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인류, 'HTWO' 수소 브랜드 내건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수소연료전지, 수소 인프라로 수소 사회 완성 목표

지속가능하고 청정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 꼽힙니다. 현재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산업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화석에너지원을 대체할 다양한 에너지원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에너지원은 '수소(H2)'입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연소하더라도 소량의 물과 아주 적은 양의 질소산화물만 발생시키는 않는 청정에너지로 불립니다. 또한 질량 1g당 발열량이 석유보다 3배 이상 높은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을 해소해줄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정부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 에너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수소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수소 사업을 이끌기 위해 어떤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네 번째 순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전기차 기술 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기술, 수소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수소 사회 리더를 목표로 수소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2019년 현대자동차가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구축한 국내 최초 고속도로 수소충전소인 안성수소충전소(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2019년 현대자동차가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구축한 국내 최초 고속도로 수소충전소인 안성수소충전소(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지난해 수소와 인류를 뜻하는 HTWO 브랜드를 출시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수소 사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수소전기차 외에도 수소연료전지 발전, 수소 인프라 구축을 통해 수소 사회를 완성하고, 수소 경제를 리드하기 위해 다양한 협업과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 수소로 미래를 꿈꾸는 현대자동차그룹

많은 기업들이 수소를 미래 전략으로 삼을 때 이미 수소 기술을 현실에 반영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수소 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 등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을 출시한 이후 수소전기차 분야을 리드하고 있으며, 수소전기차 기술 기반의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력을 생산해 수소 산업 확대도 도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러한 수소 기술을 통해 수소 경제를 리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까지 세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대차는 투자자를 상대로 ‘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현대자동차 2025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를 발표하고, 수소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HTWO는 수소의 분자식 H2라는 뜻과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두 축인 수소(Hydrogen)와 인류(Humanity)를 뜻한다. 현대차는 HTWO 브랜드 출시를 계기로 국내와 유럽, 미국 중국을 3대 거점으로 수소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월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는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을 담은 브랜드 ‘HTWO)’를 바탕으로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27일 북미 시장으로 진출을 확정지은 현대자동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7월 27일 북미 시장으로 진출을 확정지은 현대자동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전략 핵심, 수소전기차

현대차 수소 전략에서 수소전기차는 빼놓을 수 없는 부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 수소전기차 개발을 위해 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해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퓨얼셀 파트너십(CaFCP)’에서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싼타페 수소전기차를 공개했다.

그리고 지난 2013년에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35 Fuel Cell’을 출시하며 수소전기차 부문에서 리드를 잡았다. 이후 지속적으로 수소전기차의 개발에 집중한 현대자동차는 2018년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하며 수소전기차의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투싼ix35 Fuel Cell의 경우 누적판매량이 약 916대에 그쳤지만 넥쏘는 지난해 10월 누적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으며, 지금까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넥쏘의 국내외 합산 누적 판매량은 1만 6152대로, 올 하반기 2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승용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라 상용 수소전기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수소 버스와 수소 트럭을 개발·양산에 성공했다. 이에 환경부는 2018년도부터 서울·울산·창원·광주·서산·아산 등 6개 도시를 수소버스 시범도시로 선정해 수소버스를 도입했으며, 올해까지 180대의 수소버스를 보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수소전기 대형트럭의 경우는 스위스와 수소전기 대형 트럭의 운행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수소전기 대형 트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총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 트럭을 공급해 스위스 현지에서 수소 생산과 공급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스위스뿐만 아니라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다양한 유럽국가의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의 수소 트럭은 지난 7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환경국과 에너지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 입찰에서 최종 공급사 중 하나로 선정돼 북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입찰로 인해 현대차는 2023년 2분기부터 총 30대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1년 간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장거리 화물 운송을 위해 2대의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을 활용하고 ▲현지의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전문회사인 FEF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충전소 3곳을 구축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이번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수주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 상용차의 북미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장기적으로 북미 지역에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수소연료 기반의 다양한 상용차 라인업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외에도 건설기계, 열차, 선박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건설기계와 협력해 연료전지 건설기계 개발에 착수해 2023년까지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지게차와 굴삭기의 상용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강원도와 업무 협약을 통해 연료전지를 탑재한 친환경 수소 어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수소 전기열차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울산시와 수소전기 트램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수소 전기 트램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한국동서발전, 덕양이 함께 구축해 지난 1월 준공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 넥쏘 수소전기차의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연간 8000MWh 전력을 생산한다.(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 한국동서발전, 덕양이 함께 구축해 지난 1월 준공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 넥쏘 수소전기차의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연간 8000MWh 전력을 생산한다.(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수소차 수소연료전지의 놀라운 변화 

현대차의 수소전략은 수소전기차 뿐만이 아니다. 수소전기차의 필수적인 기술인 수소연료전지 역시 현대차의 수소전략 중 하나이다. 현대차는 수소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소사회를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4월 한국동서발전, 덕양과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울산 화력발전소 내 1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구축 및 시범사업 추진에 협의했다. 그리고 지난 1월 20일 3사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의 준공식을 개최하고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1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은 500k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컨테이너 모듈 2대로 구성됐으며, 넥쏘 수소전기차의 차량용 연료전지 모듈을 발전용으로 활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해당 설비는 울산 지역의 석유화학 단지에서 생산된 부생수소를 수소 배관망을 통해 공급받아 연간 약 8000MWh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여러 대의 넥쏘 수소전기차 파워 모듈이 컨테이너에 탑재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향후 컨테이너 대수에 따라 수십 내지 수백 MW로 공급량 확장도 가능하며, 차량용 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돼 실시간으로 전기 생산량을 빠르게 조절해 효율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점에서 재생에너지가 가지는 전력수급 변동성의 문제도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 지영조 사장은 “이번 사업은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발전사와 함께 필드에서 설비 운영에 대한 경험을 쌓는다는 점에서 매우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통해 상업화를 이루어 연료전지를 타 산업에 확대 적용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소 산업 확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는 지난 7월 29일 현대일렉트릭과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패키지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현대자동차 차량에 적용된 연료전지(PEMFC)를 기반으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패키지를 개발하고, 이를 이동형 발전기나 항만 육상 전원 공급장치에 활용해 전력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곳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사는 디젤 발전기가 주를 이루는 이동형 발전기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발전 시스템을 공급함으로써 건설 현장이나 항만 시설 등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 친환경 수소 에너지를 보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는 연료전지 시스템 공급과 기술 지원을 담당하며, 현대중공업그룹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 솔루션 전문 회사인 현대일렉트릭은 해당 연료전지를 탑재한 발전용 패키지 개발과 이를 이동형 발전기, 항만 육상 전원 공급장치 등에 적용하는 사업 모델 개발을 담당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지난 3월에는 중국 광저우 연료전지 생산법인 기공식을 가지고, 연료전지 시스템 생산기지 ‘HTWO 광저우’ 건립을 본격화했다. 광저우에 세워질 현대차 연료전지 시스템 전용 공장 HTWO 광저우는 2022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간 6500기의 연료전지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10월 15일 현대차를 비롯한 정부, 지자체, 에너지 업계 등 16개 기관 및 기업이 체결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 체결식(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10월 15일 현대차를 비롯한 정부, 지자체, 에너지 업계 등 16개 기관 및 기업이 체결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 체결식(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수소 인프라 조성 나선 현대차

마지막으로 현대차의 수소전략은 수소의 생산과 운송, 그리고 공급을 통해 수소사회를 완성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 ‘그린 수소 밸류 체인 사업화를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현대자동차,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차증권, 새만금개발청, 새만금개발공사, LG전자, 한국서부발전, 수소에너젠 등 8개 기관 및 기업이 협업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수소 기술을 연계해 그린 수소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다.

새만금 지역에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으로 발전 설비를 갖추고, 생산된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해 수소 수요처에 공급하거나 이를 연료전지로 보내 전기에너지가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벨류 체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수소 운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수소에너지네트워크 주식회사인 하이넷(HyNet), 현대제철, 현대차, 한국가스공사, SPG와 협력해 수소 공급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당진 현대제철소에서 생산된 수소를 수도권과 충청권에 위치한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현대글로비스는 자체 개발 중인 ‘수소 공급망 관리 최적화 플랫폼’을 이용해 국내 수소 운송 시장의 효율화를 이끌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수소 공급망 구축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소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 조선사와 협력해 대형 액화수소운반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수소운반선 공동 개발에 선사로 참여해 수소 운송 관련 경제성과 안전성을 직접 검증하고, 노하우를 축적하여 이를 토대로 향후 수소 해상운송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차는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 4월 안성 휴게소에 자제 구축한 수소충전소 ‘H 스테이션’ 개소를 시작으로, 여주·함안·하남·여의도· 강동·부산·인천·완주 등 총 9곳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수소충전소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하이넷에도 출자해 수소충전소 보급을 지원하고 있으며, 정부와 협력해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100개소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현대차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에너지 업계 등 16개 기관 및 기업과 함께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상용 수소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Kohygen: Korea Hydrogen Energy Network)’이 출범해 2021년부터 10개의 기체 방식의 상용차 수소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오는 2023년에는 액화 수소 방식의 수소 충전소 25개 이상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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