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반드시 갖춰야 할 글로벌 아이덴티티”
효성티앤씨 “5월부터 종이컵 없는 사무실”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 지속가능경영 실천”
탄소섬유, ESS 등 B2B 분야에서도 친환경 성과
“친환경 에너지 기반 전력 사업 강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소비시장의 큰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쓰레기와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겠다고 나선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거리로 나가 직접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이지만 더 필요한 게 있습니다. 기업의 변화입니다. 소비자들의 작은 실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친환경적으로 만들면 기후변화 대응도 탄소중립도 한 발 더 가까워집니다. 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CEO의 주도로 환경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선언한 기업, 최근 들어 환경 관련 행보를 늘려가는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최근 ESG 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지속가능경영체게 구축을 본격 선언한 조현준 효성 회장입니다. [편집자 주]

 
효성티앤씨 임직원들이 생활 속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선다. 친환경 섬유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쓰레기도 줄이겠다는 취지다. (효성티앤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효성은 친환경 리싸이클 섬유사업과 수소·태양광·ESS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을 폭넓게 확대해온 기업이다. 최근에는 그룹 지주사 차원에서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효성티앤씨 본사 등을 ‘종이컵 없는 사무실’로 지정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효성티앤씨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효성은 친환경 리싸이클 섬유사업과 수소·태양광·ESS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을 폭넓게 확대해온 기업이다. 최근에는 그룹 지주사 차원에서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효성티앤씨 본사 등을 ‘종이컵 없는 사무실’로 지정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평소 환경 관련 발언을 꾸준히 내놓은 CEO다. 그는 “ESG경영이 중요한 아이덴티티”라고 강조하고 환경보호 등을 통해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자원선순환시스템을 구축해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전력 사업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고도 밝힌 바 있다. 조현준 회장과 효성그룹의 최근 행보를 짚어본다.

◇ “ESG경영, 반드시 갖춰야 할 글로벌 아이덴티티”

효성그룹 지주사 ㈜효성이 지난 4월 29일 “환경·사회·지배구조에 관한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내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담당해 온 투명경영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효성은 “환경보호, 사회적 안전망 등에 대한 고객과 사회, 주주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ESG경영위원회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가 수행해 온 특수관계인 간 거래 심의,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경영사항 의결 등의 역할을 계속 맡는다. 그러면서 ESG관련 정책 수립, ESG 정책에 따른 리스크 전략 수립, 환경·안전·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투자 및 활동 계획 심의 등을 진행한다. 지주사와 별도로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주요계열사들도 대표이사 직속의 ESG경영위원회를 상반기 중으로 설치해 운영한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ESG 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덴티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성장함으로써 주주들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효성은 지난 2018년 투명경영 강화와 독립경영체제 구축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했으며, 지난 해말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8년, 기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던 관행을 깨고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했다. 또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외이사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한 바 있다.

효성은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ESG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효성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효성은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ESG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효성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효성티앤씨 “5월부터 종이컵 없는 사무실”

효성 그룹사들은 환경 관련 다양한 행보를 펼쳐왔다. 효성티앤씨는 종이컵 없는 사무실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5월 3일부터 마포·반포 본사 임직원 46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친환경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사무실 개인컵 사용’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 캠페인은 지난 2월 효성티앤씨 김용섭 대표가 참여한 친환경 캠페인 ‘고고챌린지’의 후속으로 일상 속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기획됐다.

효성티앤씨는 본사 탕비실 등에 비치된 종이컵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없애기로 했다. 임직원들은 지난 4월 말까지는 컵과 일회용품을 함께 사용했고 5월 부터는 개인용컵을 사용한다. 회사가 임직원들을 위해 컵 구입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효성에 따르면, 지난해 효성티앤씨가 본사 사무실 내에서 사용한 종이컵은 약 19만개로 추정된다. 이번 캠페인으로 효성티앤씨는 일상생활 속에서 종이컵 사용을 줄여 연간 약 2톤(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는 “효성티앤씨는 재활용 섬유 ‘리젠’으로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에 기여하는 등 친환경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직원들과 함께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효성티앤씨는 서울시·제주시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리젠서울’, ‘리젠제주’ 등의 섬유로 재활용하는 ‘리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수광양항만공사 등과 협업해 수거지역을 해양까지 넓혀 ‘리젠오션’을 개발하는 등 국내 친환경 재활용 섬유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 지속가능경영 실천”

효성티앤씨는 앞서 4월 8일에는 친환경 섬유인 리젠으로 바다 살리기 프로젝트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직접 “자원선순환시스템 구축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사업 추진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해나가겠다”고 밝히며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4월 8일 여수광양항만공사, 친환경 패션 브랜드 플리츠마마와 함께 항만의 입출항 선박에서 나오는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리젠오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항해 중인 선박 내에서 사용된 페트병 등으로 해양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획됐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출항 선박에서 사용한 페트병을 분리배출 하기 위해 수거백을 제공하고, 회항한 선박에서 이를 수거한다. 효성티앤씨는 수거된 페트병을 재활용해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오션’으로 재탄생시킨다. 플리츠마마는 이 섬유로 옷, 가방 등 패션 제품을 만든다.

효성티앤씨는 네덜란드 친환경 인증기관 컨트롤유니온으로부터 바다 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임을 증명하는 OBP(Ocean Bound Plastic) 인증 획득도 추진한다. 최근 글로벌 브랜드에서 OB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효성티앤씨는 국내 최초로 인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은 그간 리젠을 필두로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자원선순환시스템 구축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사업 추진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티앤씨 친환경 섬유로 만든 카카오프렌즈 굿즈가 출시된다.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보냉백을 만들고 제품은 친환경 비닐로 포장하는 방식이다. 재사용 가능한 용기 등도 출시된다. (효성티앤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효성티앤씨 친환경 섬유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여러 제품으로 탄생했다.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보냉백을 만들고 제품은 친환경 비닐로 포장하는 방식을 거쳐 카카오프렌즈 등과도 협업했다. 재사용 가능한 용기 등도 출시했다. (효성티앤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탄소섬유, ESS 등 B2B 시장에서도 친환경 성과

효성의 환경친화적인 제품은 일반 소비시장 뿐만 아니라 B2B 시장에서도 여러 성과를 보였다. 지난 4월 2일, 효성첨단소재는 고압용기에 쓰이는 고강도 탄소섬유를 한화솔루션에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6년간 수소 차량용 연료탱크 보강에 쓰일 고강도 탄소섬유를 공급하는 계약이다. 공급 규모는 약 1,600억원에 이른다.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시장은 일본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순수 국산 소재인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는 경쟁사 대비 우수한 고강도 물성을 바탕으로 고압용기 용도를 집중 공략, 주요 글로벌 고압용기 업체들에 수년 간 공급해왔다”고 밝혔다.

탄소섬유는 안전성과 친환경성 때문에 차량의 CNG(Compressed Natural Gas) 연료 탱크나 수소 연료 탱크에 사용된다. 연료 탱크는 수백 기압의 고압 상태로 가스를 주입할 필요성 때문에 고강도 탄소섬유가 적용된다.

효성첨단소재에 따르면, 이 소재는 기존 금속 탱크보다 줄어든 중량으로 주행성능 향상은 물론 배출량 감소 효과가 있다. 고강도·고탄성·경량화라는 특성상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항공 우주, 선박용 연료 탱크 등 다양한 용도로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효성첨단소재는 2008년부터 본격적인 탄소섬유 개발에 돌입해, 2013년부터 전주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며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을 론칭했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전주공장에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4,000톤 규모까지 증설하여 공장을 가동 중이다.

황정모 효성첨단소재 대표이사는 “탄소섬유는 기후변화대응과 수소경제 활성화 추진의 핵심 소재”라며 “탄섬의 소재기술로 안전하고 깨끗한 뉴 모빌리티 구현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친환경 에너지 기반 전력 사업 강화”

해외 ESS 시장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지난 3월 17일에는 효성중공업이 영국 최대 전력투자개발사 다우닝사와 50MW급 ESS(에너지저장장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조현준 회장이 글로벌 전력시장의 신재생에너지 중심 재편 경향을 언급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전력 사업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효성중공업이 공급하는 50MW급 ESS는 영국 전력 공기업인 내셔널 그리드社 송전망에 연결돼 사용된다. 효성중공업은 PCS(전력변환장치), 배터리, EMS(에너지관리시스템) 등 ESS 시스템 전체에 대한 설계 및 공급부터 설치 후 10년 간 유지 보수 관리에 이르기까지 ESS 시스템의 토털 솔루션을 공급한다.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ESS는 에너지저장장치로 특히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사용에 필수적인 설비다.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미래 전력?에너지 산업의 핵심 설비로 주목받고 있다.

50MW급 이상 대용량 ESS의 경우 국가 송전망, 대규모 공장 등 중요 설비에 직접 연결이 되는 경우가 많아 에너지 저장 능력 및 전력 변환 효율 등이 중요해 기술력이 특히 요구된다. 대용량 ESS는 전체 ESS 시장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평소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전력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전력 사업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월 전남도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 일환으로 최근 국내기업 최초로 녹색에너지연구원과 중압 직류송배전시스템인 30MW급 MVDC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전력공사와 저압 직류송배전시스템(LVDC: Low Voltage Direct Current)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조현준 회장은 당시에도 “전력 산업부문 토탈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차세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원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는 효성의 행보는 조현준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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