 도전을 위한 혁신기술 과제, 향후 탄소중립 실행방안 등을 논의했다.

위원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기전자 산업은 다양한 제품과 부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전력사용에 따른 간접배출과 직접 포함되는 공정 배출을 통해 매년 적지 않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로 가전 냉매(HFCs)와 전기 개폐장치 및 이차전지 등의 절연가스(SF6)등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특히 SF6는 높은 화학적 안정성과 절연성으로 고전압 전력기기의 절연매체로 쓰이고 있는데, 지구온난화 지수(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능력을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나타낸 지표)가 이산화탄소의 2만 3900배에 달한다. 전력설비 폐기시 SF6가 누출돼 지구 온난화를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위원회는 단기과제(2021년~2030년)로 에너지 공정효율 개선, SF6 저감기술, 사용후 배터리 재자원화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예정이며, 중장기 과제(2031년~2050년)로 절연매질 전환, 차세대 전지기술, 탄소포집전환 기술 등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을 과제로 선정했다.

이러한 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업계는 위원회를 통해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공동과제를 지속 발굴하고 상호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업계는 정부에 시설투자를 위한 세액공제 확대, 온실가스 감축 인증범위 확대, 고효율 기술개발 및 설비지원, 친환경 열원화 기술 등 연구개발 지원 등을 건의했다.

이에 산업부 강경성 실장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업계의 건의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것이며, 대체연료 기술, 공정 효율 개선, 제품의 고효율화 등 혁신기술 연구개발에 집중 타자할 것”이라며 “대규모 R&D 사업을 추진하고 세제·금융지원, 규제개선 과제 발굴을 통해 탄소중립 공정을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자전기 업계 대표기업 8개사는 이날 ‘2050 전자 전기 전지 탄소 중립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며, 탄소중립에 대한 적극적 동참의지를 표명했다. 참석기업들은 이번 선언문을 통해 향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업계의 노력과 공감대를 주요 수요기업 및 협력사 등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 제로에너지 건축, 자원순환형 제품...업계 대표 성공사례 보니

지난 3월 1차 위원회 이후 4개월여 뒤인 지난 7월 16일 위원회는 ‘제2차 전기전자 탄소중립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 위원회는 전기전자 탄소중립 주요과제, 정부지원 추진현황, 업종별 탄소중립 추진 사례 발표를 진행하고, 업계와 전문가 의겸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전기전자 산업의 탄소중립 주요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산업연구원 김종기 신산업실장은 업계의 에너지 효율화, 에너지 전환, 비에너지 부문 감축 방안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김 실장의 발표에 따르면 전기전자업계는 설비효율화, 공정 개선, 신규설비 도입으로 에너지 효율화를 이루고, 석유와 도시가스 전기화,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에너지를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냉매 및 SF6 감축을 통해 비에너지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김 실장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전기전자업계의 특성에 맞게 디지털 융합 등 차세대 신기술을 적용하고, 고효율화·친환경화·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생산구조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을 전망했다. 김종기 실장은 “전자산업은 인공지능(AI)·데이터 활용으로 타 제조업종 공정효율 개선, 저손실 전력망 구축을 통해 발전부문 손실 저감에 기여하고, 차세대 저전력 이차전지 개발은 운송(자동차)부문 탄소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지원 추진현황’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탄소중립관련 연구개발(R&D) 추진상황, 신규과제 기획, 인프라지원 및 기업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노력 등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앞으로도 기업들의 탄소중립 관련 신규 기술개발과 추가적인 정부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로 각 협회가 ‘업종별 탄소중립 추진사례’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LG전자는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건축물 1등급 인증을 취득했으며, 삼성전자는 자원순환형 제품 개발 및 회수·재활용 체계 구축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재생에너지 사업장 적용 및 고효율 설비도입 활성화 추진상황을 공유했으며, 삼성전기는 고효율 에너지절감 설비 도입, LS전선은 신재생에너지용 친환경 제품투자 확대 및 RE100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 핵심소재 자원회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 재사용 ‘전기차용 충전 ESS'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인텍전기전자는 지난 4월 전기분야 중소기업 최초로 ESG위원회를 구축하고 ESG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위원회는 업계의 성과와 추진현황을 공유해 기업의 선도적인 투자와 탄소중립 추진 의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확산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 참여한 위원회 참석자들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중립 전환기술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글로벌 탄소발자국 표준제정 리더쉽 확보, RE100 참여기업 인센티브 지원확대 등을 건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자전기전지업계가 경쟁국들과 치열한 경쟁속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전반의 친환경화를 통한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도 범부처 합동 탄소중립 R&D 사업 기획 등 기술개발 외에도 ‘탄소중립 R&D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등 업계를 돕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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