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의 새 패러다임...한화다운 길“
‘탈석탄 금융’ 선언한 한화그룹 금융 6개사
한화큐셀, 재생에너지 기업 최초 RE100 선언
태양광·수소 등 그린에너지 관련 활동 강화
ESG 위원회 신설...지속가능 활동도 강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소비시장의 큰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쓰레기와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겠다고 나선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거리로 나가 직접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이지만 더 필요한 게 있습니다. 기업의 변화입니다. 소비자들의 작은 실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친환경적으로 만들면 기후변화 대응도 탄소중립도 한 발 더 가까워집니다. 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CEO의 주도로 환경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선언한 기업, 최근 들어 환경 관련 행보를 늘려가는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네 번째는 탈석탄 등 탄소저감 활동과 ESG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입니다. [편집자 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한화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속가능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겠다”면서 ESG 강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화는 최근 계열사 ESG 경영 지원·자문 및 그룹 차원의 관련 활동 등을 위한 '한화그룹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속가능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겠다”면서 ESG 강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화는 최근 계열사 ESG 경영 지원·자문 및 그룹 차원의 관련 활동 등을 위한 '한화그룹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산업은행과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하고 그룹내 6개 금융사가 일제히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는 등 지속가능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주요기업들이 ESG 관련 행보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한화 그룹 김승연 회장이 “지속가능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것이 ‘한화다운 길’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속가능경영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하고 ESG 역시 강화하면서 경영활동 면면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언급했다.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나섰다.

김승연 회장이 관련 내용을 강조한 후 주요 계열사들도 실제 행동에 나섰다. 금융사들을 탈석탄을 선언했고 한화큐셀은 한국형 RE100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산업은행과 최대 5조원 규모의 금융 협력을 진행하면서 해당 자금을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 ”지속가능경영의 새 패러다임...한화다운 길“

김승연 회장이 그룹의 방향성에 대해 가장 최근에 언급한 건 올해 발표한 신년사다. 김회장은 지난 1월 4일 공개된 신년사에서 지속가능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것이 한화다운 길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앞으로의 2~3년은 산업 전반의 지형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될 것” 이라고 전제하면서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지속가능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가장 한화다운 길’을 걸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김 회장은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경영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ESG와 같은 지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글로벌 기업의 핵심 경영 원칙으로 자리잡아 왔다”고 말하면서 “컴플라이언스 관점에서도 ESG를 강화해나가는 동시에 우리의 경영활동 면면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방향성으로 제시한 것은 신재생에너지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한화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리더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탄소제로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 경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한화 그룹의 주요 사업분야에 대해 언급했다. 방산과 에너지, 금융 등을 먼저 언급했고 미래 모빌리티와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을 예로 들면서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언급 후 바로 신재생에너지와 탄소제로 관련 내용을 언급한 것. 이와 더불어 그는 이날 “사회와 더불어 공존하고 도약하는 미래 비전을 차질없이 실행해 나가자”라고도 밝혔다.

◇ ‘탈석탄 금융’ 선언한 한화그룹 금융 6개사

신년사가 공개되고 하루 뒤인 지난 1월 5일, 한화그룹 금융 6개사가 일제히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고 나섰다. 당시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캐롯손해보험 등 한화그룹 6개 금융사가 “금융사장단 결의와 실무검토를 거쳐 탄소제로시대를 향한 '한화금융계열사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라고 밝혔다.

당시 한화는 뉴스룸을 통해 “탈석탄 금융 선언에 따라 한화그룹 금융 6개사는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일반채권이라도 명백히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용도로 사용될 경우에는 해당 채권을 인수하지 않으며 대신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는 지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탈석탄 금융 선언에 대해 “한화그룹이 지향하는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을 통한 지속가능경영'에 적극 동참하기 위한 금융계열사들의 첫 실행방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승연 회장의 신년사 발언과 앞서 지난해 10월 창립 68주년 기념사 발언을 소개했다.

김 회장은 당시 창립기념사에서 "기업은 경영의 모든 영역에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해 평가 받게 될 것이고, 이미 기업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며, ESG 경영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이 체결한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한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화그룹은 지난 5월, 산업은행과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산업은행은 한화그룹에 향후 5년간 최대 5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게 된다. 이 자금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M&A, R&D,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화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한화큐셀, 재생에너지 기업 최초 RE100선언

이로부터 한달여 뒤인 지난 2월 9일에는 한화큐셀이 재생에너지 기업 최초로 RE100을 선언했다. RE100은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RE100을 선언한 기업은 2050년까지 기존 소비 전력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당시 한화큐셀은 관련 소식을 전하며 김승연 회장의 신년사 발언도 함께 소개했다.

당시 한화큐셀은 “기업, 기관 등 전기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력을 선택적으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도입한 한국형 RE100(이하 K-RE100) 제도를 통해 RE100을 수행한다”라고 밝혔다. 한화큐셀에 따르면, 글로벌 RE100 캠페인은 연간 전기 사용량 100GWh(기가와트아워)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참여를 권고하지만 K-RE100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고자 하는 국내 산업용, 일반용 전기 소비자 모두 에너지공단 등록을 거쳐 참여할 수 있다.

한화큐셀은 “사업 분야에 있어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며 저탄소 친환경 경제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제조 및 사업 수행 과정에서도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그린뉴딜 선도기업이자 글로벌 재생에너지 리더로서 위상을 굳히게 되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은 "세계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모듈 점유율 1위를 달성한 한화큐셀의 경쟁력을 적극적인 ESG 경영을 통해 더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친환경·저탄소 경제 시대에 탄소저감과 기후변화에 앞장서는 친환경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 태양광·수소 등 그린에너지 관련 활동 강화

태양광과 수소 등 그린에너지 관련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산업은행과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산업은행은 한화그룹에 향후 5년간 최대 5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게 된다. 이 자금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M&A, R&D,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은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양사는 녹색기술 관련 중소·중견 기업 육성을 위해 연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한화와 산은이 각각 300억원, 민간에서 400억원을 조달한다.

양사 협약식에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한화그룹은 그린에너지 사업 모델 고도화와 차세대 신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리더로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SG펀드와 관련해 "유망 중소·중견 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함께 멀리'의 발걸음은 국내 그린에너지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대표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다.

한화 계열사들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 투자를 위한 녹색채권(그린본드) 발행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올해 발행규모만 총 7천억원 규모다. 녹색채권은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 관련 자금 조달을 위한 특수목적채권으로 공인기관 인증을 받아야 발행할 수 있는 ESG채권 중 하나다. (주)한화는 친환경 사업 투자에 활용하기 위해 5월 초 1,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고 한화솔루션은 4월 유럽 및 아시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첫 녹색채권 해외공모를 진행했다. 10억위안(약 1,700억원) 규모로 기존 유상증자 자금과 함께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 한화건설이 발행한 녹색채권 1,200억원은 친환경건축물 건설,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철도 건설 프로젝트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미래 친환경 도심 이동수단인 UAM산업 환경 조성을 위한 ESG채권 2,6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 ESG 위원회 신설...지속가능 활동 강화

김승연 회장과 한화 그룹은 ESG 관련 활동을 꾸준히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27일 “계열사 ESG 경영 지원·자문 및 그룹 차원의 ESG 활동 등을 위한 '한화그룹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사업 분야별 ESG 전략 과제 수립 지원 및 정보 공유를 위한 교육 실시 등을 통해 각 계열사 ESG 경영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존 준법경영 협의체인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산하로, 위원장에는 한화컴플라이언스위원회 소속 조현일 사장이 선임됐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15개 계열사 ESG 담당 임원과 팀장 등 60여명이 참여하는 ESG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세미나에서는 국제 사회의 탄소중립 정책,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한국 정부의 추진 전략 및 세부 제도, ESG 관련 정부 정책, 녹색금융 활성화 전략 등을 다뤘다.

ESG 위원회는 ESG 경영에 대한 이해와 내부 수용성 제고를 위해 정기적으로 관련 세미나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등 ESG 전반에 걸친 주제를 선정해 관련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할 예정이다.

당시 한화그룹은 “ESG 경영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수립·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사회와 대표이사 중심의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를 통한 지배구조 선진화, 상생과 동반성장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위한 노력도 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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