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속 탄소중립 계획 보니
탄소중립 관련, 전부처 정책 전환 추진
기후대응기금 신설해 4대 핵심분야 적극 지원
수소 및 재생에너지 확산...자원순환 체계도 정비

역사 이후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열 여섯번째 시리즈는 국제사회가 입을 모아 1.5℃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하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입니다.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해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그 정도로 제한하겠다는 노력입니다. 평균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편집자 주]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기후변화와 전염병은 3가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 관계를 끊기 위해 인류는 어떤 활동을 줄여야 할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28일 공개한 ‘2021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자료에서 저탄소 경제로의 국제경제질서 변화를 언급하며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시급히 대응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또는 그 이상 올라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다시 한번 짚어보자. 최근 기상청이 파리협정 온난화 제한목표와 관련, 전지구 평균기온이 1.5℃와 2.0℃로 각각 상승한 경우의 ‘동아시아 지역 미래 극한기후 변화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파리협정 목표는 잘 알려진 것처럼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 대비 전 지구 평균지표 온도가 1.5℃ 또는 2.0℃ 상승으로 제한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 지구적으로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1.5℃ 기온 상승이 일어나는 시기는 2028~2034년이며. 2.0℃의 기온 상승은 2041~2053년에 나타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1.5℃의 기온 상승 시기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보고된 것(2030~2052년)보다 다소 빨리 나타난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온난화에 대한 적응ㆍ완화 정책의 전면적 이행이 매우 시급함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동아시아 육지 지역에서의 고온, 호우 등 극한 현상은 전지구적 온난화 수준이 1.5℃에서 2.0℃로 상승되는 경우 55~75%의 증가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온이 더 올라 3.0℃ 수준의 온난화를 겪게 되는 경우, 동아시아 지역의 극한 현상은 1.5℃ 기온 상승 때 보다 2배 정도 증가하여 미래 기후위험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기상청 “1.5도 제한...탄소중립 중요성 다시 한번 확인”

당시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로 온난화되는 경우 동아시아 지역 온난일은 현재 대비 약 43일 증가하지만, 1.5℃ 또는 2.0℃ 수준으로 온난화를 제한한다면 온난일을 14~24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만일 1.5℃ 2.0℃ 정도로 온난화를 억제한다면 동아시아 극한 현상은 3.0℃ 기온 상승 때의 1/3~1/2 수준으로 낮추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석 결과를 통해 극한 현상으로 인한 재난재해의 예방과 기후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탄소중립 노력과 1.5 2.0℃ 온난화 제한목표의 달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온도는 강수량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기상청은 “1.5℃와 2.0℃ 온난화 사이의 전 지구 평균기온 0.5℃의 상승은 5일 최대강수량을 약 70% 정도 증가시키며, 3.0℃ 온난화는 1.5℃ 온난화 대비 200% 이상 강수를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반면 “상위 5% 극한강수량도 3.0℃ 상승 시 현재 대비 70.1㎜ 증가하지만, 탄소중립 노력으로 1.5℃ 또는 2.0℃로 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경우엔 현재 대비 23.6㎜, 41.4㎜로 극한강수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분석 결과는 2050년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기회이자, 탄소중립 이행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귀중한 과학 정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다양한 기후변화 정보를 개발 및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올해 11월 추가 분석을 통해 탄소 감축에 의한 동아시아 지역 미래 전망의 변화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면 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 탄소중립 관련, 전부처 정책 전환 추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28일 공개한 ‘2021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자료에서 저탄소 경제로의 국제경제질서 변화를 언급하며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시급히 대응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글로벌 규제강화 등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수출 기업 자금조달 등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월 출범한 민관합동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우리 여건에 적합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내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 발표를 추진한다. 정부는 “NDC 상향수준은 경제적 파급효과, 부문별 감축 잠재량 및 이해관계자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과제의 시급성과 사회적 수용도 등을 고려해 ‘탄소중립 3+1전략’의 주요 정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3대 분야는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신유망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 그리고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전환과 제도적 기반 강화 등이다. 이에 따른 과제는 에너지 전환 가속화, 고탄소 산업 혁신, 미래모빌리티 전환 등이 있다.

정부는 각 부처에서 추진 중인 업무에 탄소중립 목표를 추가해 전부처 정책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공정위는 ‘저탄소·친환경 기술개발’을 공정거래협약 평가요소로 포함하고 식약처는 대체 단백질 식품 생산을 위한 배양육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등의 경우다.

온실가스 배출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건 사실 신선한 주장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누구나 여러 곳에서 들어온 얘기여서다. 하지만 파리기후변화협약에는 중요한 의미가 하나 있다. ‘전 세계가 모두 힘을 모아 온실가스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탄소중립 기본법안 및 국개재정법을 제·개정하고 2022년 기후대응기금 운용계획(안)을 마련한다. 기후위기의 효과적 대응 및 공정한 전환 지원 등을 위해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기후대응기금 신설해 4대 핵심분야 적극 지원

기후대응기금 신설을 통해 4대 핵심분야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당시 정부는 기후위기의 효과적 대응 및 공정한 전환 지원 등을 위해 기후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복수 부처에서 분절적 또는 중복적으로 지원하던 사업을 기후대응기금에서 통합·조정해 효율적 재정지원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탄소중립 기본법안 및 국개재정법을 제·개정하고 2022년 기후대응기금 운용계획(안)을 마련한다. 탄소중립 기본법안에서 기후대응기금의 설치근거와 재원 및 용도, 관리주체 등을 규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대응기금이 중점적으로 지원할 4대 핵심분야는 온실가스 감축지원, 신유망·저탄소 산업생태계 조성, 공정한 전환 지원, 그리고 제도·기반구축 지원 등이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 관리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넷제로 생산기반을 마련하는 일, 그리고 민간 참요유도를 위한 녹색금융 확대 등이 이 사례에 해당한다.

국내 ESG 인프라 고도화에도 나선다. 민간 중심 ESG 생태계 조성을 위해 ESG 공시·투자관련 가이드라이을 제공하되 평가 등 민간영역에 대한 관여는 최소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ESG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과 인센티브 설계 등을 집중 추진하며 공공부문이 ESG 확산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 수소 및 재생에너지 확산...자원순환 체계도 정비

수소에너지 확산 기반 구축 마련에도 나선다. 정부는 R&D와 기술사업화, 금융, 인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화 프로그램으로 수소전문기업을 2040년까지 1,000개 이상 육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7월부터 울산과 안산, 전주·완주에 수소도시 3개 시범도시를 착공하고, 수소 사용기반 확충과 그린수소 등 실증 추진에도 나서기로 했다.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소 보급 확 대와 안정성 확보도 추진한다. 올해 5월 기준 82기가 운영중인 수소충전소를 올해 180기 이상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화경부장관의 수소충전소 설치계획 승인시 관련 지자체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개별 사업자의 상시 자체점검을 통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수소누출검지기 등 고성능 안전점검 장비ㅗ 지원한다.

재생에너지 발전 확산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전북 서남해, 신안 등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해 집적화 단지로 지정해 적기 착공을 지원하고 인허가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아울러 풍력 입지발굴에서 인허가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원스톱샵 설치를 위한 특별법과 시행령 등 하위규정 마련에도 나서기로 했다.

민간의 친환경에너지 사용 확산도 유도한다. 민간기업이 자발적으로 보유차량을 (2030년까지) 100% 전기·수소차로 전환 선언하는 K-EV100을 추진하고 참여기업에게는 구매보조금 및 충전 인프라 설치를 지원한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RE100 참여 등 재생에너지 사용 활성화 지원을 위해 한국형 RE100(K-RE100) 이행수단 완비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 밖에도 오는 2022년부터 식품 용기에 물리적 재생원료 사용 허용 등을 통해 고품질 페트 재활용량 확대를 추진한다. 아울러 페트병 규격·색상 등을 통일화하고 라벨 최소화 규정을 마련하며 단계적으로 보증금제도 확대를 검토하는 등 자원순환 관련 제도도 강화한다.

줄여야 산다 4편에서는 지구 평균기온을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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