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바닥에 버려진 터진 풍선들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67번째 사진은 바닥에 함부로 버려진 흔적들입니다. [편집자 주]

놀이터 수돗가 옆에 터진 풍선이 잔뜩 버려져있다. 놀 때는 신났는데 끝나고 나니 귀찮아진걸까? (이한 기자 2021.7.14)/그린포스트코리아
놀이터 수돗가 옆에 터진 풍선이 잔뜩 버려져있다. 놀 때는 신났는데 끝나고 나니 귀찮아진걸까? (이한 기자 2021.7.14)/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형형색색 비닐처럼 보이는 저 얇고 작은 조각들은 터진 풍선들이다. 저곳은 서울 송파구의 한 놀이터 겸 공원으로 ‘폰카로 읽는 생활환경’ 기사에 종종 등장한 장소다. 사진 바로 옆에는 수돗가가 있다. 추측컨대, 풍선에 물을 채워 가지고 놀다가 터진 것들을 모두 버려두고 간 것 같다.

가지고 놀 때는 재미있었겠지만 젖은 상태로 터져 축 늘어진 풍선을 꼼꼼하게 챙겨서 버리려면 아마 귀찮았을터다. 하지만 귀찮아도 그렇게 해야 한다. 쓰레기는 종량제봉투에 담아서 버리는 게 ‘법’이다. 내 손에 더럽고 내 몸에 귀찮다고 아무데나 버리면 그건 무단투기다.

저 공원과 놀이터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쓰레기가 쌓인다. 어른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떠난 모습을 아이들도 보고 배운 것 같다는 마음도 든다. 쓰레기는 정해진 곳에, 정해진 방법으로 버리자. 이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너무 당연한 얘기 아닌가?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