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바람·물...재생가능한 에너지 변환시켜 이용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작년 12월 기준 약 5.41%
앞다퉈 RE100 선언한 국내외 주요 기업
재생에너지 늘리기 위한 산업계 숙제는?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과 경제를 함께 다루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따로 떼어 구분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역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많아져서입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도 살리자는 의도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경제신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서른번째 순서는 최근 환경 또는 경제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재생에너지’입니다. 무엇을 재생하는 에너지일까요? [편집자 주]

인류는 전기 없이 살 수 없다. 어디서 무얼 하든 인간의 산업과 경제활동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전기가 주로 그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이 에너지를 석유나 석탄 또는 천연가스 등에서 얻는다. 그런데 에너지를 얻고 사용하는 과정에서는 늘 탄소가 배출된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탄소배출이 적은 방법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그런 맥락에서 등장한 단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인류는 전기 없이 살 수 없다. 어디서 무얼 하든 인간의 산업과 경제활동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전기가 주로 그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이 에너지를 석유나 석탄 또는 천연가스 등에서 얻는다. 그런데 에너지를 얻고 사용하는 과정에서는 늘 탄소가 배출된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탄소배출이 적은 방법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그런 맥락에서 등장한 단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인류는 전기 없이 살 수 없다. 어디서 무얼 하든 인간의 산업과 경제활동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전기가 주로 그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이 에너지를 석유나 석탄 또는 천연가스 등에서 얻는다. 그런데 에너지를 얻고 사용하는 과정에서는 늘 탄소가 배출된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탄소배출이 적은 방법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그런 맥락에서 등장한 단어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재생에너지’라고 입력하면 많은 기사가 나타난다. 재생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사들이다. 출처와 내용도 다양하다. 우리나라 지자체 소식을 전하는 뉴스는 물론이고 남북협력, 국내외 주요기업, 그리고 탄소배출 등과 관련한 여러 뉴스가 검색된다. 재생에너지가 탄소배출을 줄이므로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런데, ‘재생에너지’가 뭘까?

기자는 최근 에너지 또는 환경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지는 않은 일반 소비자 지인들에게 ‘재생에너지’가 뭔지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어떤 이들은 ‘친환경에너지’ 라고 답했고 또 어떤 이들은 ‘태양광 같은 것들이 재생에너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어떤 소비자는 ‘한번 사용하고 또 재사용 할 수 있는 에너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누가 맞고 누가 틀렸을까?

◇ 태양·바람·물...재생가능한 에너지 변환시켜 이용

재생에너지는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뜻한다. 쉽게 말하면 에너지 자체를 한번 사용하고 다시 재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에너지를 만드는 동력원이 재생가능하다는 의미다. 석탄이나 석유처럼 땅속에 일정량만 묻혀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에너지원 말고, 햇빛이나 물, 바람, 지열(땅의 열기) 등을 가지고 만드는 에너지다.

정확한 규정을 보자.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에서 규정한 내용을 확인하면 된다. 해당 법률 제2조 2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란 햇빛·물·지열(地熱)·강수(降水)·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다. 그 중에서 아래 8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면 재생에너지다.

8가지 항목은 이렇다. 태양에너지,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생물자원을 변환시켜 이용하는 바이오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범위에 해당하는 에너지, 폐기물에너지(비재생폐기물로부터 생산된 것은 제외한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범위에 해당하는 에너지 등이다. 마지막으로 그 밖에 석유·석탄·원자력 또는 천연가스가 아닌 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에너지를 포함한다.

뉴스나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또 다른 단어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다. 이건 또 뭘까. 이건 한 단어가 아니라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 각각 이해하면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경제용어사전에서도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위에서 언급한 법 조항에 따르면 신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수소ㆍ산소 등의 화학 반응을 통하여 전기 또는 열을 이용하는 에너지”를 뜻한다. 그 중에서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석탄을 액화·가스화한 에너지 및 중질잔사유(원유를 정제한 후 남은 최종 부산물)를 가스화한 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범위에 해당하는 에너지, 마지막으로 그 밖에 석유·석탄·원자력 또는 천연가스가 아닌 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작년 12월 기준 약 5.41%

석유나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는 흔히 ‘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신에너지나 재생에너지로 활용하고 있을까? 석탄 화력발전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여러 곳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실제로 그 비율이 크게 바뀌고 있을까?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공개한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국내 1차에너지 공급 총량은 약 2,771만toe다 그 중 신·재생에너지 및 기타는 약 150만toe로 전체 5.41% 규모다. 석유 964만(34.78%), 액화천연가스 703만(25.36%), 석탄 622만(22.44%)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다만 그 비율은 과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늘었다. 신·재생에너지 및 기타 분야는 지난 2014년 12월 기준 106만toe를 기록하면서 처음 100만을 넘어선 바 있다. 당시 기준 전체 1차에너지 공급 총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미 기타 분야 비율은 약 3.86%였다.

앞으로 이 비율은 늘어날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겠다고 선언하는 중이어서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영문 약자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100%)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의미다. 평소 ESG에 관심 많기로 유명한 SK그룹이 지난해 11월 “SK텔레콤 등 8개사가 한국 최초로 RE100에 가입한다”고 밝혔고, LG화학도 RE100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화큐셀도 국내 사업장 RE100을 선언했다.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앞다퉈 RE100 선언한 국내외 주요 기업

본지는 과거 ‘환경경제 용어사전’ 기획 기사를 통해 RE100에 대한 개념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RE100 캠페인에 참여하려는 기업은 충족해야 할 요건이 있다.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기로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하며, 100% 달성을 위한 명확한 전략과 일정을 수립하고 이니셔티브 가입 후 12개월 내 100% 재생에너지 달성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

달성 목표일을 포함해 2050년까지 100%, 2040년까지 90%, 2030년까지 60% 요건을 최소한으로 만족하는 재생에너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매년 재생에너지 전략과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RE100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직접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통해 자가 전력을 생산하거나 외부로부터 재생 전력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다.

해외는 어떨까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RE100 주요 내용 및 국·내외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기준 약 280여 개의 글로벌 기업이 RE100 선언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100%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보고서에서 “2014년 9월 RE100이 시작된 이후, 캠페인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가입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기준 전 세계 283개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미국 기업(65개)과 영국기업(37개)이 가장 많다. 애플과 BMW 등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자발적 선언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행 실적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을 통해 선언한 목표를 기한 내에 달성하기 위하여 자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협력 기업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기업에도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RE10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직접 발전 설비를 설치함으로써 초기 비용을 부담하기보다 외부구매를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재생에너지 늘리기 위한 산업계 숙제는?

RE100을 경제적으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기업지배구조원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세계적 흐름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EU 및 미국 등 탄소국경세 도입 등 무역규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면 글로벌 경쟁력 약화, 해외 자금조달, 기업 신용등급 유지 등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으며, 석유화학이나 철강 등 국내 주력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전력시장은 기업 등 소비자가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 제한적이고 기업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발굴 및 시행에 있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기업지배구조원은 “국가 차원에서도 자발적 기업의 노력이 퇴색되지 않도록 재생에너지 발전 및 구매 시, 세제 혜택 지원, 재생에너지 시설 투자 지원, 전력구매 사용방법의 다변화 등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를 제시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시사경제용어사전은 “초기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화석에너지 고갈문제와 환경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언급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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