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도, 재활용 정책도...마구 버리면 무슨 소용?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58번째 사진은 아름답지 않은 모습으로 떠난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플라스틱은 수백년이 지나도 썩지 않아서 문제고 그래서 재활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라벨을 없애든 소재를 바꾸든 소비자가 저렇게 버리면 백약이 무효하다. (이한 기자 2021.6.9)/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은 수백년이 지나도 썩지 않아서 문제고 그래서 재활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라벨을 없애든 소재를 바꾸든 소비자가 저렇게 버리면 백약이 무효하다. (이한 기자 2021.6.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공원이다. 시민들이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장기를 둘 수 있도록 마련한 벤치에 생수병과 요구르트병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아마도 몇 사람이 먹고 한 군데 모아둔 것 같다. 일행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버린 걸 보고 따라 버렸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누가 봐도 저기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페트병을 버릴때는 라벨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씻어 압착한 다음 뚜껑을 닫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재활용이 잘 된다. 물론, 정해진 장소에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플라스틱은 수백년이 지나도 썩지 않아서 문제고 그래서 재활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라벨을 없애든 소재를 바꾸든 소비자가 저렇게 버리면 백약이 무효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소비자들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재활용 잘 되는 제품을 만들고, 정부와 지자체가 자원순환 체계를 잘 갖춰 관리해야 한다고 말이다. 맞는 얘기다. 하지만 저런 사람들이 있는 한, 그 어떤 좋은 제품도, 꼼꼼한 정책도 그 역량을 십분 발휘하기가 어렵다. 쓰레기는 제발 정해진 장소에 버리자. 그런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배우지 않는가?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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