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실외기를 쓰레기통으로 사용한 무책임한 2명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52번째 사진은 에어컨 실외기에 쓰레기를 두고 간 무책임한 2명의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이건 정말 쓰레기다. 아니, 쓰레기만도 못하다. (이한 기자 2021.4.27)/그린포스트코리아
이건 정말 쓰레기다. 아니, 쓰레기만도 못하다. (이한 기자 2021.4.2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어이가 없네’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 영화 속 대사다. 영화 속에서 저 얘기를 한 캐릭터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착한 사람’은 아니었다. (배우가 아니고 캐릭터가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대사에는 정말 공감한다. 사진 속 장면은 정말로 어이가 없다.

저 곳은 주택가 도로 편의점 앞 에어컨 실외기다. 외진 골목길이 아니고 사람과 차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다. 도대체 누가 음료를 마시고 저 곳에 두고 갔을까. 그것도 2잔을, 두 사람 중 누구도 양심적으로 버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우리 주위에는 일회용품 줄이겠다며 불편과 귀찮음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길에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가? 일회용 컵 정도야 쓸 수 있지만 저기에 버리는 건 하지 말자.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는가? 하긴,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면 애초에 저렇게 했을리가 없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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