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업계부터 뷰티 업계까지 다양한 콘셉트 세계관 눈길
MZ세대 브랜드 몰입 높이고 구매 유도까지 일석이타
소비자 참여로 세계관이 놀이로 성장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캐릭터. (빙그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캐릭터. (빙그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최근 유통가 마케팅에 ‘세계관’이 적용되고 있다. 세계관 마케팅이란 브랜드 자체의 세계관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EBS의 유명 캐릭터 펭수는 인기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남극에서 헤엄쳐온 펭귄이라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과거 세계관 마케팅이 영화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주로 활용돼 ‘팬덤’을 형성했다면 최근에는 MZ세대를 주 고객으로 하는 식음료 및 뷰티 브랜드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탄탄하게 짜여진 세계관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와 방향성을 전달하면 브랜드 몰입을 높이고 구매 유도까지 일석이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대표적인 이색 세계관에는 빙그레 유니버스가 있다.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는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라는 콘셉트로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가상의 캐릭터다. MZ세대를 겨냥한 캐릭터로 빙그레 대표 제품으로 의상과 소품을 스타일링했다. 빙그레우스 등장 이후 빙그레 SNS 팔로워는 급증했다. 

빙그레는 빙그레우스 세계관의 인기가 높아지자 투게더, 메로나 등 자사 제품을 의인화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빙그레 왕국 세계관’을 구축해 나갔다. 각 브랜드를 대표할 가상의 인격을 만들어 성격과 서사를 부여한 것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올해 시간여행자 ‘심삿갖’을 SNS 홍보 담당자로 영입했다는 콘셉트로 세계관을 도입했다. ‘심삭갖’은 신세계면세점의 초성을 활용해 만들어진 이름으로 조선시대 명례현에서 상단을 운영하다 운영히 시간여행을 한 거상으로 신세계면세점 홍보 담당자로 취직해 SNS 채널을 운영하게 됐다는 설정을 갖고 있는 캐릭터다. 신세계면세점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MZ세대가 선호하는 세계관 마케팅을 적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라면 업계에서도 세계관 마케팅을 도입학 있다. 농심은 유튜브 채널 ‘라면공작소’를 통해 연재 중인 웹드라마 ‘썸 끓는 시간’ 시리즈 속 캐릭터가 인스타 계정을 만들어 운영한다는 세계관을 밀고 있다. 드라마 속 캐릭터를 현실세계에서 인정하고 스토리텔링에 맞는 제품을 노출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오뚜기는 게임 콘셉트의 세계관을 차용, 가상 게임 세계관을 배경으로 ‘게이머즈컵 힐러 고기짬뽕’ 컵라면을 선보였다. 게이머즈컵은 게이머들로 이뤄진 가상 왕국에서 펼쳐지는 요리대회로 이 대회에 출전한 첫 번째 캐릭터 ‘힐러’가 낸 요리가 ‘고기짬뽕’이라는 콘셉트다. 상품에 대한 설명도 게임 스킬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제품의 핵심 건더기인 돼지고기, 목이버섯, 양배추를 듬뿍 추가하는 ‘대지의 기운’, 강력한 불의 기운으로 고기짬뽕의 화끈한 불맛과 얼큰한 매운맛을 발현하는 ‘불의 정령 소환’ 등 컵라면의 특징을 게이머즈컵 힐러의 스킬로 색다르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의 대표 캐릭터 호치를 필두로 한 캐릭터 세계관이 형성돼 있다. 삼양식품은 웹툰 ‘라면의 정수’에 호치, 넹, 묘찌로 구성돼 있는 ‘호치와 친구들’을 등장시켰다. 호치는 불닭볶음면에, 넹은 유기농 우유에, 묘찌는 짜짜로니 캐릭터로 기획돼 관련 굿즈와 콜라보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 소비자 참여로 세계관이 놀이로 성장

뷰티 브랜드에사도 세계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유래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이는 아이소이가 지난달부터 광고 캠페인 ‘나는 소이’를 전개하며 ‘아이소이 세계관’을 펼치는 중이다. 아이소이를 사용하는 누구나 ‘인간 아이소이’가 될 수 있다는 캠페인으로 광고 속에서 배우 천우희와 유태오가 각각 ‘소이’, ‘인간 잡티세럼’ 역할을 맡았다. 

아이소이 마케팅 담당자는 “아이소이 세계관을 통해 잡티세럼의 성분 이야기는 물론 다양한 인증절차, 해외에서 인정 받기까지의 성장스토리를 다각적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소이는 ‘안써봤다 아이소이’를 뜻하는 ‘안소이를 찾습니다’라는 서브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소이’, ’안소이’라는 캐릭터를 부여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세계관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야쿠르트는 자사의 인기 제품에 각각의 세계관을 가진 부캐를 적용해 5인조 아이돌 그룹으로 탄생시켰다. 업계 최초로 사이버 아이돌 ‘HY-FIVE(하이파이브)’ 데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각 멤버의 이름은 위르, 뚜리, 쿠퍼, 야츄, 쿠르로 각각 윌, MPRO3, 쿠퍼스, 하루야채, 야쿠르트라이트 등 한국야쿠르트 5개 제품을 형상화한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각 캐릭터에 적용할 목소리를 찾는 대국민 온라인 오디션을 진행하고 인스타그램 웹툰을 통해 데뷔 과정을 공개하고 음원을 낸다는 계획이다. 

아이소이나 한국야쿠르트는 이미 형성된 세계관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 세계관 안에서 함께 놀이를 즐기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데에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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