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소비량 상당부분 일회용 포장재”
한국인의 플라스틱 발자국은?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첫 번째 보고서는 그린피스가 발간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 일회용의 유혹>입니다. 이 보고서는 2회차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지구를 정복한 것은 인류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의 지구를 보면, 아니 당장 집 안을 잠시만 둘러보아도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주장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 2019년 12월 플라스틱을 주제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당시 그린피스는 “한국인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비량, 국내 재활용 문제, 정부의 규제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일회용 플라스틱과 포장재등의 문제를 폭넓게 다뤘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 2019년 12월 플라스틱을 주제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당시 그린피스는 “한국인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비량, 국내 재활용 문제, 정부의 규제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일회용 플라스틱과 포장재등의 문제를 폭넓게 다뤘다.

보고서는 1분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버려진다며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한 쓰레기의 82%가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라고 밝혔다. 또 전세계 바닷 속 폐기물에는 ‘포장재’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꼬집어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플라스틱 재앙이 경제 패러다임인 ‘생산→유통 및 소비→분리 및 배출→수거→폐기’ 구조에 일회용 문화가 더해진 결과라고 밝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린피스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절대 소비량 감축과 일회용 문화를 시행하는 관행 탈피, 그리고 친환경 제품 포장재 고안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 “플라스틱 소비량 상당부분 일회용 포장재”

그린피스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이 토양이나 강, 바다에 유입되면 정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플라스틱의 3분의 2 이상이 바닷속에 가라 앉아 해저 쓰레기장을 만들고 이로인해 바다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바닷속 버려진 플라스틱이 작게 분해돼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다시 인간과 야생동물이 섭취하는 악순환이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의 화학첨가제는 발암내분비교란 물질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화학첨가제는 제품의 기능, 외형, 유연성 등을 만들기위해 플라스틱의 첨가한 화학물질이다. 예를 들면, 폴리카보네이트(열가소성 플라스틱)에서는 비스페놀-A, PVC(폴리염화 비닐)에는 프탈레이트를 원료로 사용된다. 이 물질들은 인간의 생식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포장재도 마찬가지다. 보고서는 포장재처럼 식품 포장재에 사용된 화학 첨가제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연구를 계속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여러 화학물질이 섞인 혼합물질은 그 영향을 보통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중 포장재 및 용기 생산이 36%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건설재료 16%, 섬유 14% 순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의 합성수지 생산 비율과 비슷했다. 한국은 포장재 및 용기 생산이 40% 이상이다.

전 세계 산업별 플라스틱 누적 생산량 및 수명(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 산업별 플라스틱 누적 생산량 및 수명(그린피스 보고서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피스는 포장재가 플라스틱 소비량에서 가장 많은 재질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포장재의 평균 수명이 6개월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왜 포장재가 생산량과 소비량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며 “빠르게 버려지는 포장재는 다양한 형태로 가공됐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고 전했다. 결국 소각하거나 매립되면서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포장재의 재활용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일회용품’에 대한 불명확한 정의라고 주장한다. 포장재에 쓰이는 일회용 플라스틱 중 ‘일회용품’에 속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 

그린피스는 “국내는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법적 정의가 불명확하고 통합적인 규제 체계가 없다”며 “과일이나 채소를 소분 포장할 때 쓰는 비닐 포장재나 제품 포장용 PVC랩, 과자 봉지, 음료 용기 등의 플라스틱 포장재는 ‘일회용품’에 속하지 않아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13년도~2017년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단위: 천 톤/년)(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2013년도~2017년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단위: 천 톤/년)(그린피스 보고서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 한국인의 플라스틱 발자국은? 

그린피스가 제공한 환경공단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을 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생활계 폐기물은 208만톤에서 298만톤으로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 604만톤에서 796만톤으로 늘어난 것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린피스는 충남대 장용철 교수팀과 일회용 플라스틱 3가지 품목(생수 PET병, 일회용 플라스틱 컵, 일회용 비닐봉투)의 소비량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1인당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이 생수 PET병 96개, 일회용 플라스틱컵 65개, 일회용 비닐봉투 460개로 총 11.5kg, 586,500톤의 플라스틱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을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며 “다만 대표적인 일회용 플라스틱의 소비 현황은 한국이 얼마나 일회용 플라스틱을 과도하게 사용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 가장 많이 쓰는 품목을 파악해 감축의 우선순위를 둬야한다. 그 순위에 따라 규제 및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기사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의 실태와 규제 및 방안에 대해 다룬다. 그린피스는 이 내용도 보고서에서 자세히 다뤘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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