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따뜻했던 겨울과 여전히 쌀쌀했던 봄
월별 기온 변동 폭이 컸던 여름철, 6~8월
강수량 차이가 컸던 가을, 10~11월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두 번째 보고서는 기상청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간한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 입니다. 이 보고서는 3회차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5월 열린 P4G서울 정상회의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1.5도 이하로 억제하자’는 목표가 다시 한번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회의 참가국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함께 대응하기로 협의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은 평년과 비교해 연평균 기온이 높고 누적강수량이 많았다. 2020년 연평균 기온은 13.2℃로 평년 12.5℃ 보다 1도 가량 높았다. 이는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구축된 1973년을 기준으로 상위 5위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지난 5월 열린 P4G서울 정상회의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1.5도 이하로 억제하자’는 목표가 다시 한번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회의 참가국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함께 대응하기로 협의했다. 그렇다면 날씨는 예전과 비교해 얼마나 달라지고 있을까, 기상청이 발표한 이상기후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상황을 알아보자.

기상청 등이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지난 1월 발표했다. ‘이상기후보고서’는 녹색성장위원회와 기상청이 공동 주관으로 2010년 첫 특별 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매년 이상기후 발생 원인과 분야별 피해 현황을 보고했다. 당시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한반도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사회 여러 분야에 피해와 영향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상기후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고,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은 평년과 비교해 연평균 기온이 높고 누적강수량이 많았다. 2020년 연평균 기온은 13.2℃로 평년 12.5℃ 보다 1도 가량 높았다. 이는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구축된 1973년을 기준으로 상위 5위다. 2020년 강수량은 평년 최고치(1207.6~1446.0mm) 대비 100mm 이상 더 많은 1591.2mm를 기록했다. 역대 여섯 번 째로 높은 숫자다.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과 여전히 쌀쌀했던 봄

보고서는 지난해 1월이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따뜻했던 달이라고 밝혔다. 전국 45개 관측지점(제주도 제외)에서 평균기온은 2.8℃로 평년 평균기온인 영하 1℃와 비교해 4도 가까이 높았다. 평균 최고기온은 7.7℃로 평년 대비 3.4도 높았고, 평균 최저기온도 영하 1.1℃로 평년 대비 4.5℃ 높았다. 

기상청은 3가지의 원인을 언급했다. 첫 번째는 시베리아 지역 기온이 평년보다 3℃ 이상 높아 찬 공기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화 된 것. 두 번째는 아열대 서태평양에서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고온 다습한 공기를 몰고 오는 남풍의 유입이 많은 것. 세 번째는 빠른 기류로 찬 공기를 묶는 제트기류가 강해져 극지방에서 찬 공기를 머금는 극 소용돌이를 가두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뜻했던 겨울과 달리 봄은 평년보다 비교적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4월의 평균기온(10.9℃)과 평균 최저기온(4.7℃)이 각각 평년보다 1도 이상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측 이래 가장 추운 달로 하위 5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가장 늦은 4월의 봄 눈을 본 이유이기도 했다. 특히 찬 공기로 인한 기압변화가 커지면서 4월 말(21~25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매우 강한 바람(최대풍속 12.7~25.6m/s)이 불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7m/s~25m/s는 간판이 날아가는 강도다.

기상청은 “바이칼 호 북서쪽에 강한 따뜻한 공기가 고위도에서 정체하면서 서쪽으로 부는 편서풍이 약해지고, 북서쪽에서 부는 찬 바람이 우리나라에 자주 유입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월별 기온 변동 폭이 컸던 여름철, 6~8월

보고서는 2020년 6~8월의 여름철 평균기온 차가 과거와 달리 매우 컸다고 밝혔다. 우선 6월의 평균기온은 22.8℃로 평년 대비 1.6도 가량 높았다. 최고기온은 1.5도 더 높은 28℃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무더위에 원인은 북태평양에 고온다습한 공기와 서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보고서는 7월의 평균기온이 6월 보다 낮은 22.7℃를 기록한 것을 이례적인 역전 현상이라고 보았다. 이에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머물렀고, 남쪽의 따뜻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지 않으면서 정체전선을 따라 비가 많이 왔다. 그로인해 기온이 낮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무더위가 빨리 사라졌다는 생각도 잠시, 보고서는 8월에는 중순 부터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8월의 평균기온이 26.6℃로 평년보다 1.5도 높았고, 열대야 일수는 7.9일로 평년보다 5.2일이나 더 길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 대기에 더운 공기가 자리잡은 것”이라며 “상층에는 기온이 높은 티벳 고기압이 있었고, 하층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위치한 이유다. 이로인해 장마철 이후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강수량 차이가 컸던 가을, 10~11월

10월과 11월은 강수량이 대비되는 모습이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10월은 관측 이래 2번째로 강수량이 적은 달이라고 평가했다. 전국 강수량은 10.5mm, 강수일수는 2.6일로 가장 최하위였던 2004년의 강수량(6mm)와 비교해 건조한 날씨가 관측됐다. 특히 서울은 0.0mm로 기록됐다.

이에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부터 북상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동풍으로 대부분의 태풍을 서쪽으로 보냈다”며 “그 결과 우리나라는 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기압이 낮아 비를 몰고오는 기압골의 영향도 적어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보고서에 따르면 11월은 중순(19일)을 기준으로 서울 일일 강수량이 최고치(86.9mm)를 기록한 날이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상공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북서쪽에서 유입된 찬 공기가 만나 대기가 불안정해 많은 가을비가 내렸다. 서울, 춘천 등의 일강수량이 역대 11월 중 가장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다음기사는 장마철 변동과 태풍 발생을 통해 2020년 여름철 이상기후를 알아본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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