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산다 #대규모 어업 ②] “상업적인 시선으로만 바다를 보지 마라”
[줄여야 산다 #대규모 어업 ②] “상업적인 시선으로만 바다를 보지 마라”
  • 이한 기자
  • 승인 2021.06.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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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위험에 처한 바다, 의심 여지 없어”
위기의 바다 어떻게? “해양보호구역 늘려야” 주장도
“바다 보호 관련 법률이나 제도 등 마련 절실”

역사 이후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열 다섯번째 시리즈는 바다에서 이뤄지는 대규모의 상업적 어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공장식 축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 것처럼, 바다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어업도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는 견해와 그를 둘러싼 목소리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0%를 둘러싸고 있으며 지구 생명체의 80% 정도가 서식한다. 바닷속 생물은 공기중의 탄소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대기의 열을 저장해 기후변화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사진은 쓰레기 등이 버려진 바다 속 모습.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0%를 둘러싸고 있으며 지구 생명체의 80% 정도가 서식한다. 바닷속 생물은 공기중의 탄소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대기의 열을 저장해 기후변화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사진은 쓰레기 등이 버려진 바다 속 모습.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어업은 인류에게 식량과 일자리, 생계, 소득 등을 제공한다.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는 역할도 하며 소득원으로서 세계 식량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 이건 기자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장하는 얘기가 아니다. 그린피스가 최근 해양보호구역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해외 자료를 인용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내용이다. 바꿔 말하면, 어업을 나쁜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함께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다가 지구에서 맡고 있는 역할과 위치에 대해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0%를 둘러싸고 있으며 지구 생명체의 80% 정도가 서식한다. 바닷속 생물은 공기중의 탄소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대기의 열을 저장해 기후변화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바다가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런 바다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사실 새로운 지적은 아니다. 과거에도 오랫동안 여러 곳에서 관련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어서다. 하지만 앞선 기사에서 소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끌면서 바다에 대한 환경 논의 역시 최근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에 대한 반론도 제기

씨스피라시는 대규모 어업이 바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 지적에 공감하는 목소리는 높다. 쉽게 생각해 인류가 물고기를 너무 많이 잡으면 바다 속 생물다양성이나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지적한 내용이 모두 진실이라고 단정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씨스피라시가 언급한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고 ‘영화의 내용은 사실이지만 일부 통계가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반론을 들어보자. MSC(해양관리협의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씨스피라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MSC는 자신들을 “남획 및 해양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미래의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비영리기구”라고 소개한다. 본지에서도 이 내용을 ‘환경경제 용어사전’ 등의 기사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씨스피라시는 바다와 관련된 광범위한 이슈를 조명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지속가능한 수산물 운동, 특히 ‘해양관리협의회(MSC)’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남획으로 인한 위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영화 속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들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입장문은 8일 오후 현재에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공개돼있다.

MSC는 ‘지속가능한 어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수산자원을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관리한다면 자원량을 회복할 수 있으며 어장이 다시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반론했다. ‘MSC 인증 획득은 너무 쉽고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에는 “MSC가 소유한 엄격한 요구 사항을 모두 충족한 어업만이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해당 업계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으며 독립적이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MSC가 상업적 기관이 아니며, 수산기업 및 제3자 인증기관으로부터 어떠한 수익도 받지 않는다”고 맞섰다.

◇ 환경단체 “위험에 처한 바다, 의심 여지 없어”

일부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과 반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목소리가 있다. 바다의 위기를 논의 테이블 위로 꺼내는 효과가 있었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환경 관련 업계에서는 씨스피라시에 대해 ‘바다가 위기에 처했다는 문제를 논의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자는 견해다.

MSC도 “(씨스피라시) 제작자가 주장하는 바의 상당수에 동의하지 않지만, 한 가지 동의하는 부분은 우리 바다가 남획으로 인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가 100억만 명에 달할 예정인 가운데, 우리 천연자원을 보다 책임감 있게 이용할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며 지속가능어업은 이러한 자원을 보호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도 뉴질랜드 사무소 커뮤니케이터 칼럼을 통해 “씨스피라시는 해양 환경에 대한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고 중요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 바다가 큰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해당 칼럼에서 지속가능한 어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바다를 구하기 위해 해산물 섭취를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밝히면서 “거대하고 체계적인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컬럼에서 그린피스는 “지구 곳곳의 지역사회는 어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데,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으로 어업을 유지하는 지역사회 주민에게는 ‘해산물 섭취를 중단하자’는 구호가 불아익으로 다가갈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남획 및 파괴적인 조업 활동으로 인해, 공해를 포함한 전 세계 바다의 어족자원과 해양생태계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플라스틱을 먹으려는 것으로 보이는 바다 거북이의 모습.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피스는 “남획 및 파괴적인 조업 활동으로 인해, 공해를 포함한 전 세계 바다의 어족자원과 해양생태계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플라스틱을 먹으려는 것으로 보이는 바다 거북이의 모습.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위기의 바다 어떻게? “해양보호구역 늘려야” 주장도

사실 바다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돼왔다. 가장 최근에 지적한 목소리는 그린피스가 지난 7일 발행한 해양보호구역 관련 보고서다. 그린피스는 ‘위기의 바다를 위한 해결책, 해양보호구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현재 바다가 직면한 위기를 4가지 지점에서 소개했다. 그 중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이 바로 "무분별한 어업"이다.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남획 및 파괴적인 조업 활동으로 인해, 공해를 포함한 전 세계 바다의 어족자원과 해양생태계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어업이 인류에게 식량과 소독 등을 제공하며 세계 식량안보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지난 세기 동안 세계 수산업은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되는 심각한 변화를 겪었고, 이는 오늘날 수산업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해산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경제가 발전하고 삶의질이 개선되면서 부유층이 수산물을 더 많이 소비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업 발전으로 가축 사료 생산을 위한 어분 및 어유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며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어획량을 늘리려는 노력 역시 크게 강화됐다”고 밝혔다.

앞서 1회차 기사 등에서 소개한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는 부수어업 등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그린피스는 또 다른 관점에서의 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획득한 수산물은 해상에서 다른 어선이나 운반선으로 옮겨지므로 어선은 항만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조업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됐고, 이는 남획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전재 행위는 수산물의 원산지가 명확히 추적되지 않고 불법 행위도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불법, 비보고, 비규제 어업(IUU)이 쉬워진다”라고 언급했다.

◇ “해양 보호 관련 법률이나 제도 등 마련 절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을까 해양 관련 문제를 연구하는 환경단체들은 "바다를 상업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수자원을 활용해 일자리와 소득, 그리고 먹거리를 얻는 소중한 공간이지만, 그 시선만 가지고 바다를 평가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다. 이를 위해 법률이나 제도 등을 새로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린피스는 예전부터 꾸준히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주장해왔다. 그린피스는 앞서 언급한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바다 면적의 약 61%를 차지하는 공해(公海)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며 넓은 공해를 체계적,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국제법이 없어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 단체들도 지난 8일 세계 해양의 날을 맞아 관련 목소리를 냈다. 김솔 활동가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매년 축구장 40개를 가득 채울 양의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으며 쓰레기 중 37.8%는 그물, 부표, 낚시줄 같은 폐어구 쓰레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구 관리법을 통해 어구의 생산에서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버려진 어구에 의한 피해 등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박현선 시셰퍼드 코리아 대표 활동가는 “세계적으로 폐어구에 걸린 ‘유령어업’으로 인해 잡히는 해양 생물의 비율은 정상 그물 어획량의 30%에 달하며, 해수부의 수산정보포털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연근해 유령어업의 피해액이 한 해 3,7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하며, "폐어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바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수부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정홍석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원은 “바다는 해수부의 더딘 대응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루 빨리 상업적 조업을 금지하는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어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이들의 목소리를 또 다른 기사에서 다시 한번 소개할 계획이다.

줄여야 산다 3편에서는 해양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기관 등의 노력을 소개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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