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2016년 전기차 전용 보험 첫 출시...DB손해보험도 내놔
전기차 늘었는데 전용 보험 단 2개?..."기존 내연기관차 보다 손해율 높아"

 
전기차 시장이 커져가는 가운데, 관련 산업 또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관련 보험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검토하는 보험사가 늘어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차 시장이 커져가는 가운데, 관련 산업 또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관련 보험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검토하는 보험사가 늘어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 없는 전기차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기차는 미래 대비 차원으로 개발·판매됐지만, 지금은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차세대 차량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정부는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오는 2035년 이후 내연기관 차량 판매 중단을 공식 건의했다. 이 가운데 아직 정부가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내연기관차 판매에 따른 패널티가 단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82만대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3.4%다. 친환경차가 전체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처음으로 1%를 넘은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이 커져가는 가운데, 관련 산업 또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관련 보험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검토 중인 손해보험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현대해상, 2016년 전기차 전용 보험 출시...DB손해보험도 전용 상품

현대해상은 지난 2016년 10월 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보험을 출시했다. 당시 현대차 아이오닉과 미국 테슬라 등 전기차 종류가 경쟁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와 전기차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개발됐다.

이 상품은 전기차 구매자들이 겪는 주행 중 방전에 대한 불안 및 충전소 부족 등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배터리 방전 시 '긴급충전 지원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행 중 연료 배터리가 방전되면 충전소까지 무료 견인서비스(최장 40km)를 받을 수 있다. 또 전용 콜센터도 상품 출시에 맞춰 구축해 이용자 편의를 높였다. 친환경 전기차 구매 시 보험료 3%를 할인해 주는 혜택도 포함됐다.

이후 현대해상은 올해 3월 전기차에 대한 사고 보상과 인프라 부족 등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기존 상품보다 사용자 중심으로 보장을 강화한 전용 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에는 사고로 배터리가 파손된 경우 차량 연식과 관계없이 새 부품으로 교환해주는 '전기차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 특약'과 사고로 차량 수리비가 차량가액을 초과하더라도 수리 후 차량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차량가액의 130%까지 보상해주는 '전기차 초과수리비용 지원 특약'을 신설했다. 

여기에 충전 중 발생할 수 있는 화재,폭발 및 감전사고와 차량에 발생하는 전기적 손해에 대해 '전기차 충전 중 위험보장 특약'으로 보장내용을 강화했다. 전기차 충전소 부족에 대한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제공하는 전기차 전용 견인 서비스는 현행 60km에서 100km로 무료서비스 거리를 대폭 확대했다.

현대해상 자동차상품파트 노무열부장은 "전기차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최소화 하고, 보장 공백의 우려를 해소하여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라며,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2017년 전기차 특성에 맞는 보험료 할인과 보장으로 구성된 개인 전기차 전용 자동차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사고로 배터리 손상 시 가입자의 부담 없이 새부품으로 교환해준다.  사고시 차량가액의 100%를 보상하고, 충전 중 상해사고도 보장한다. 

'전기자동차 SOS 서비스 특별약관'에 가입하면 최대 60km를 한도로 긴급 견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특약은 전기차 이용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전기차의 1회 충전시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일반자동차보다 짧은 것을 고려해 개발됐다.

◇ 전기차 늘었는데 전용보험 단 2개뿐?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은 전기차 보험을 특약 형태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특약은 공통적으로 '배터리 긴급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행 중 갑작스런 방전이나 충전소 부족 등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또한, 일반 자동차보험과 마찬가지로 무료견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견인 거리는 40~60 km다.

이처럼 빠르게 커지는 전기차 시장 규모와 달리, 보험사들의 전용 보험 출시는 다소 뒤처지고 있다. 이유는 전기차 보험 손해율이 가솔린·디젤 차량보다 높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에서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의미하는데, 사업비 등을 감안해 업계는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손해율은 차량 사고 후 수리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수록 높아진다. 한 손해보험사의 경우 전기차 보험 손해율이 95~113%로 유독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164만원이었다. 내연기관차의 143만원정도로 21만원 정도 비싸다. 전기차 평균 부품비도 95만원으로 내연기관차 76만원보다 19만원 가량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상품 출시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나와있는 전기차 보험도 일반 자동차보험에 전기차 전용 특약이 추가된 형태고, 기존 자동차 보험으로도 전기차 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기차 전용 보험이 새롭게 만들어진다기 보다는 기존 자동차 보험에서 변형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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