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기업 7개사와 정부, 협회,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탄소중립위원회
2월 출범 이후 KDB산업은행과 업무협약 및 2차 회의 등 지속적인 행보
원료, 연료, 에너지 부문 등 산업 전반에서 탄소감축 목표


기업 경영 방침이나 목표가 이윤 창출에만 집중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매출을 위해서라면 환경·사회 문제를 등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됐습니다. 기업들은 이익에만 몰두하던 기억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하고 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활동으로 경영 목표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점은 최근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는 ‘ESG 경영’입니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nance)를 강조하는 ESG 경영은 세 가지 항목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ESG가 국제사회에서 강조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ESG 혁신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 내부 계열사 간의 혁신은 물론 관련 기업이나 경쟁사간의 협업까지 도모하며 ESG 경영을 시도합니다.

ESG 경영 혁신을 위해 치열한 경쟁보다 따듯한 협력을 선택한 기업을 소개합니다. ESG를 위해 힘을 모으는 기업들은 누구고 그들이 어떤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여덟 번째 순서는 지속가능한 시멘트 산업과 국가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위해 7개의 시멘트 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시멘트협회, 전문가 등 민···학이 뭉친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입니다. [편집자 주]


환경 부하가 큰 산업으로 각종 규제와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멘트 산업,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산업의 환경 부하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 부하가 큰 산업으로 각종 규제와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멘트 산업,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산업의 환경 부하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멘트 업계가 국가 2050 탄소중립을 위해 힘을 보탠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2월 17일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산업인 시멘트 산업의 지속가능과 사회적 책임을 위해 탄소순환형 시멘트 생산공정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은 조금씩 실천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시멘트 기업들은 지난 6월 KDB산업은행과 탄소저감 설비 및 친환경 산업 전환 등에 금융지원을 받는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는 7월 22일 2차 회의를 개최하고 시멘트 산업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시멘트 산업 탄소중립 연구개발 로드맵 등을 공유했다.

◇ 기로에 선 시멘트 산업...환경에 눈 돌리다

국내 시멘트 산업은 경제발전과 함께 빠르게 발전해온 산업이다. 주택, 교량, 도로 등 건설과 토목의 기본 소재로 사용되는 시멘트는 경제의 발전에 따라 수요가 급증해왔고, 그 수요에 맞춰 시멘트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최근 시멘트 산업은 자원의 착취, 건설폐기물 발생, 에너지 소비,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발생 등으로 인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산업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시멘트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은 3900만 톤에 달한다. 이는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5.6%를 차지하고, 산업부문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수치다.

사실 시멘트 산업은 온실가스 배출과 대기오염이 불가피한 산업이다. 석회석 원료의 탈탄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시멘트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시멘트 산업의 탄소 배출량 중 60%가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직접배출원인이며, 나머지 40%는 전력 사용에 의한 간접 배출이다.

이에 시멘트업계는 제조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산업 부산물을 연료의 대체재로 사용하거나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한 콘크리트 2차 제품을 개발하는 등 환경부하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일례로, 쌍용C&E는 시멘트 업계최초로 지난 2020년 12월 ESG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ESG 경영을 선언했으며, 1회용 플라스틱 등을 시멘트 제조공정상의 연료 및 원료로 순환자원화하는 기술에 투자하는 등 친환경 산업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월 17일 발족한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 7개 시멘트 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시멘트협회 및 전문가 등이 참여해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을 논의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2월 17일 발족한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 7개 시멘트 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시멘트협회 및 전문가 등이 참여해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을 논의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탄소중립 선언한 시멘트업계 

시멘트업계는 이러한 노력을 시멘트 산업 전반으로 모으고, 국가 2050 탄소중립 비전에 동참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7일 한국시멘트협회와 쌍용C&E·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삼표시멘트·성신양회·한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등 7개 주요 시멘트 기업들은 산업통상자원부, 학계 전문가가 함께하는 산‧학‧연‧관 협의체인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날 위원회는 이현준 한국시멘트협회장(쌍용C&E 대표)과 김진만 공주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출범식을 가지고, 2050 시멘트업계 탄소중립 도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위원회가 발표한 공동선언문은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혁신 기술개발과 생산구조 전환을 통한 탄소배출 감축을 노력할 것과 위원회를 통한 민·관 소통 및 공동 과제의 지속적인 논의를 가질 것, 그리고 정부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개선해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한다는 시멘트업계의 주요 실천과제가 담겼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시멘트업계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탄소중립에 적극 동참할 것을 표명했다. 특히 시멘트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업계의 노력과 공감대를 시멘트업계를 비롯해 수요기업‧협력사 등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현준 회장은 “탄소중립은 그간의 건설경기 위축,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도전으로, 시멘트 산업은 원료인 석회석에 기인한 탄소 배출을 해결해야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며 “시멘트업계의 탄소중립 동참 선언은 시멘트 산업이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는 주춧돌이 될 것이란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과 함께 열린 1차 회의에서는 ‘주요국 2050 탄소중립화 현황 및 국내 시멘트업계의 과제’와 ‘시멘트업종 탄소중립 R&D 로드맵 및 추진계획’ 등 2건의 연구주제 발표가 있었으며 이후 자유토론과 대정부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등 현안해결을 위한 양방향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 실현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는 한편, 석회석 원료 대체기술, 에너지 공정효율 개선 등 혁신기술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해 나갈 것”이라며 “순환자원 활용, 친환경 수소기반 기술 개발을 통해 시멘트 산업의 에너지 및 원료비용 부담을 줄이고, 시멘트 탄소 중립 공정을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6월 23일 7개 시멘트기업과 KDB산업은행이 체결한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업무협약'(쌍용E&C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6월 23일 7개 시멘트기업과 KDB산업은행이 체결한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업무협약'(쌍용E&C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시멘트 업계 탄소중립...가능할까? 

위원회의 탄소중립 선언은 실천을 향해 나가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쌍용C&E를 비롯한 한일 시멘트·아세아시멘트·삼표시멘트·성신양회·한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등 7개 시멘트 기업은 KDB산업은행과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시멘트기업들은 산업은행을 통해 탄소저감 설비 투자 촉진, 친환경 산업 전환을 위한 각종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산업부문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탄소스프레드 상품 등 최적의 금융상품을 제공할 방침이며, 이와 함께 시멘트업계는 산업은행과 함께 공동 리서치 업무 수행, 세미나 개최 등 탄소중립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이어 7월 22일 시멘트 기업들을 비롯한 위원회는 ‘제2차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날 회의에서는 지난 1차 회의에서 논의됐던 시멘트 산업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시멘트산업 탄소중립 연구개발 로드맵 및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등을 공유하고, 업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산업연구원 이고은 연구원은 ‘2050 시멘트산업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원료, 연료, 에너지 부문 등에서 시멘트 산업이 탄소감축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소개했다. 이 연구원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서는 그린에너지와 재생원료의 안정적인 공급, 대체 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멘트 산업 탄소중립 R&D 로드맵’ 진행 현황을 발표를 맡은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성민 분원장은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달성하기 위한 ‘R&D 로드맵’을 수정·보완 진행 중”이라며 “우선순위 선정을 통해 원료인 석회석 대체, CO2 반응경화 시멘트 폐합성수지연료 확대 사업을 2022년부터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분원장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R&D 로드맵 기준 총 16개 전략사업 중 수소 연료를 이용한 신열원 기술과 배기가스 활용 합성가스 생산기술, CO2 합성가스 전환공정 실증기술 등을 범부처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어 한국시멘트협회 정해붕 전무는 ‘시멘트 산업 탄소중립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에 대해서 발표했다. 이날 정 전무는 혼합재 함량 증대를 위해 1종 보통시멘트의 KS 규격 개정 및 석회석 시멘트 등 혼합시멘트 KS 규격 제정과 유연탄을 가연성 순환자원(폐합성수지 등)으로 대체하기 위해 염소 규제안을 개선 방안 등을 제안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저감 시멘트 생산기술을 투자세액 공제 대상인 신성장 기술에 포함하는 것을 관계부처와 협의 하는 등 시멘트산업의 탄소 중립 전환을 다방면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인 만큼, 업계에서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기술혁신과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 줄 것”을 요청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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