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으로 읽는 환경 ⑫] 개인형 이동장치...환경·경제·안전 모두 챙겨야
[제품으로 읽는 환경 ⑫] 개인형 이동장치...환경·경제·안전 모두 챙겨야
  • 이한 기자
  • 승인 2021.05.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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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킥보드 환경적이지만...사고 위험 주의해야
차도 달리면 킥보드 위험, 골목에서는 보행자 위험
5월 13일 도로교통법 개정, 면허증+헬맷 필수
환경적, 경제적으로 이용하면서 안전하게 타려면?

환경의 사전적(표준국어대사전) 의미는 ‘생물에게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또는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입니다. 쉽게 말하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바로 나의 환경이라는 의미겠지요.

저널리스트 겸 논픽션 작가 율라 비스는 자신의 저서 <면역에 관하여>에서 ‘우리 모두는 서로의 환경’이라고 말했습니다. 꼭 그 구절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이 책은 뉴욕 타임스와 시카고 트리뷴 등에서 출간 당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고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가 추천 도서로 선정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의 환경인가요?

주변의 모든 것과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환경이라면, 인류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 역시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24시간 우리 곁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며 환경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생활 속 제품들을 소개합니다.

열 두번째는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개인형 이동장치입니다 승용차 이용을 줄일 수 있고 전동킥보드 등은 필요할 때만 빌려탈 수 있어서 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교통수단인데요, 무조건 좋은 점만 있을까요? [편집자 주]

전동킥보드를 사용 후 편한 곳에 반납하면 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하지만 보행자 입 장에서는 불편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횡단보도 앞에 주차된 전동킥보드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브랜드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공민식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전동킥보드를 사용 후 편한 곳에 반납하면 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하지만 보행자 입 장에서는 불편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횡단보도 앞에 주차된 전동킥보드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브랜드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필요할 때만 빌려 타는 전동 킥보드가 대도시 등에서 인기다. 기자는 서울 송파구에 사는데, 집 근처는 물론이고 주요 지하철역 등에서 공유 킥보드를 자주 본다. 어디서든 탈 수 있고 원하는 곳에 도착해 그냥 세워두기만 하면 되니까 사용하기도 편리하다. 가까운 거리는 승용차 대신 킥보드로 이동해도 될 정도다. 탄소배출이 줄어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개인용 교통수단을 공유 형태로 이용하는 건 큰 틀에서 환경적이다. 10여년 전, 기자는 친환경 도시를 취재하기 위해 독일과 스웨덴으로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 기사에서 큰 비중을 할애해 다뤘던 것이 공유 자전거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거리만 이용하고 사용한 만큼의 비용만 내면 되는 게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은 그 도시들이 부러웠다. 기자는 서울 시내에서도 자전거나 킥보드를 자유롭게 빌릴 수 있게 됐을 때 적극 환영했었다.

요즘 공유 모빌리티, 특히 전동 킥보드를 보면서 일부 아쉬웠던 장면들이 있다. 아무곳에나 세워져 보행자를 불편하게 하거나 보행자도로를 달려 위험해 보이는 경우다. 헬맷을 쓰지 않거나 두 사람이 함께 타는 경우는 반대로 그들이 위험해 보인다.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한 사람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가버리거나, 거리에 주차된 모빌리티에 쓰레기가 얹어진 모습을 보면 이용자들의 인식이 아쉬운 느낌도 든다. 이런 형태의 이동수단들은 어떻게 이용해야 모두에게 환경적일까?

◇ 환경적이지만...사고 위험 주의해야

성인 1명이 전동 킥보드와 승용차로 똑같은 거리를 주행했다고 가정하자. 전동 킥보드의 탄소배출은 자동차와 비교하면 매우 적다. 이용 시간만큼만 돈을 내는 방식이라면 경제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자동차처럼 먼 거리를 매일 달릴 수는 없겠지만,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는 장점이 분명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함께 따져봐야 할 부분이 있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다. 지난해 6월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9 구급대가 당시 기준 최근 3년간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사고로 출동한 건수는 총 2만 3938건이다. 이로 인해 이송된 사람은 1만 9150명이었다. 이 중에서는 자전거 사고가 2만 3691건, 전동킥보드는 사고 247건 발생했다. 당시 본지에서도 이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전동킥보드 사고는 자전거와 비교하면 적었다. 하지만 당시 기준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2017년 기준 사고(이송건수)는 73건(66명), 2018년에는 57건(49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117건(105명)으로 늘었다. 당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의 경우 연평균 약 80여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나, 2019년의 경우 전년 대비 105% 증가해 안전을 위한 이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전동킥보드 사고는 차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다. 총 247건 중에서 차와 충돌이 63건(25.5%)을 차지했으며, 사람과 충돌이 16건(6.5%)을 차지했다. 연도별로 사람과의 충돌은 2017년 4건, 2018년 6건, 2019년 6건이 발생했다. 전체적으로 비슷한 규모다. 그러나 차량과 충돌사고의 경우 2017년 20건, 2018년 12건에서 2019년 31건이 발생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특히 전동 킥보드 차량과 충돌사고의 경우 2018년 대비 2019년도의 경우 158% 이상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 차도 달리면 킥보드가 위험, 골목에서는 보행자가 위험

사람들은 동네에서 전동 킥보드 타는 걸 ‘교통사고’와 연관 지어 생각하지 않는다. 기자가 전동 킥보드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4명에게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느냐’고 물어보았는데 4명 모두 “과속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짧은 거리를 천천히 달리는데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전동킥보드를 탄 사람들 중 상당수는 보행자도로나 자전거도로로 다닌다. 차도에서 주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주택가 등에서는 보행자도로를 달리는 전동킥보드를 자주 볼 수 있다. 기자는 이틀 전 지난 일요일에도 전동킥보드 1대를 함께 타고 보행자도로를 달리는 커플을 보았고, 어제(3일) 출근길에도 집 앞 이면도로에서 사람들 틈에 섞여 도로로 나가는 킥보드를 봤다.

헬맷(안전모)을 착용하지 않고 타는 사람도 많다. MBC가 지난 2019년 2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이용자의 92%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로 달리느냐도 문제다. 전동 킥보드를 타고 차도로 달리라는 요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다. 우회전하는 차량과 부딪히거나 중앙차로가 아닌 도로 오른편 버스 정류장을 만나는 경우 차선을 바꿔야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차량과 부딪힐 위험도 있다. 하지만 차도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보행자도로로 다니면 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 받을 수 있다.

전동킥보드를 편한 곳에 아무데나 세워놓을 수 있다는 점도 보행자 입장에서는 위험하거나 불편할 수 있다.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 출입구 근처에 전동킥보드 여러대가 길을 막거나 때로는 횡단보도 앞 길을 막고 있어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경우가 있다. 차도로 다니자니 사고 위험이 있고, 보도로 다니자니 보행자가 불편하고 위협 받을 수 있다. 풀기 어려운 숙제다.

소화전 근처에 주차된 공유 킥보드의 모습. (이한 기자 2020.10.17)/그린포스트코리아
소화전 근처에 주차된 공유 킥보드의 모습.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브랜드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5월 13일 도로교통법 개정, 면허증+헬맷 필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는 있다. 5월 13일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개인형 이동장치는 면허증이 있어야 탈 수 있다. 개인형이동장치는 ‘도로교통법’ 제 2조 제19의 2호에 따라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최고속도 시속 25Km 미만, 차체 중량이 30Kg 미만인 것으로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전동기의 동력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를 말한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무면허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타면 범칙금 10만원을 내야 한다. 안전모 미착용시에도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된다. 승차정원(1명)을 위반하고 2명이 함께 타는 등의 경우에는 범칙금 4만원, 13세 미만 운전이나 음주운선 시에는 각각 범칙금 4만원이 부과된다. 극단적인 예로, 면허가 없는 사람이 헬맷을 착용하지 않고 두명이서 함께 전동킥보드를 타다 적발되면 16만원을 범칙금으로 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블로그 ‘한국교통안전연구소’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는 자전거 도로 또는 길 가장자리를 이용해야 하며 보도 주행은 안 된다. 보도 주행 중 보행자 인명피해 사고 발생 시 12대 중과실에 해당돼 보험 및 합의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 시행 여부와 별개로 실효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전거도 헬맷을 착용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헬맷 없이 보행자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들이 많다. 전동 킥보드는 집에서 대중교통 정류장까지 이동하거나 가까운 거리를 오갈 때 주로 타는데 매번 헬맷을 가지고 다니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킥보드 등을 빌릴 때 헬맷도 함께 대여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것도 쉬운 방법은 아니다.

전동킥보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20대 소비자는 “적당한 거리를 쉽고 빠르게 이동하려고 킥보드를 타는데 커다란 헬맷을 가지고 다니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기자가 ‘헬맷을 함께 대여할 수 있다면 사용하겠느냐’고 묻자 “위생 등을 생각하면 좀 꺼려진다”고 답했다.

◇ 환경적, 경제적으로 이용하면서 안전하게 타려면?

기자가 최근 동네에 주차된 공유 모빌리티를 보며 느꼈던 또 다른 환경 관련 문제도 있다. ‘내 것’이 아니어서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들이다. 공유 킥보드 컵홀더에 쓰레기를 그대로 둔 채 가버리거나, 주차된 공유 모빌리티에 쓰레기를 버려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공유 모빌리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일보와 경인일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안산시 공유자전거 ‘페달로’의 경우 매년 5000여대가 망가진채 버려지거나 도난당한다. 안산도시공사는 2019년 신규자전거 250대를 투입하고 노후 자전거 250대를 폐기했는데, 고장나거나 망가진 자전거 정비 수요가 많아 지난해 자전거 교체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9만대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20~30만 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8개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가 지난 2019년 7월1일부터 12월 15일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총 운행 횟수는 311만 건을 넘는다. 하루에 1만 9천건 가량 사용한다는 얘기다.

킥보드나 자전거를 빌려 타는 사례는 도시에 사는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공유자전거 따릉이가 지난해 1년 동안 2,370만 5천 건 대여돼 전년 대비 24% 늘었다. 코로나19 첫 대규모 확산이 있었던 2~4월 3개월 동안에는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59.1% 증가했다. 누적 가입자 수는 278만6천 명을 돌파해 서울시민 4명 중 1명꼴로 따릉이 회원이 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신규 가입자는 역대 가장 많은 120만 7천 명이다. 회원가입은 대다수가 2030세대(64.7%)로 청년층에서 인기가 높았다. 앞으로 공유 모빌리티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이렇게 큰 규모의 시장을 환경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관리하면서 안전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하는 게 앞으로의 숙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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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학 2021-05-15 18:33:31
    저런거 보면 굉장하단 생각이 듭니다. 생활도 편리해지면서 환경까지 보호가 되니,,,, 저도 자주 이용해야 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