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불능의 지구, 우리는 어디로 떠나야 하나요?
거주 불능의 지구, 우리는 어디로 떠나야 하나요?
  • 이민선 기자
  • 승인 2021.05.0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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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가 전 세계 140개국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장기화가 아동의 삶에 미칠 영향을 조사했다. 유니세프는 팬데믹 장기화로 어린이 사망자가 200만 명 늘어날 수 있고 영양실조 어린이가 700만 명 추가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한 식수와 위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기후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에 가장 적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기후변화에 책임이 큰 어른보다 어린이들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처럼.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갓 서른이 된 기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미세먼지나 기후위기, 기후변화와 같은 말은 흔치 않았다. "헤어스프레이에서 나오는 프레온 가스가 지구 오존층을 뚫어 지구는 점점 더워질 것이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살 자리가 없어진다." 처럼 먼 얘기로 다가왔다. 

약 20년이 지난 지금, 기후변화는 현실이 됐다. 실제로 빙하가 녹는 속도가 두 배나 빨라져 연간 2670톤의 빙하가 녹고 있다. 녹은 빙하는 해수면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해발 고도가 낮은 섬나라들은 물에 점차 잠겨나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에 가장 적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기후변화에 책임이 큰 어른보다 어린이들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처럼. 

◇ 지구에게는 0.5℃도 가혹하다

자연은 지난 1만 년 동안 지구를 4℃ 상승시킨 반면,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불과 100년 동안 지구의 온도를 1℃ 올렸다. 자연이 스스로 일어나는 변화보다 25배나 빠른 속도다.

사람도 체온이 1℃만 올라도 열이 나고 아픈 상태인데, 지구에는 더욱 가혹하다. 여기서 0.5℃만 더 올라도 지구의 회복력은 상실한다. 

자세히 말하자면, 지구 온도가 0.5℃만 올라도 곤충의 12%, 식물의 8%, 척추동물의 4%가 멸종한다. 푸른바다거북은 알에서 부화할 때 둥지의 온도에 따라 새끼의 성이 달라지는데, 30도 이상에서는 암컷만이 태어난다.

실제로 호주 퀸즐랜드 환경유산보호부 공동연구팀이 푸른바다거북 개체 성비를 조사해본 결과 암컷 비율이 99%가 넘었다. 이 같은 암수 불균형으로 푸른바다거북은 사라지게 된다. 

푸른바다거북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지구온난화에 민감하다.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면 병원체가 살아남은 동물에게로 농축되고, 삶의 터전을 잃은 동물들은 사람이 거주하는 곳까지 내려오게 된다. 

결국 병원체-동물, 동물-사람 간 접촉이 잦아지면서, 감염병이 퍼져 나간다. 실제로 새로운 병원체의 약 60%가 이런 방식으로 탄생한다. 2009년 인플루엔자도 철새들의 이동으로부터, 돼지, 사람에게까지 전파됐다. 아직 기원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이렇게 인간에게까지 닿은 걸지도 모른다.

◇ 기후변화의 최대 피해자는 '어린이'

우리는 늘 말한다. 자연재해는 지구가 살려달라는 마지막 '외침'이라고. 실제로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는 7438개의 재해가 발생했고, 이 중 홍수가 44%, 태풍이 28%, 지진이 8% 등을 차지했다. 

이 같은 재해로 123만 명이 사망했고, 3400조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결국 자연재해의 가장 큰 원인도 기후변화로 나타났다. 

단순히 지구 생태계의 이야기라면 와닿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대규모 홍수·태풍·지진으로 많은 어린이가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고 있다.

일부 기업이 개발로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었고, 이를 방관한 정부. 그리고 어른들이 환경을 외면하고 편리한 삶을 누리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재해로 학교와 집이 무너져 공부할 곳도, 생활할 곳도 잃었다.

우리가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것은 재앙 직전의 지구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 미래 세대 살아갈 시간...어른들은 뭘 해야할까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말한다. “기후 위기를 행동으로 보여달라”라고. 우리는 과연 기후 위기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을까?  지금 어린이, 청소년 시기를 겪고 있는 이들은 어른이 돼서도 '거주 불능의 지구'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2050년이 약 30년 남은 지금, 결국 다음 세대의 미래가 아닌 우리 세대의 미래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고, 수차례 언급한 기후 위기. 하지만 전문가들마저도 집단적 무기력함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우리는 당장의 편안한 삶을 누리고자 기후 위기를 알면서도 외면해왔을지 모른다.

어른으로서 "제발 멈춰달라"는 호소에 미숙함을 논하기보다는, 절박하게 온전한 미래를 요구하는 어린이의 시선이 필요한 때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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