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그것도 수돗가)에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60번째 사진은 놀이터 수돗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원 겸 놀이터 수돗가에 버려진 쓰레기 (이한 기자. 2021.6.22)/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원 겸 놀이터 수돗가에 버려진 쓰레기 (이한 기자. 2021.6.2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물은 우리의 생명이다. 맞는 얘기다. 기자만 주장하는 얘기가 아니라 사진 속 수돗가에도 그렇게 적혀있다. 건강을 챙기려고 하루에 2리터씩 물을 마시고 손을 열 번도 넘게 씻는 기자에게는 특히 그렇다. 마실때도 씻을때도 물이 항상 필요하니까 말이다. (물론 기자에게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놀이터 겸 공원이다. 기자는 초등학교도 아니고 ‘국민학교’를 나왔는 데 그 시절에는 운동장에서 축구하다 땀나고 목 타면 수돗가에서 그냥 물을 마셨다. 요즘 아이들도 수돗물을 많이 마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 수도꼭지는 공원이나 놀이터를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사진에서 보다시피 쓰레기가 쌓여있다. 심지어 누군가는 쓰다 버린 마스크까지 던져놓았다. 비말과 손때가 잔뜩 묻은 마스크 옆에서, 입 대고 먹다 버려놓은 아이스크림 찌꺼기와 쓰레기 앞에서 손을 씻거나 물을 마시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다른 사람의 소중한 공간을 함부로 더럽힌 사람은 도덕적으로는 물론이고 법적으로도 책임을 져야 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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