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0개국 정상 초청해 기후정상회의 화상 개최
중국 러시아 등 긴장관계에 놓인 국가들도 참석
기후변화 대응, 정치적 이슈와 별개로 협력 가능할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새 대통령이 첫 업무로 기후변화 대응 관련 행보를 보이면서, 앞으로 미국은 탄소중립과 그린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이 22일 40개국 정상을 초청해 화상으로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현재 미국과 긴장 관계에 놓인 중국, 러시아 등도 참석했다. 정치적 관계와 별개로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는 세계가 협력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미국이 22일 40개국 정상을 초청해 화상으로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현재 미국과 긴장 관계에 놓인 중국, 러시아 등도 참석했다. 정치적 관계와 별개로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는 세계가 협력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열린 기후정상회의는 미국 주도로 세계 여러나라가 기후변화 대책을 제시하고 협력을 다지는 취지로 진행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 시절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곧바로 재가입하는 등 취임 후에도 잇따라 기후변화 대응 관련 목소리를 내왔다. 이날 바이든은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면서 ‘기후변화 리더십’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2030년까지 미국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이 기후 문제로 다시 돌아와 기쁘다”고 답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환영하는 뜻을 전달했다.

미국과 정치적 긴장관계에 놓인 국가들도 바이든이 언급한 기후변화대응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다만 미국의 발언에 모두 동의하기보다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놓는 모습도 보였다.

중국은 협력을 다짐하면서도 나라별 실정에 따른 차별화된 목표에 대해 언급했다. 새로운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고 기존 목표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등의 인용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진핑 주석은 기후 문제 해결 방식과 관련해 “다자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국제법을 바탕으로 하고, 유엔을 핵심으로 한 국제 체계를 수호하는 가운데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준수하고 2030년까지의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실천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광범위하고 효율적인 국제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프로젝트에 관심국 모두가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제 협력을 위한 견고한 법적 틀이 이미 마련돼 있다면서 유엔 체제에서 이뤄진 파리기후협약, 기후변화협약(UNFCCC), 교토의정서 이행을 강조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국제 탄소 가격 없이는 탄소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며 탄소 가격과 탄소 보조금의 단계적 축소는 시장에 중요한 신호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에너지 생산과 산업뿐만 아니라 건물과 운송 분야에도 배출권 거래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에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량을 부여하고 그 범위 내에서 배출하되 남거나 부족한 양은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정상회의에 대해 “미국이 중국, 러시아와 같은 적대적 글로벌 경쟁자와 다른 주요 문제들에 갈등을 빚으면서도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선 협력할 수 있다는 바이든의 견해에 대한 가장 심각한 테스트”라고 평가했다. 이 내용은 연합뉴스가 인용보도해 국내에도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정치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긴장 관계에 놓인 상태다. 양국 관계는 국내 경제와도 밀접한 영향이 있다. 이들을 포함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계 주요국들이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는 협력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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