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비건식에서 '가치 소비' 힌트 찾는다
유통업계, 비건식에서 '가치 소비' 힌트 찾는다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07.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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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중심 ‘비거니즘‘ 확산으로 관련 식품 증가
피자 토핑·치킨 너겟도 대체육으로 즐길 수 있어
간편식에서 마트 PB상품까지 비거니즘이 트렌드
와인과 요거트도 동물성 재료 빼고 만들어져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거니즘’ 열풍이 확대되면서 식품·유통업계에서도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푸드 출시를 늘리고 있다. 사진은 호주 내츄럴 비건 스낵 'DJ&A'. (롯데쇼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거니즘’ 열풍이 확대되면서 식품·유통업계에서도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푸드 출시를 늘리고 있다. 사진은 호주 내츄럴 비건 스낵 'DJ&A'. (롯데쇼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채식을 하는 ‘비거니즘’ 열풍이 확대되면서 식품·유통업계에서도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푸드 출시를 늘리고 있다. MZ세대는 건강 등을 고려해 채식주의자가 된 기성세대와 달리 환경에 대한 신념과 동물보호 등에 대한 윤리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비건지향을 실천하는 MZ세대는 비건식이 상상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는 축산업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자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를 늦추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가 육류 소비를 위해 사육되는 가축에게서 나온다. 가축을 키우기 위한 공간 확보와 사료 생산을 위해 숲을 불태워 환경을 해치는 아이러니도 축산업의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채식연합은 “정작 우리가 어떤 음식을 선택하느냐가 지구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건강, 동물, 환경, 지구를 살리는 비건 채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지구 온실가스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쉽고도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비건 인구는 약 150만명으로 2008년 15만명에 비해 12년만에 10배 증가했다. MZ세대의 주된 관심사인 친환경과 가치소비 트렌드에 따라 세계 채식 시장은 매년 평균 9.6% 성장, 2030년에는 116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피자 토핑·치킨 너겟도 대체육으로 즐길 수 있어

도미노피자가 출시한 식물성 단백질 토핑을 얹은 '도미노 식물성 미트 피자' 5종. (도미노피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도미노피자가 출시한 식물성 단백질 토핑을 얹은 '도미노 식물성 미트 피자' 5종. (도미노피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식물성 재료로 만든 식품은 기후위기와 동물복지를 생각해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패턴과 부합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식물성 단백질 토핑을 추가한 ‘도미노 식물성 미트 피자’ 5종을 출시했다. 기존 육류 토핑 대신 식물성 단백질 토핑을 활용해 만든 제품이다. 식물성 단백질 토핑에는 슈퍼푸드로 불리는 병아리콩, 퀴노아, 렌틸콩 등이 포함돼 있다.

도미노 식물성 미트 피자 5종은 새롭게 출시한 ‘식물성 미트 시그니처 피자’와 기존 제품을 식물성 단백질 토핑으로 변경한 식물성 미트 클래식 피자 4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해당 제품 소스나 치즈 등에는 동물성 원료가 사용돼 철저한 비건을 지향하는 경우라면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브랜드버거는 닭고기 대체육으로 만든 ‘노치킨 너겟’을 출시했다. 영국 대체육 브랜드 퀀의 마이코프로틴을 활용해 만든 것으로 미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인 마이코프로틴을 활용했다. 마이코프로틴은 조직 구성이 실처럼 가느다란 형태를 띄고 있어 닭가슴살과 외관 및 식감이 유사해 유럽에서는 닭고기 대체육의 주성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 성분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을 더해 시중 치킨 너겟과 유사한 맛을 구현했다고 전해진다.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대체육을 활용한 샌드위치인 ‘식물성 대체육 옴니미트 샐러드랩’을 출시했다. 신제품에는 식물성 대체육으로 알려진 옴니푸드의 제품을 활용했다. 투썸플레이스에 따르면 콩을 중심으로 한 식물성 대체육을 사용한 옴니미트는 돼지고기의 맛과 식감을 유사하게 구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도 식물성 원재료로 맛을 낸 비건푸드를 선보였다. 진한 초콜릿 퍼지 케이크, 리얼 감자 베이글, 멕시칸 라이스 브리또, 스윗 칠리 올리브 치아바타 등이다. 계란과 우유, 버터 없이 두유, 식물성 단백질 등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차 늘어나는 비건 니즈에 발맞춰 고기의 맛과 식감을 살린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 간편식에서 마트 PB상품까지 비거니즘이 트렌드

농심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이 독자 개발한 대체육으로 만든 만두. (농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농심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이 독자 개발한 대체육으로 만든 만두. (농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식품·유통업계에서는 그동안 비건식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영역에서 비건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이며 환영을 받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8월 라면사업 재도전을 선언하면서 ‘비건라면’을 선보였다. 당시 선보였던 비건라면 ‘정면’과 올해 4월 출시한 비건 비빔라면 ‘정비빔면’의 판매량은 현재까지 500만 봉지를 돌파했다. 두 제품 모두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풀무원식품에 따르면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 비건 인구가 늘면서 관련 제품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도 지난 3월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맛있는 라면 비건’을 내놓았다. 비건 인증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환경독성물질 저감 잉크를 이용해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비건인구가 증가하고 선택적 채식을 실천하는 플렉시테리언이 늘어남에 따라 비건과 논비건 소비자 모두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면, 스낵 등 다양한 비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심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에서는 독자 개발한 대체육으로 만든 만두를 출시했다. 농심에 따르면 채소와 두부를 주재료로 만든 시중 만두 제품과 달리 베지가든에서는 100% 식물성 재료에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적용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육즙까지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대형마트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 비건 인증을 받은 PB상품을 내놓았다. 순식물성 원료로 달걀 대신 기능성 대두를 사용해 만든 ‘해빗(Hav’eat) 건강한 마요’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해당 제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0%나 뛰었다. 롯데마트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 역시 순 식물성 원료로만 만들어 비건 인증을 받은 ‘요리하다 청양간장마요’를 출시, 15일만에 1000개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7월 중순부터는 저온 가공 공법을 사용해 원물 함량이 75% 이상인 호주 내츄럴 비건 스낵 ‘DJ&A’도 새롭게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기존에는 채식 식단으로만 비건 라이프를 실천했다면 이제는 스낵 같은 간식류도 맛있게 비건으로 즐기고자 하는 MZ세대를 취향을 반영했다”며 “코로나 시대를 맞아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거니즘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와인과 요거트도 동물성 재료 빼고 만들어져

풀무원다논이 우유 대신 코코넛으로 만든 ‘식물성 액티비아’ 3종. (풀무원다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풀무원다논이 우유 대신 코코넛으로 만든 ‘식물성 액티비아’ 3종. (풀무원다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외 비건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주류와 요거트 등도 비건 친화적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친환경 호주 와인 ‘밴락 스테이션’을 판매하며 비건 와인을 선보였다. 비건 친화적인 방법으로 양조된 비건 와인으로 와인 주조 시 필터링이나 정제 작업 단계에서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알려진다. 일반적으로 와인 정제 과정에는 계란 흰자와 우유가 들어가는데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비건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요거트 전문기업 풀무원다논에서는 지난 1월 우유 대신 코코넛으로 만든 ‘식물성 액티비아’를 선보였다.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식품 인증을 받은 해당 제품은 기존 요거트의 주 원료인 우유 대신 코코넛, 콩, 오트 등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요거트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살린 대체 요거트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건식품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9.6% 성장이 예상되며 이 중 비건 요거트는 연 평균 18.9%씩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풀무원다논은 대체 요거트에 대해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져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제로인 데다 우유가 들어가지 않아 유제품 섭취가 어려운 소비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며 “제품 출시 이후 건강을 챙기는 일반인은 물론 평소 유제품 섭취가 어렵거나 채식을 즐기는 이들의 호응으로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컵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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