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도전기 ㊸] ‘고기 없는 월요일’ 도전해볼까
[제로웨이스트 도전기 ㊸] ‘고기 없는 월요일’ 도전해볼까
  • 이한 기자
  • 승인 2021.08.01 07: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주일에 하루 고기 줄여보니

기업이나 정부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친환경’ 노하우는 ‘쓰레기를 덜 버리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이든, 음식물 쓰레기든, 아니면 사용하고 남은 무엇이든...기본적으로 덜 버리는게 가장 환경적입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편집국은 지난해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주말 이틀을 살아보자는 도전이었습니다. 도전에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틀 동안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게 말 그대로 ‘불가능한 미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환경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하여,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합니다. ‘제로웨이스트’입니다. 이틀 내내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쓰레기를 배출하던 과거의 습관을 하나씩 바꿔보려 합니다. 평소의 습관이 모여 그 사람의 인생과 운명이 결정된다면, 작은 습관을 계속 바꾸면서 결국 인생과 운명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43회차는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에 관한 얘기입니다. [편집자 주]

인간이 동물을 사육하고 먹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인간 역시 동물의 한 종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혹자들은 ‘동물 인간’과 ‘비인간 동물’이라는 서로 평등한 느낌의 단어로 둘을 구분하기도 한다. 공장식 축산이 가지고 있는 문제도 이들은 이런 시선으로 바라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인간이 동물을 사육하고 먹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인간 역시 동물의 한 종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혹자들은 ‘동물 인간’과 ‘비인간 동물’이라는 서로 평등한 느낌의 단어로 둘을 구분하기도 한다. 공장식 축산이 가지고 있는 문제도 이들은 이런 시선으로 바라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기자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오히려 고기를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생선이고 먹을 때 왠지 기분이 좋아지거나 만족감이 드는 메뉴는 고기다.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아니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지인들과 모여앉아 고기를 구우며 스트레스를 푼 기억도 많다. 유난히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면 집에서 영화 틀어놓고 ‘치맥’하는 게 힐링이기도 했다.

고기를 줄여보자고 생각한 건 환경 매체에서 일하기 시작하고 공장식 축산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된 이후부터다. 공장식 축산과 환경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는 본지에서도 여러 번 다룬 바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지난 3월 이메일 뉴스레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공장식 축산을 위해 1년 사이 아마존 열대우림의 70% 크기가 파괴된다. 브라질에서는 약 7억평의 토지가 사료용 콩을 재배하기 위해 쓰인다.

서울환경연합은 뉴스레터에서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은 1만 5,500리터고 토마토 1kg을 기르는데는 단 180리터 밖에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축산업이 전체 담수 사용량의 70%를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육류 생산을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소고기 400그램을 먹지 않으면 6개월 동안 샤워를 하지 않는 것 보다 더 많은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도 관련 지적이 이어진다.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유발 하라리는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공장식 축산이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미국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책 <우리가 날씨다>에서 “저녁 식사를 제외하고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말자”고 주장했다.

포어는 환경적인 효율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인간은 동물에게 먹일 음식을 마련하려고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땅의 59%를 이용하고, 인간이 쓰는 담수의 3분의 1이 인류가 키우는 동물에게 간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항생제의 70퍼센트가 가축에게 사용되며 지구상 모든 포유동물의 60%가 식용으로 키워진다고도 지적했다. 서울환경연합의 지적과 숫자는 다르지만 논리는 같다.

◇ 일주일에 하루 고기 줄여보니

고기를 얻는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기자에게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자는 남은 인생을 비건으로 살 생각은 없다. 주위 사람들에게 고기를 먹지 말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다만 기자는 두가지 선택을 했다. 하나는 술을 끊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일주일에 두끼 정도 채식을 해보는 것. 술을 끊는 건 건강을 좀 챙기자는 의도와 더불어 (고기 반찬을 줄이기 어려우니) 안주로 먹는 고기라도 줄여보자는 취지였다. 두끼 채식은 식습관을 바꾸기 어려우므로 작게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그리고 두끼 채식을 얼마 전부 터는 ‘고기 없는 월요일’로 바꿨다

‘고기 없는 월요일’ 영국 유명 그룹 비틀즈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자신의 딸들과 함께 2009년 시작한 캠페인이다. 공장식 축산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일주일에 하루만 채식을 해보자는 제안이다. 이 캠페인을 주도하는 비영리 시민단체도 ‘고기 없는 월요일’을 정식 이름으로 채택했다. 많은 사람이 일주일에 한번만 실천하며 힘을 보태면 지구를 바꿀 수 있다는 취지였다.

기자도 해봤다. 월요일보다 더 좋은 날이 없을까 고민해봤는데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로 정했다. 동물성 음식을 완전히 제한하려면 새우젓이 들어간 김치도 먹으면 안 되겠지만 그렇게까지 할 마음은 없었다. 대신 유제품이나 달걀도 월요일 식단에서는 빼보기로 했다.

장점은 일주일에 하루라 부담이 없다. 어차피 ‘일주일에 두끼’를 고기 없이 먹어보기로 했으니 그렇게 어려운 도전도 아니었다. 식물성 고기 제품도 먹어봤다. 그냥 먹을때는 만족도가 떨어졌는데 양념을 해 먹으니 내가 좋아하던 맛과 비슷한 맛이 났다. 내가 좋아하던 것이 고기였는지 아니면 양념이었는지 헷갈리기도 했다.

고기를 먹지 않음으로서 특별히 더 좋은 점은 찾지 못했다. 식단을 완전히 바꾼 게 아니고 기본적으로 기자는 고기를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다. 다만, 고기를 얻기 위한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 그걸 줄이는데 힘을 보태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은 든다. 고기를 줄여 볼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날짜를 정해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leehan@greenpost.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