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프로젝트·중소기업 금융 지원 확대
녹색 금융 상품으로 소비자 친환경 활동 독려

2021년 금융권의 가장 큰 화두는 ESG입니다. 최근 112개 금융기관이 기후금융을 위해 △탈석탄 선언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지지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기관 가입 등을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금감원 주도로 국내 5대 은행 등 28개사가 '기후 리스크 포럼'도 만들었습니다. 

최근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는 정부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해외 신규 석탄발전 공적 금융 지원을 중단하고,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에 500만 불 규모의 그린 뉴딜 펀드 신탁기금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정책금융의 녹색 분야 자금 지원 비중을 지금의 두 배인 13%까지 확대하고 녹색금융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5대 금융 지주사는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ESG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말로만 지속가능을 외치는 '그린워싱'이 아니라 소비자가 동참하는 녹색성장을 이루겠다는 시도입니다. 

주요 은행의 최근 행보를 ESG 경영과 녹색금융, 소비자 부문 등 3가지 시선으로 각각 나눠 소개합니다. 첫번째 순서는 저탄소 금융을 확대해 사회와 함께 발전하겠다고 선언한 하나은행입니다. [편집자 주]

박성호 하나은행장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박성호 하나은행장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ESG 경영 및 저탄소 금융을 확대해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은행'이 되겠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지난 3월 취임식에서 밝힌 포부다. 이 다짐은 하나은행의 최근 방향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ESG 금융의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금융권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환경, 지속가능 부문에 대한 총 60조원의 ESG 금융 조달과 공급을 목표로 잡았다. 여기에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및 석탄, 프로젝트 금융 제로를 실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의 핵심인 하나은행은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금융의 사회적 역할 수행에 보다 집중하기로 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나은행은 기획·예산을 담당하는 기존의 경영기획그룹과 인사·업무지원을 담당하는 경영지원그룹을 통합해 '경영기획&지원그룹'을 만들고, 이 조직 내 경영전략본부 하에 ESG기획 섹션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러한 큰 틀 아래 하나은행은 '지속가능금융 관리체계'와 '녹색채권원칙 및 녹색카테고리 원칙'을 두고 녹색금융을 모니터링한다. 지속가능금융 관리체계는 하나은행이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채권, 대출 등의 금융 조달을 위해 도입한 원칙이다. 여기에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은행에서 발행된 녹색채권 자금 및 지속가능채권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녹색카테고리 원칙은 전기차·전기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 및 태양·풍력·소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친환경 건축물 등에 대한 금융을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이같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하나은행은 각각의 지속가능금융거래에 대한 △자금 사용 △사업 평가 및 선정 △자금 관리 △보고에 대한 내용을 준수하도록 감독하고 있다.

◇ 친환경 프로젝트·중소기업 금융 지원 확대

이같은 ESG 경영 기조를 이어나가기 위해 하나은행은 친환경 기업의 금융 지원 등을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1월 사회 인프라 구축 등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5억유로 규모의 중장기 외화 채권을 발행했다. 하나은행은 환경과 관련한 기업·활동 등을 지원하기 위해 그린본드와 소셜본드가 결합된 ESG 채권을 지속적으로 공개해왔는데, 이는 2019년부터 선보인 'ESG 채권' 상품 중 하나다. 올해까지 발행한 채권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1000억원 규모의 친환경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는 그린론을 내놨다. 그린론은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에너지 효율화 등 친환경 사업으로만 용도를 한정하는 대출이다. 제3자 인증기관을 통해 자금의 사용처 및 성과에 관한 인증을 받고 금융기관으로부터는 녹색 금융의 일환으로서 자금을 지원받는다.

4월에는 기술보증기금과 'ESG 경영·한국판 뉴딜 기업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SG 경영 확산을 위해 은행과 금융 공기업이 함께하는 첫 협업 체계 구축 사례다. 총 1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기술력을 갖춘 친환경 기업·사회적 책임(사회적 안전망 강화) 기업·디지털 뉴딜 기업·지역균형 뉴딜 기업·하나은행 추천 ESG 우수 중소기업에 폭넓게 지원한다. 

최근에는 예금보험공사와 'ESG 금융 활성화를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ESG 금융, 그린 뉴딜 등과 관련된 우수환경기업 육성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이번 협약으로 공공기관과 금융사의 사회적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 녹색 금융 상품으로 소비자 친환경 활동 독려

하나은행은 소비자의 친환경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녹색 금융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는 예적금 상품인 '도전 365적금'은 2019년말 기준 478억 1500만원 가량이 모였다. 금융권 최초로 태양광발전소 건립자금을 지원하는 친환경 대출 상품인 '하나솔라론'은 지난 2010년말 기준 1222억원 가량이 공급됐다. 

여기에 최근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를 지원하는 ‘원더카 직거래’를 출시했다. 경차와 친환경차에 대해 연말까지 명의이전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원더카 직거래는 ESG(애쓰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하나은행 고객은 모바일 뱅킹 '하나원큐' 앱에서 '원더카 직거래'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 명의를 이전할 수 있다. 차량 매도자와 매수자가 중고차 직거래에 합의한 뒤 은행 앱을 이용하면 관공서나 차량등록사업소 등을 방문하지 않아도 중고차 직거래가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향후 기업시민으로써 지속가능금융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시민으로서 하나은행은 지속가능금융 을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채권, 대출 등의 금융 조달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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