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등하굣길에 버려진 프린터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51번째 사진은 초등학교 담장 앞에 버려진 프린터의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쓰레기를 제대로, 잘 버리는 일은 때로는 귀찮다. 이해한다. 하지만 그 귀찮음이 싫어서 저렇게 아무렇게나 내다 버리면 안 된다. (이한 기자 2021.4.15)/그린포스트코리아
쓰레기를 제대로, 잘 버리는 일은 때로는 귀찮다. 이해한다. 하지만 그 귀찮음이 싫다고 저렇게 아무렇게나 내다 버리면 안 된다. (이한 기자 2021.4.1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쓰레기를 버리려면 돈이 든다. 종량제봉투를 살 때도, 음식물쓰레기를 버릴때도 그렇다. 대형폐기물을 버릴 때도 돈이 든다. 재활용품을 내놓을 때는 돈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일까, 재활용품이 아닌데도 마치 그런 것처럼 몰래(?) 내놓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러 그랬다면 나쁜 사람이고 그걸 모른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 초등학교 담장 앞에 버려진 프린터다. 기자가 4월 15일날 저 사진을 찍었으니 열흘 넘게 저렇게 방치돼있다 도대체, 여기다 왜 이런걸까?

폐가전제품은 무상방문 수거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소형가전은 5개 이상이어야 방문수거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5개까지 모으려면 귀찮고 불편할 수 있지만 그래도 초등학교 등하굣길에, 그것도 하수구 앞에 저렇게 버리는 건 너무했다. 본인 스스로만 편하면 되는건가?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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