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배출은 재활용률 높이기 위한 것
현실적으로 재활용률 떨어지는 이유 다양

플라스틱은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하더라도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찬사 받았지만 이제는 인류의 재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환경이 경제발전못지 않게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 것인데요. 편리한 것보다 지켜야 할 것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탈 플라스틱’, ‘레스 플라스틱’을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도 늘어났습니다. 플라스틱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을 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들입니다.

플라스틱 한바퀴는 ‘플라스틱도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플라스틱의 지속가능성은 남용되는 플라스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와 재활용 가능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버린 플라스틱에 대해서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서 플라스틱이 나아가야 할 선순환 구조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플라스틱은 깨끗하게만 분리배출하기만 하면 재활용이 잘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제 재활용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왜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은 깨끗하게만 분리배출하기만 하면 재활용이 잘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제 재활용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왜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플라스틱 병 하나가 분해되는 데 얼마 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에 따르면 무려 450여년이다. 몇 백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그냥 버려지는 것보다 재활용되는 것이 훨씬 환경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분리배출에 참여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깨끗하게만 분리배출하면 비교적 재활용이 잘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제 재활용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같은 소재로 잘 선별하기만 하면 자원순환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 소비자들은 궁금하다. 현실의 어떤 점 때문에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떨어지는 것일까. 

◇ 분리배출은 재활용률 높이기 위한 것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은 수거, 선별, 처리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각 가정이나 업장에서 분리배출한 폐기물을 수거해 선별장으로 옮긴다. 이후 선별업체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선별한다. 재활용이 가능하다면 재생원료를 만드는 업체로,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면 소각장이나 매립장으로 보내져 처리된다. 

결국 플라스틱은 재활용을 통해 새 생명을 얻게 되거나 소각이나 매립을 통해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을 분리배출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플라스틱을 잘 분리배출하기만 하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잘 분리배출한다’는 것은 내용물을 다 비우고 깨끗하게 세척해 본체와 다른 재질의 부속품을 제거하는 등 수거 및 선별이 쉬운 형태로 만들어 약속한 장소에 배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열심히 분리배출을 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원칙적으로 플라스틱은 깨끗하게 분리배출만 하면 재활용이 잘 된다고 알려져 있다. 법적으로도 자원을 절약하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분리배출 표시제가 시행되고 있다. 

환경부 분리배출 표시 규정에 따라 플라스틱 제품에는 PET, PP, PS, HDPE, LDPE, PVC, OTHER 등 표시가 돼 있다. 같은 재질의 플라스틱끼리 모아서 재활용해야만 품질이 높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분리배출 될 때는 구분 없이 ‘플라스틱’으로 뭉뚱그려 배출된다. 현실적인 여건 상 재질별 분리배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재질에 따른 분류 선별은 플라스틱을 모두 수거한 후 선별장에서 이뤄진다. 

올해부터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 단지에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행에 들어갔다. 페트 소재 플라스틱 사용률이 높은 생수·음료 업계에서도 투명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라벨을 제거하고 있는 추세다. 라벨을 제거함으로써 얻울 수 있는 효과는 비닐 사용 저감뿐만 아니라 손쉬운 분리배출을 도와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페트병과 플라스틱만 제대로 구분해 배출해도 재활용률에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 현실적으로 재활용률 떨어지는 이유 다양

그렇다면 분리만 잘 하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나라는 소비자 분리배출 참여도에 비해 재활용률이 떨어진다는 보도가 여러차례 되기도 했다. 

재활용률이 떨어지는 이유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플라스틱이 재질 구분 없이 섞여서 버려지고 그 과정에서 재활용 비중이 높은 품목이 오염되는 문제, 선별장 일손이 부족해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도 일반쓰레기로 버려진다는 것,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보다 재활용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비싸다는 것 등이다. 현재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사업이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긴 하지만 페트 재질 몸체와 다른 재질의 링이 남는 문제도 있다. 

플라스틱의 재활용 방법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는 것과 달리 재활용 업체가 영세하고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폐플라스틱 부족 문제 등이 풀어야 할 타래로 남아있는 것이다. 

서울환경연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폐기물 통계를 분석하면 전체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중 물질 재활용이 되는 비율은 30~40% 정도로 추정된다. 플라스틱 생산 재질 구조를 보면 기술적으로 물질재활용이 가능한 최대치도 50%를 넘기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쓰레기박사로 알려진 홍수열 박사는 이와 관련해 “물질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리배출 단계 이전인 생산 단계에서 재질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생활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고 아파트 단지 내 플라스틱 수거통 4종 이상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노력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70%까지 높인다는 것이 주요 골자 중 하나다.  

투명페트병뿐만 아니라 사용량이 많은 플라스틱 재질 분리수거 통을 추가 설치해 지자체별로 융통성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물질 혼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독주택에는 재활용 품목별 재출 및 수거요일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key@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