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A BETTER LIFE] 예쁜 감자와 못난 감자는 맛이 다를까? 
[FOR A BETTER LIFE] 예쁜 감자와 못난 감자는 맛이 다를까?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07.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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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농산물을 소비하는 ‘푸드 리퍼브’ 증가
소비자 관심 늘면서 판매도 늘어
"흠집 있어도 맛과 신선도는 우수"
예쁜 감자와 못난 감자는 맛이 다를까? 최근 못난이 농산물을 소비하는 트렌드인 ‘푸드 리퍼브’가 지구와 환경을 살리는 착한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예쁜 감자와 못난 감자는 맛이 다를까? 최근 못난이 농산물을 소비하는 트렌드인 ‘푸드 리퍼브’가 지구와 환경을 살리는 착한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우리가 흔히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사는 과일과 채소는 판매에 최적화된 선별기준을 통과한 것들이다. 그러나 모든 과일과 채소가 생산될 때부터 마트에서 보는 것처럼 일괄적인 모양과 형태로 자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 크거나 작거나 흠집이 있거나 색이 갈변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정상적인’ 모양과 기준을 벗어난 이런 못난이 농산물은 그냥 버려지곤 한다. 맛과 신선도가 뒤지지 않음에도 말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식량의 3분의 1이 버려지고 그 양만 연간 13억톤에 달한다고 한다. 당연히 이 과정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이에 최근 못난이 농산물을 소비하는 트렌드인 ‘푸드 리퍼브’가 지구와 환경을 살리는 착한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푸드리퍼브는 음식을 뜻하는 ‘푸드(Food)’와 재공급품을 뜻하는 ‘리퍼비시드(Refurbished)’의 합성어로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농산물을 구매해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푸드 리퍼브는 캠페인 차원에서 이뤄지다 아예 하나의 산업군으로 성장하고 있다. 

◇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관심 늘면서 판매도 늘어

푸드 리퍼브는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함께 강원도 못난이 감자를 활용하면서 덩달아 못난이 감자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40% 뛰었다. 사흘 만에 30톤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못난이 농산물 캠페인과 기획전이 늘고 있다. 풀무원 올가홀푸드는 올해 초 ‘제로 푸드웨이스트 캠페인’을 펼치며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했다. 스타 셰프가 못난이 친환경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로 만든 ‘제로 푸드웨이스트 요리’ 2종을 올가 방이점 로하스 키친을 통해 선보인 것. 풀무원 올가홀푸드는 지난 4월에도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자는 취지로 못난이 친환경 농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등 체험이 가능한 캠페인을 펼친 바 있다. 

SSG닷컴은 못난이 농산물 기획전을 통해 고구마, 당근, 사과 등 15종 농산물을 정상가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에 판매했다. 당시 SSG닷컴은 ‘알뜰 못난이 감자 1kg’을 1580원에 판매했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 기준 감자 20kg 상품의 도매 시세는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오른 3만5380원 수준이었다. 같은 감자라도 못난이 농산물로 구매하면 도매가보다 10%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 샐러드나 주스용으로 적합한 과일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며 호응을 얻었다. 

11번가는 지난해 아예 농가와 협력해 겉모양만 못생겼을 뿐 과육 품질은 우수한 못난이 농산물을 대형마트 대비 최대 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어글리러블리’라는 브랜드를 런칭했다. 

어글리러블리는 재배하는 과정에서 흠집이 생기거나 모양과 색이 일정하지 않은 못난이 농산물을 모아 선보이는 생산자 협력 브랜드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 색이 변하거나 흠집이 생긴 농산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어디가 어떻게 못생겼는지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보여주며 흠집이 생긴 이유를 같이 설명해준다. 페이지에는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 후기도 볼 수 있도록 돼 있어 해당 상품의 질을 예측하게 도와준다. 

◇ 못난이 농산물 흠집 있어도 맛과 신선도는 우수

푸드 리퍼브는 환경적으로는 음식물 폐기량과 낭비를 막는 친환경 소비이면서 경제적으로는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농가 소득 증진도 도우니 장점이 커 보인다.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효과도 취지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모양만 다를 뿐 맛과 식감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와 관련해 11번가 어글리러블리 관계자는 “겉모양만 못생겼을 뿐 못난이 농산물은 정품과 동일한 신선도와 맛을 갖고 있다”며 “맛과 신선도 보장을 위해 농가와 협업해 상품 당도 선별과 품질관리, 상품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못난이 농산물의 과육 품질 우수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못생기고 투박하고 흡집은 많아도 맛을 보장한다는 얘기였다. 농산물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 수 없다. 맛과 영양에는 차이가 없는데 유통 과정에서 생긴, 너무 커서도 안 되고 작아서도 안 되고 흠집은 없고 색은 선명해야 한다는 등의 스펙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버려져야 할까. 과모지상주의를 멈추고 겉이 아닌 속을 보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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