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가 한국에 오픈한 첫 ‘지속 가능성’ 콘셉트 팝업 매장
대나무와 폐페트병 활용한 제품 판매
집에서 실천하는 환경보호 팁 제공

이케아 코리아가 서울 성수동에서 지난해 11월 오픈한 지속가능성 체험 팝업 ‘이케아 랩’을 오는 9월까지로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이케아 코리아가 서울 성수동에서 지난해 11월 오픈한 지속가능성 체험 팝업 ‘이케아랩’을 오는 9월까지로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이케아 코리아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성수동에서 지속가능성 체험 팝업 ‘이케아랩’을 운영하고 있다. 이케아랩은 2021년을 ‘지속 가능성의 해’로 지정한 이케아 코리아가 도심 속에서 집과 지구의 건강한 미래에 대한 영감을 제공하고자 오픈한 공간이다. 기존에는 5월까지만 운영하기로 했으나 최근 기간을 9월까지로 연장했다. 

이케아 코리아는 MZ세대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이케아랩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케아랩이 호기심 많고 창업 정신이 가득한 젊은 세대가 밀집한 성수동에 위치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실제로 이케아코리아가 이케아랩 방문객 4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방문객의 88% 이상이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6%는 이케아랩을 통해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고 답했다. 

올해를 지속 가능성의 해로 지정한 이케아가 이케아랩을 통해서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이케아랩을 직접 찾아서 살펴봤다. 

◇ 대나무와 폐페트병 활용한 제품 판매

 
이케아 숍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나무로 만든 제품(왼쪽)과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의자.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왼쪽부터) 이케아 숍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나무로 만든 제품과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의자.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이케아랩은 성수 대로변에 위치한 914㎡ 규모의 단독 2층 건물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1층에는 이케아 제품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이케아 숍’과 친환경 소재와 생활습관을 알리는 ‘팝업 스토어’, 건강한 먹거리로 구성된 ‘이케아 푸드랩’이 운영되고 있고 2층에서는 ‘쇼룸’과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 ‘오피스룸’ 등이 준비돼 있다. 

기자가 먼저 들른 곳은 ‘이케아 숍’이다. QR코드 인증 후 안으로 들어가자 대나무 소재로 만든 가구와 소품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대나무는 생장 속도가 빠른 나무로 견고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데다 방수 효과까지 뛰어나 집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케아는 “대나무는 사람과 지구 모두에게 보다 더 지속가능한 재료”라며 대나무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완벽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재료를 덜 사용해도 튼튼한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천연 자원으로 운송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더 많은 제품에 대나무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숍에서는 대나무로 제작한 도마, 거치대, 수납장, 의자, 바구니, 조명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 제품 태그에는 제품정보 및 관리방법과 함께 ‘환경관련 정보’가 따로 표기돼 있었다. 해당 제품이 재생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재활용한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등이 적혀 있다. 이를테면 백팩의 경우 패브릭 부분에 폴리에스터를 재활용한 소재가 활용돼 원자재 사용을 절감했다는 설명이 있다. 

숍 내의 또 다른 공간에는 폐페트병으로 만든 의자가 전시·판매되고 있었다. 재생가능한 나무와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 전시와 함께 투명 페트병이 가득 매달린 창가에는 ‘자원순환 허브’라고 명명한 작은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다른 곳에서 전시됐던 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하는 존이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면 수백만kg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아이들을 위한 제품도 판매되고 있었다. 인체에 무해한 플라스틱으로 에너지를 재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활용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그릇 역시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화석 연료로 만든 플라스틱보다 지속가능하다고 했다. 

◇ 집에서 실천하는 환경보호 팁 제공

(왼쪽부터) 친환경 소재와 생활습관을 알리는 ‘팝업 스토어’와 베지볼을 판매하고 있는 ‘이케아 푸드랩’.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왼쪽부터) 친환경 소재와 생활습관을 알리는 ‘팝업 스토어’와 베지볼을 판매하고 있는 ‘이케아 푸드랩’.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숍을 나온 다음 맞은편에 위치한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팝업 스토어에서는 집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팁이 깨알같이 전시돼 있었다.

‘루티의 집’으로 소개된 팝업 스토어는 집에서부터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속 가능한 아이디어와 소재로 만들어진 이케아 제품을 선보이고 가구와 소품을 통해 어떻게 에너지를 절약하고, 물을 아끼고, 업사이클링을 하는지 곳곳에서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면 이케아의 이바르 시스템이 있다. 팝업 스토어에서는 화학 처리하지 않은 목재로 만들어 내구성이 뛰어난 천연 소재 이바르 수납 시스템을 사용하면 오일이나 왁스를 칠해가며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버리는 대신 새롭게 칠을 하는 등 재사용함으로써 낭비를 줄이자는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이러한 메시지의 연장선에서 쉐데르함 소파도 소개하고 있었다. 커버 탈부착 및 교체가 가능한 소파로 커버만 바꾸면 새 것처럼 사용할 수 있고 모듈형이라 필요에 따라 구성을 바꿀 수 있어 대형 폐기물이 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가구다. 

이밖에 폐페트병으로 만든 재활용 장바구니 슁케, 버려질 뻔했던 대나무를 활용한 조명, 장인이 손수 해초를 엮어 만든 토라레드 전등갓 등 개성이 살아있는 친환경 제품을 곳곳에서 선보이고 있었다. 

같은 층에 있는 푸드랩은 코로나19 상황으로 기존 좌석의 50%인 18석만 오픈하고 있었다. 기자가 찾은 시간대에는 사람이 없었다. 푸드랩에서는 탄소발자국을 줄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했는데 따로 섹션이 마련된 것은 아니었다. 

카운터에서 탄소를 줄인 제품에 대해서 묻자 베지볼을 소개했다. 베지볼은 미트볼을 대신할 지속가능한 대체식품으로 병아리콩, 완두콩, 당근, 피망, 옥수수, 케일 등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높은 채소로 만들어졌다. 베지볼은 미트볼보다 제작 과정에서 15배 적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푸드랩에는 유기농 제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제품 몇 개를 구매한 후 종이봉투 여부를 물어보자 이케아랩에서는 따로 쇼핑백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대신 이케아 전용 장바구니인 프락타를 1000원에 따로 구매할 수 있도록 비치해뒀다. 프락타는 이물질이 묻으면 물에 헹궈내 사용할 수 있다. 

◇ 9월까지 연장된 이케아랩이 던지는 화두 ‘지속 가능성’

이케아랩은 연장된 기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이케아 홈퍼니싱 제품군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이케아랩은 연장된 기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이케아 홈퍼니싱 제품군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2층에 위치한 쇼룸에서는 1층과 달리 친환경 제품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다양한 실내 디자인 연출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2층 복도 곳곳에서는 포스터를 통해 환경 습관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었다. 가령 “이번 주 저녁 메뉴를 미리 정해두고 남은 음식을 다음 날 점심으로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라”거나 “지구의 더 밝은 내일을 위해 기존 백열구 전구를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전구로 바꾸라”는 조언 등이다. 

이케아랩은 지속 가능성을 테마로 운영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소재로 집을 가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집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개선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던져주고 소재에 대한 정보와 예시를 보여준다. 

이케아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재료는 목재다. 원목 제품군이 많은 이유는 목재가 품질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케아랩은 “목재는 튼튼하고 재생 가능하며 재활용이 가능하고 아름답다”라며 “목재 가구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책임질 지속 가능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규정에 따라 재배하고 사용한다면 가장 좋은 재생 가능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면직물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얘기한다. 이케아 코리아에 따르면 제품에 사용하는 면직물은 재활용된 면을 사용하거나 물, 비료, 살충제를 덜 사용해 목화를 재배하고 농부에게 더 많은 이윤을 남기는 농장을 통해서 제공받아서 제작된다. 

이케아랩 곳곳에서 자주 보인 단어는 ‘재창조’, ‘재구성’, ‘재조립’이다. 집 안에서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려면 이 단어를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물건의 지속 가능성이란 결국 그 물건을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집에서 버려지는 물건을 최소화하려면 처음부터 들이는 물건에 신중하고 가진 것을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관련한 아이디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속 가능성의 길은 더 넓어질 것이다. 

이케아랩은 연장된 기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이케아숍과 이케아 푸드랩에서 선보이는 지속가능한 이케아 홈퍼니싱 제품군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이라는 공간이 더 중요해졌고 그 만큼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도 늘어났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지속 가능한 작은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에서 몇 가지 힌트를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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