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덜 만들며 물 마시는 방법은?

기업이나 정부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친환경’ 노하우는 ‘쓰레기를 덜 버리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이든, 음식물 쓰레기든, 아니면 사용하고 남은 무엇이든...기본적으로 덜 버리는게 가장 환경적입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편집국은 지난해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주말 이틀을 살아보자는 도전이었습니다. 도전에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틀 동안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게 말 그대로 ‘불가능한 미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환경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하여,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합니다. ‘제로웨이스트’입니다. 이틀 내내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쓰레기를 배출하던 과거의 습관을 하나씩 바꿔보려 합니다. 평소의 습관이 모여 그 사람의 인생과 운명이 결정된다면, 작은 습관을 계속 바꾸면서 결국 인생과 운명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45회차는 물을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입니다. [편집자 주]

물을 마실때도 쓰레기가 나온다. 그게 무슨 소리냐 싶겠지만 물 한잔 마시는 과정에도 쓰레기가 얽혀있다. PET병에 담긴 생수를 마실 때도, 티백을 우려 차를 만들 때도, 정수기 부품을 교체할 때도 쓰레기는 나온다. 이걸 줄여볼 수 있을까? 소소하지만 실천해봤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물을 마실때도 쓰레기가 나온다. 그게 무슨 소리냐 싶겠지만 물 한잔 마시는 과정에도 쓰레기가 얽혀있다. PET병에 담긴 생수를 마실 때도, 티백을 우려 차를 만들 때도, 정수기 부품을 교체할 때도 쓰레기는 나온다. 이걸 줄여볼 수 있을까? 소소하지만 실천해봤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물을 마실때도 쓰레기가 나온다. 그게 무슨 소리냐 싶겠지만 물 한잔 마시는 과정에도 쓰레기가 얽혀있다. PET병에 담긴 생수를 마실 때도, 티백을 우려 차를 만들 때도, 정수기 부품을 교체할 때도 쓰레기는 나온다. 이걸 줄여볼 수 있을까? 소소하지만 실천해봤다. 

어릴 때는 물을 끓여 먹었다. 내 습관이 아니라 부모님의 습관이었다. 커다란 주전자에 물을 팔팔 끓인 다음 시판 제품 티백을 넣고 식혀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었다. 어릴 때는 우리 집 물맛이 다른 집 물맛보다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특정 브랜드의 보리차 또는 옥수수차였다.

한동안 생수를 주로 마셨다. 물을 끓이는 번거로움이 없어 편리하게 느껴져서다. 대형 마트에 방문할 때마다 여러 개 사 두고 꺼내 마셨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2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PET병이 매일 버려진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물맛이 밍밍하다고 느껴져서다.

생수를 먹자니 쓰레기가 신경 쓰이고, 보리차를 먹으려고 물을 끓이면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번거로울 것 같았다. 그래서 고민 끝에 정수기를 샀다. 필터를 교체하는 제품이다.

정수기는 정말 쓰레기를 줄일까? 해당 브랜드는 자신들의 필터로 정수되는 물이 매년 40억 개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가진다고 밝혔다. 해당 브랜드 담당자는 지난 5월 기자와 통화하면서 “일반적으로 필터 하나당 500ml 생수 300개 분량의 물을 정수할 수 있으므로 PET병에 담긴 생수를 구매하는 대신 정수기를 꾸준히 사용하면 그 정도(매년 40억개) 분량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한 바 있다.

정수기 물로 보리차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물을 끓이고 식힐 필요가 없어 편리했다. 티백을 넣은 보리차는 어린 시절 먹던 물 맛과 매우 비슷했다.

그런데 또 다른 쓰레기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버려지는 티백이다. 해당 제품은 여과지포장재질이 폴리프로필렌코팅종이제로 이뤄져 있다. ‘폴리프로필렌(PP)’은 플라스틱이지만 티백은 일반쓰레기다. 티백은 뜨거운 물에 담겨도 찢어지지 않게 플라스틱 섬유가 함유된 종이로 만들어져 있어서 재활용이 안 된다. 부피가 크지는 않으나 매일 버리자니 찝찝했다.

물맛을 포기(?)하기로 했다. 요즘은 정수한 수돗물을 다회용 물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먹는다. 원하던 구수한 물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버려지는 것을 줄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물론 생수나 보리차를 끊은 건 아니다. 예전 물맛이 그리우면 보리차를 한 번씩 만들기도 하고, 정수기를 세척하거나 갑자기 많은 물이 필요할 때는 PET병에 담긴 생수를 마실 때도 있다. 최근에는 한 대형마트에서 무라벨 PET병에 담긴 보리차를 발견해 그걸 사 먹기도 했다. 쓰레기를 없애지는 못해도 줄이기는 했다.

플라스틱 필터를 사용하는 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까? 기자도 구매할 때 그 부분을 고민했다. 하지만 필터 하나를 1~2개월 이상 사용하면 생수병 사용량은 상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다행히 지난 5월, 해당 정수기 브랜드는 필터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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