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상속세 12조 연부연납...조 단위 의료공헌·미술품 기증
삼성家, 상속세 12조 연부연납...조 단위 의료공헌·미술품 기증
  • 이한 기자
  • 승인 2021.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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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상속세 및 사회환원 계획 공개
12조원 이상 납부…국내외 기업인 중 역대 최고 수준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1조원 기부
미술작품 등 2만 3천여점 국립기관 등에 기증
CES 2012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들이 12조원 이상 규모의 상속세를 연부연납으로 납부하고,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을 통해 조 단위의 사회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 삼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CES 2012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그룹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들이 12조원 이상 규모의 상속세를 연부연납으로 납부하고,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을 통해 조 단위의 사회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 삼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은 “유족들은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며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한다. 삼성에 따르면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 사회 환원 계획 구체화...감염병 대응에 7천억 기부

유족들은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천억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5천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로 건립될 계획이다. 2천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에 따르면 이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할 계이다.

이와 더불어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를 위해 3천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은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비용을 바탕으로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을 지원한다. 향후 10년 동안 소아암 환아 1만 2천여명, 희귀질환 환아 5천여명 등 총 1만 7천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증상 치료를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된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하는 위원회는 전국의 모든 어린이 환자들이 각 지역에 위치한 병원에서 편하게 검사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어린이병원의 사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 미술작품 등 2만 3천여점 국립기관 등에 기증

삼성은 언론 등을 통해 이미 알려졌던 미술품 등의 기증 계획도 공개했다. 유족들은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고인 소유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영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 1천여건(2만 3천여점)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을 비롯해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가장 오래된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 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 및 사료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서양 미술 수작도 기증품에 포함된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삼성은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어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생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꾸준히 강조했던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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