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㊱] ‘홈캉스’가 지구에 미칠 수 있는 뜻밖의 영향
[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㊱] ‘홈캉스’가 지구에 미칠 수 있는 뜻밖의 영향
  • 이한 기자
  • 승인 2021.08.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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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머물러도 환경에 영향 줄 수 있다?
간편한 집밥(?)에 플라스틱·포장재 늘어난다
노트북과 태블릿 pc도 탄소 배출
에너지와 물, 택배 관련 쓰레기 등도 주목
폭염 속 늘어난 냉방수요도 환경에 영향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서른 여섯번째 주제는 거리두기 강화와 최근 이어진 무더위 경향 속에 관심이 높았던 ‘홈캉스’입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여러곳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편집자 주]

요즘 ‘집콕’이 대세다. 집에 머무는 걸 좋아하든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최근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런데, 집에 머무는 건 환경적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요즘 ‘집콕’이 대세다. 집에 머무는 걸 좋아하든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최근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런데, 집에 머무는 건 환경적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요즘 ‘집콕’이 대세다. 집에 머무는 걸 좋아하든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최근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해외로 떠나는 바캉스 대신 집에서 즐기는 ‘홈캉스’도 (자의든 타의든) 대세가 됐다. 인파가 줄면서 해외 유명 관광지에는 야생동물 출몰이 늘어나고 환경이 깨끗해졌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그러면, 집에 머무는 건 환경적일까? 상대적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집에 머무는 것도 지구 환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 안에 머물러도 환경에 영향 줄 수 있다?

우선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얘기가 있다. 비행기 타고 바다를 건너거나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러 장소를 이동하고 또 실외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 그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된다. 사람의 이동이 줄어들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탄소배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봉쇄가 이어지면서 해외 유명 관광지에 야생동물이 더 많이 발견되거나 환경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었다는 보도들도 이어졌다.

하지만 반대로, 집에만 머문다고 해서 탄소배출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이 기사는 집에서 머물 때 생기는 탄소나 쓰레기 배출이 야외 활동 시 그것보다 더 많다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집에 머무는 과정에서도 탄소배출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짚어보자는 취지다.

사람들은 여전히 집에 머물기를 요구받는다. 실제로 지난 8월 8일까지 이어진 도쿄올림픽 기간에 자주 등장한 단어가 있다. ‘집관’이다. 집관은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전한다’는 의미의 줄임말이다. 스포츠팬들 사이에서는 경기장에 직접 방문해서 보는 것을 ‘직관’이라고 부르는데 이 단어 앞글자만 바꾼 용어다.

집관 얘기를 꺼낸 건 ‘홈캉스’ 경향을 얘기하기 위해서다. 홈캉스는 집(Home)과 바캉스를 더한 단어로 집에서 즐기는 휴가를 뜻한다. 코로나19 확산 추세 속에서의 거리두기 경향과 전례없던 7월 무더위 속에 집에서 머물며 휴가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백화점 등 유통기업에서도 마케팅 키워드로 ‘홈캉스’를 내세웠고 가구 기업 한샘도 홈캉스 테마의 할인 행사를 8월 한달간 진행하는 등 기업들도 관련 키워드를 주목했다. 그런데, 홈캉스도 환경에 영향을 미칠까?

◇ 간편한 집밥(?)에 플라스틱·포장재 늘어난다

하나씩 짚어보자. 집에 머물 때 소비가 늘어나는 분야가 있다. 이른바 ‘홈코노미족’들이 집에서 많이 소비하는 ‘홈푸드’가 그런 경우다. 집에서 여가를 즐기려면 밀키트나 가정간편식, 또는 배달음식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나 일회용 포장재 사용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환경단체 등에서도 이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린피스는 지난 8월 2일, 후원자 등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1년 반 넘도록 지속되는 집콕 생활로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 플라스틱 쓰레기양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그린피스는 환경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공공선별시설에서 처리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823t으로 전년(776t) 대비 18.9%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쓰레기 봉투에서 선별된 플라스틱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로, 실제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이보다 10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통계가 집에서 여름 휴가 보낸 사람만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는 아니다. 전체적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에서의 플라스틱 배출량이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홈캉스’ 또는 (집에서의 소비 활동을 뜻하는) ‘홈코노미’ 경향이 일회용품 배출 증가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은 가능하다. (물론 앞에서 언급했듯, 야외 활동보다 실내활동이 환경에 영향을 더 미친다고 단정적으로 주장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그린피스만의 주장이 아니다. 지난해 자원순환사회연대도 “코로나19 이후 일회용품이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지자체별 쓰레기 발생량이 전년 대비 20~40% 내외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배달음식 급증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갈 곳을 잃어가는 상태다. 연대는 이를 두고 “전 국토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표현한 바 있다.

사람들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 생각할 때 화석원료 사용하는 전통적인 굴뚝 산업 등을 주로 떠올린다. 하지만 인터넷을 포함한 정보통신 기술도 탄소배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사람들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 생각할 때 화석원료 사용하는 전통적인 굴뚝 산업 등을 주로 떠올린다. 하지만 인터넷을 포함한 정보통신 기술도 탄소배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노트북과 태블릿 pc도 탄소 배출

사람들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 생각할 때 화석원료 사용하는 전통적인 굴뚝 산업 등을 주로 떠올린다. 아니면 자동차나 비행기가 내뿜는 배출가스를 상상한다.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비닐로 오염되어 가는 바다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모두 인류 앞에 주어진 절박한 숙제 맞다. 하지만 공장이나 교통수단 뿐만 아니라 집에서의 활동도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터넷을 포함한 정보통신 기술도 탄소배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아서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이메일을 주고 받는 일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탄소발자국 전문가인 마이크 버너스 리 랭커스터 대학교 교수는 이메일 한 통을 주고받는데 4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인터넷을 검색할 때도 0.2~7g, 간단한 SNS를 하나 남기는 데는 0.02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수십분간 영상을 보면 그 양은 더 늘어날 터다.

국내에서도 이런 지적이 있었다. KBS가 지난 2019년 12월 “인터넷 사용이 환경오염 유발”이라는 제목으로 내보낸 기사에 따르면, 이메일 전송 한 번에 1g, 인터넷 검색 한 번에 약 0.2g에 이르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1시간 동안 동영상을 보면 자동차로 1Km를 주행하는 것과 같다. 온라인에서 데이터를 사용하는 활동 자체가 탄소를 배출한다는 얘기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대학원 이광석 교수는 과거 한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단 몇 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웹 검색에 소모되는 전력량은 보통 주전자 물을 끓이는 데 투여되는 에너지와 맞먹는다”고 쓴 바 있다.

◇ 에너지와 물, 택배 관련 쓰레기 등도 주목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생길 수 있는 의외의 환경적 영향은 또 있다. 우선 주택의 냉방등의 과정에서 쓰는 에너지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그리고 전 세계 배출가스 중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17% (직접적인 영향 6%+간접적인 영향 11%)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박훈 연구위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8년 기준 378.8억톤인데 그 중 건물이 35.2억톤으로 약 9.3%를 차지했다. 여기서 말하는 건물은 다가구주택과 단독주택, 다세대나 연립,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이 내용은 본지에서도 한 차례 이미 보도한 바 있다.

물 사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손 씻기 횟수가 늘어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샤워나 빨래 횟수도 늘어나면서 물 사용량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물을 아끼는 건 환경적으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실제로 수자원공사는 K-water공식 블로그를 통해 물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서 기후변화에 대응하자고 호소한 바 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수돗물의 전기처리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 샤워시간을 5분만 줄여도 이산화탕소를 1인당 연간 6.6Kg 줄일 수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택배 이용이 늘어나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택배 박스는 종이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일회용 포장재나 아이스팩 등의 사용이 늘어나면 이 역시 환경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종이로 만든 박스는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포장을 위해 사용한 테이프나 철심 등이 재활용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 그리고 집에 박스가 도착한 순간 현실적으로 처치하기 귀찮은 대상이 된다는 점도 문제다.

◇ 폭염 속 늘어난 냉방수요도 환경에 영향

‘홈캉스’를 상상하거나 실천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빵빵한 에어컨’이다. 실내온도를 시원하게 맞춰놓고 안방이나 거실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폭염에 대응하겠다고 에어컨을 계속 켜는 것도 환경적으로는 문제일 수 있다.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늘어나면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고 이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증가로 이어진다. 전기의 상당수가 화석연료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늘어나면 대기질 악화뿐만 아니라 심혈관이나 호흡기계 질환자가 늘어날 수 있고 이 여파로 공공부문이나 산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에어컨은 어떻게 사용하는 게 좋을까.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7월 ‘슬기로운 냉방요령’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산업부는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를 26℃로 제안하면서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을 사용하라고 권했다. 참고로 산업부는 지난 7월 1일, 오는 8월 둘째주가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 기간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여름철 전력수요 절감을 위하여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에도 여름철 휴가 분산 및 냉방기 순차운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요청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주택용 전력 수요는 산업용, 일반용 전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름철 기온 상승에 더 민감하게 증가한다. 더워진 날씨에 전력 수요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가정 등에서의 냉방 수요 등이 전력 사용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전력 수요가 날씨를 더 더워지게 만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인간의 활동은 대부분 탄소배출과 관련이 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 ‘집에 머물러도 탄소가 나오니 마음껏 외부활동을 해도 된다’는 의미로 이 기사를 쓰는 건 아니다. 다만, 인간의 많은 활동이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의 환기는 필요한 시대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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