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으로 읽는 환경 ⑰] 가정용 정수기 브리타 둘러싼 환경 시선들
[제품으로 읽는 환경 ⑰] 가정용 정수기 브리타 둘러싼 환경 시선들
  • 이한 기자
  • 승인 2021.06.08 08: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정용 정수기 환경 영향 둘러싼 두 가지 시선
“페트병 사용 줄인다” vs “플라스틱 필터 문제 있다”
브리타, “하반기 이후 필터 재활용” 계획 밝혀
CEO “살기 좋은 지구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친환경 기부·해양플라스틱 캠페인 등 진행

환경의 사전적(표준국어대사전) 의미는 ‘생물에게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또는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입니다. 쉽게 말하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바로 나의 환경이라는 의미겠지요.

저널리스트 겸 논픽션 작가 율라 비스는 자신의 저서 <면역에 관하여>에서 ‘우리 모두는 서로의 환경’이라고 말했습니다. 꼭 그 구절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이 책은 뉴욕 타임스와 시카고 트리뷴 등에서 출간 당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고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가 추천 도서로 선정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의 환경인가요?

주변의 모든 것과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환경이라면, 인류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 역시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24시간 우리 곁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며 환경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생활 속 제품들을 소개합니다.

열 일곱번째는 독일 정수기브랜드 브리타입니다. 이 제품은 간편하게 물을 정수할 수 있어 오랫동안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플라스틱 필터를 꾸준히 교체해야 하고 그 필터를 회수하거나 재사용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브리타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필터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 운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브리타를 향해 제기됐던 환경 관련 지적과 브리타가 최근 진행한 환경 관련 캠페인을 함께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브리타는 작고 가벼운 가정용 정수기다. 브리타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1966년 하인즈 핸커머가 ‘간편하게 수돗물을 여과해 마실 수 없을까’ 고민하다 그의 딸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브리타코리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브리타는 작고 가벼운 가정용 정수기다. 브리타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1966년 하인즈 핸커머가 ‘간편하게 수돗물을 여과해 마실 수 없을까’ 고민하다 그의 딸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브리타코리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요즘 페트병이 이슈다. 라벨을 없애거나 소재를 통일하고 재활용이 잘 되는 소재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수기 브랜드 브리타는 ‘플라스틱 페트병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자신들이 ‘친환경 정수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브리타를 향해서도 환경적인 지적이 있었다.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 필터가 매달 버려지니 이를 회사 차원에서 회수해 재활용하라는 지적이다. 브리타는 최근 이 지적을 받아들였다.

우선 브리타에 대해 먼저 소개하자. 기자가 ‘탄산수’를 처음 먹어본 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6년 독일에서였다. 환경 교육 등을 중시하는 독일 대안학교를 취재하러 슈투트가르트에 방문했는데 당시 현지 통역 담당자가 “보통 물 드릴까요, 아니면 여기서 먹는 물 마셔보실래요”라고 물어봤었다. 그 담당자는 ‘지하수에 석회질 성분이 있어서 대부분 물을 사 먹는데 탄산수가 인기가 많다’고 했다. 이번 기사에서 다룰 정수기 ‘브리타’는 바로 그 독일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사먹는 생수가 일상적인 나라에서 인기 브랜드로 성장한 가정용 정수기다. 

브리타는 쉽게 말하면 작고 가벼운 정수기다. 브리타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1966년 하인즈 핸커머가 ‘간편하게 수돗물을 여과해 마실 수 없을까’ 고민하다 그의 딸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1970년 최초의 정수기로 특허를 출원했고, 집 정원에서 시작한 브리타는 50여년이 지난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 가정용 정수기 환경 영향 둘러싼 두가지 시선

브리타는 용기에 필터를 꽂아 거기 물을 붓고 여과해서 먹는 가정용 정수기다. 첫 제품도 그런 방식으로 사용했다. 브리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바에 따르면 투명용기에 깔때기(내부 주전자)가 장착된 형태로 제작했으며 창립자 핸커머는 석회질과 물맛을 저해하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이온 교환 수지와 활성탄을 이용했다.

브리타는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바리스타와 레스토랑 경영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늘었다. 브리타는 “정수된 물맛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차나 커피, 요리에도 브리타로 정수한 물을 사용하니 맛과 풍미가 늘었고, 그에 따라 상업용 정수기 부문이 빠르게 성장했다”는게 그들의 설명이다. 비싼 장비 대신 간단한 필터를 설치하는 것 만으로도 유럽의 석회수를 효과적으로 정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 이에 따라 병원이나 요양원, 학교, 보육원 등에서도 브리타를 많이 사용했다.

브리타 정수기와 환경의 영향은 두 가지 시선으로 볼 수 있다.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공존한다. 우선 긍정적인 시선을 보자. 간단한 제품만 가지고도 물을 정수할 수 있으므로 페트병에 담긴 생수를 사먹지 않아도 된다는 시선이다.

브리타는 “필터는 천연 코코넛으로 만든 초정밀 입상활성탄과 이온교환수지가 수돗물 속의 중금속 등 불순물을 안전하게 걸러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리타 필터로 정수되는 물은 매년 40억 개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가지며, 적도 둘레의 35배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라고 밝혔다.

브리타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필터 하나당 500ml 생수 300개 분량의 물을 정수할 수 있으므로 PET병에 담긴 생수를 구매하는 대신 정수기를 꾸준히 사용하면 그 정도(매년 40억개) 분량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브리타는 최근 “2023년까지 연간 55억 일회용 플라스틱 병을 절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 플라스틱 필터 재활용 계획 밝힌 브리타

하지만 일각에서는 필터를 두고 환경적인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 필터가 버려진다는 문제 제기였다. 일부 소비자들은 브리타가 회사 차원에서 필터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알맹상점 고금숙 대표 등을 비롯한 환경 관련 단체나 소비자들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한 바 있다.

그들은 과거 “브리타에서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물을 마시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데 왜 우리는 한 달에 한번씩 플라스틱 필터를 버리고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여러 소재가 혼합되어 분리배출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필터 충전재인 활성탄은 코코넛으로 만들어져 자연분해가 가능하지만 이온교환수지와 섞여 있으며 너무 튼튼한 재질이라 플라스틱 케이스와 충전재 내용물을 분리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알맹상점과 십년후연구소, 여성환경연대 등 여러 단체들은 브함사(브리타 필터 재활용 캠페인에 함께 하는 사람들)라는 이름으로 브리타코리아에 재활용 회수 프로그램 및 필터 재사용 디자인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2020년 8월 진행한 이 서명에 152일 동안 소비자 1만 4546명이 서명하고 약 1500개의 필터가 수거됐다. 당시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브리타는 “지구 환경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 필터 수거 및 재활용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브리타는 최근 그 대책을 실제로 내놓았다.

브리타는 지난 5월 31일, “자원순환을 위한 필터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글로벌 재활용 컨설팅 전문기업 테라사이클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필터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 운영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브리타코리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브리타는 지난 5월 31일, “자원순환을 위한 필터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글로벌 재활용 컨설팅 전문기업 테라사이클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필터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 운영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브리타코리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살기 좋은 지구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브리타는 지난 5월 31일, “자원순환을 위한 필터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글로벌 재활용 컨설팅 전문기업 테라사이클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필터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 운영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브리타는 이 행보가 급하게 기획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브리타는 “지난 1992년부터 업계 최초로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을 도입해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는 자원순환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 한국 지사 설립 후 친환경 경영 가치를 우선시하며 필터 리사이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브리타는 “필터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은 간편한 수거 신청 시스템 구축을 통해 소비자가 간편하고 지속적으로 필터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커스 핸커머 브리타 CEO는 “브리타는 지속가능한 솔루션 구축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진심을 다해 더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가겠다”라며 지속가능성을 핵심으로 둔 기업 전략을 밝혔다.

테라사이클도 지난 6월 2일 “테라사이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글로벌 지사에서는 브리타와 파트너십을 맺고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면서 “테라사이클코리아와 브리타코리아 간의 업무협약은 아시아 지사 최초로 맺은 브리타 필터 재활용 파트너십”이라고 덧붙였다. 테라사이클 관계자는 7일 이 내용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 호주는 현지 법인끼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테라사이클은 “정수기 필터는 플라스틱을 포함한 혼합재질로 이루어져 일반 분리배출을 통해서는 재활용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양 사는 브리타 제품이 일회용 생수병 사용의 대안을 넘어서 사용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재활용에 참여하고, 실제 재활용까지 이어지도록 하여 선순환 사이클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릭 카와바타 테라사이클 아태지역 총괄은 “한국 소비자들이 그간 브리타 필터 재활용에 큰 관심을 가지고 기다려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내 재활용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 선도적으로 브리타 필터 재활용을 진행하게 되어 매우 뜻깊고,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친환경 기부·해양플라스틱 캠페인 등 진행

브리타는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 마련 이전에도 환경 관련 마케팅 활동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 인식을 제고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자는 취지로 ‘환경을 생각하는 음용습관’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 달간 네이버 해피빈 굿액션을 통해 진행되된 이 캠페인은 무분별한 일회용 플라스틱 남용으로 발생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문제 개선을 위한 일상 속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당시 브리타는 캠페인 기간 동안 소비자 참여로 모인 기금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제품 수익금의 일부를 환경 단체와 환경 사업 지원을 위해 기부한다고 밝혔다.

캠페인 페이지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등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고 지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댓글로 남기면 댓글 1개 당 500원씩 최대 1,000만원을 환경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캠페인 참여자들은 자동으로 적립되는 기부금 외에도 캠페인 종료 후 해피빈 ‘기부콩’을 지급받을 수 있어 환경 단체로의 직접적인 기부 참여도 가능했다. 브리타 관계자는 지난 7일, 본지에 “기부처와 액수 등 구체적인 내용을 현재 내부 정리 중이며 확정되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3월 22일에는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과거 브리타가 진행했던 관련 활동들을 소개한 바 있다. 브리타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2016년과 2017년, 세계적인 고래류 보호 단체인 WDC와 함께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인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

브리타는 “플라스틱의 일상적 사용이 해양 생태계와 인간에게 초래하는 부정적 결과를 소셜 미디어 채널과 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알리면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바다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힘이 개인에게 달려있음을 강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브리타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브리타는 친환경 트렌드가 대두되기 이전부터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 및 생산을 이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음용수를 제공하는 동시에 다양한 친환경 경영 활동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필터 리사이클링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을 진행하여, 소비자가 브리타 제품을 사용하는데 있어 진정성 있는 친환경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