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늘어나는 인류의 데이터, 어디에 저장하나
24시간 365일...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삼성전자 “데이터센터 메모리 바꾸면 7테라와트시 저감”

역사 이후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열 네번째 시리즈는 인류가 점점 더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입니다.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는게 환경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편집자 주]

 
인류가 쌓아온, 그리고 앞으로 쌓아갈 인터넷 데이터 양이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은 이 많은 자료를 온라인을 통해 확인한다. 하지만 이 데이터도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저장돼있다. 그 자료들을 보관하는 곳을 ‘데이터센터’라고 부른다.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인류가 쌓아온, 그리고 앞으로 쌓아갈 인터넷 데이터 양이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은 이 많은 자료를 온라인을 통해 확인한다. 하지만 이 데이터도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저장돼있다. 그 자료들을 보관하는 곳을 ‘데이터센터’라고 부른다.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인류가 쌓아온, 그리고 앞으로 쌓아갈 인터넷 데이터 양이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은 이 많은 자료를 온라인을 통해 확인한다. 하지만 이 데이터도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저장돼있다. 그 자료들을 보관하는 곳을 ‘데이터센터’라고 부른다.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휴대전화 요금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무료통화’였다. 전화를 오래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요금은 내지 않는 요금제가 인기였다. 하지만 요즘 요금제에서 사람들이 더 관심을 두는 건 ‘데이터’다. 요즘 소비자들은 (무료 사용 가능한) 데이터가 얼마나 남았는지, 그리고 와이파이가 얼마나 잘 잡히는지에 관심이 많다.

기자도 스마트폰으로 한 달에 100GB를 사용할 수 있다. 할당량을 꽉 채워 쓰지는 않지만 와이파이로 사용하는 양을 고려하면 매월 수십기가바이트를 사용할테다. 삼성전자 뉴스룸이 시장조사기관(IDC IGIS)을 인용해 밝힌바에 따르면 2025년 세계 데이터 총량은 163제타바이트(ZB)다. 참고로 1제타바이트는 1조 기가바이트를 넘는다. 인류가 수십 년간 축적한 양보다 향후 2~3년간 증가하는 데이터양이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 늘어나는 데이터, 어디에 저장하나

수년전부터 ‘빅데이터’가 여러 산업 전반에 걸쳐 이슈였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남긴 흔적과 누군가와 주고받은 여러 행동들이 차곡차곡 쌓여 DB가 됐고 그 자료가 경제적으로 커다란 가치를 갖게 됐다. 자료의 양이 늘어날수록 가치도 커지는데 지금도 계속 그 자료는 늘어나고 있다.

늘어나는 데이터 사용은 최근 더 가파르가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경향이 강화되어서다. 학교 수업과 업무상 회의, 종교행사와 심지어 회식 등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5G 시대를 지나 6G 시대가 되면, 인류가 바다속 더 깊은 곳이나 심지어 우주로 나아가면, 자동차가 하늘을 날고 가상현실 같은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면 그 과정에서도 더 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또 쌓인다.

이 많은 데이터들은 모두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지만 사실은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저장된다. IT기업들은 커다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이 센터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곳이다. 네이버캐스트 ‘용어로 보는 IT’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서버나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I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한 건물 안에 모아 24시간 365일 운영하고 통합 관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저장장치인 스토리지 등이 설치된 시설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이 백과는 데이터센터가 인터넷 검색과 이메일, 온라인 쇼핑 등의 작업을 처리하는 공간이며 잠시라도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 이러한 기능이 마비되기 때문에 예비 전력 공급 장치와 예비 데이터 통신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는 차를 타거나 공장을 돌릴 때 발생한다고 생각되지만,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 소비되는 전기,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나 LTE 등의 네트워크가 데이터센터까지 연결되는 이 모든 과정에서 수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데이터는 인류가 일상적으로 사용해왔다. 그 자료들은 버려진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비닐처럼 눈에 보이는 곳에서 더러운 모습으로 충격을 주며 쌓이지는 않는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데이터는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와 분명한 관련이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24시간 365일...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데이터센터는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까. 24시간 365일 공급되어야 하는 전기에서 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네이버캐스트에도 이 문제를 언급했다. 네이버캐스트는 “과거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렸다”면서 “데이터센터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단일 시설로는 최대 규모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천 대의 PC가 24시간 365일 꺼지지도 않고 일을 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해당 문서에서 언급한 내용을 좀 더 살펴보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데이터센터 지속 가능성 표준화 이슈 현황’ 자료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정보통신(ICT) 부문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에너지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린피스가 2015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은 연간 1조9,730억kWh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문서는 이 내용의 출처를 ‘기업을 위한 컴퓨팅 호텔 (용어로 보는 IT, 이지영)’로 명시해두었다.

데이터가 오가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력량도 어마어마하다. 케임브리지 대학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기소비 지수’에 따르면, 한 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량은 74.01테라와트시(TWh)로 추정된다. 이 전력량은 칠레 등 남미 국가의 한 해 평균 전력 소모량을 능가하는 수치다. 웹검색 등 일상적인 온라인 사용에도 적잖은 전력이 소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 생산과 사용 등 에너지 분야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인터넷과 데이터센트는 환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데이터는 인류가 일상적으로 사용해왔다. 그 자료들은 버려진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비닐처럼 눈에 보이는 곳에서 더러운 모습으로 충격을 주며 쌓이지는 않는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데이터는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와 분명한 관련이 있다.

◇ 삼성전자 “데이터센터 메모리 바꾸면 7테라와트시 저감”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기업들도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앞으로 이어질 연재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어떤 방법으로 전력 사용을 줄이고 환경 영향력을 최소화하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서버에 저전력 메모리를 탑재해 전기를 줄일 수 있다는 조언도 이미 소개된 바 있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전략마케팅실장)은 지난해 7월, 자사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올해 1년 간 출하되는 전 세계의 서버에 삼성의 저전력 메모리를 탑재했을 때 연간 총 7테라와트시(TWh)에 해당하는 전기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도 과거 이 내용을 기사화한 적 있다. 당시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최 부사장은 당시 기고문을 통해 “2020년 생산되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HDD 대신 SSD를 탑재하면 연간 3TWh(테라와트시)를 절감할 수 있고, 서버용 D램도 DDR4 대신 최신 DDR5로 교체하면 1TWh의 전력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부사장은 “이렇게 절약된 총 4TWh의 전력량은 전국의 가로등을 1년 동안 켜거나 우리나라 전체 가구가 한 달간 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고 덧붙였다.

기고문에 따르면 수만 대의 서버가 뿜어내는 엄청난 열기를 식히기 위한 전기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많은 데이터센터가 아일랜드나 핀란드, 스웨덴에 자리하고 있다. 차가운 공기와 해수를 이에 이용해 효과적으로 식히기 위해서다. 최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을 줄이면 발열량 자체도 줄어들어 이를 식히기 위해 필요한 전력 소모 또한 줄어든다”고 전하면서 “이 전력량을 환산하면 연간 3TWh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최 부사장은 “이렇게 아낀 총 7TWh의 전력량은 화력발전소 2.5기를 대체할 수 있는 양”이라고 언급했다. "데이터 사용의 증가로 매년 서버의 수도 증가하고 있고 반도체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기에 해를 거듭할수록 저전력 메모리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줄여야 산다 3편에서는 수도권에 몰려있는 인터넷 데이터센터에 대한 문제의식과 전력수급 대책 등을 살펴본다. 이어 4편에서는 국내 주요 기업 데이터센터에 적용된 환경 친화적인 기술들을 소개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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