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ESG는 불가피한 선택
평가기관·평가지표 많아 그린워싱 등 논쟁 여지 있어
정부와 기업 전체에 대한 체계 고민해야할 시점

 

정연만 법무법인태평양 고문(前 환경부차관)이 ‘ESG 경영 강화를 위한 기업의 전략’ 세미나에서 ‘ESG 동향과 기업의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정연만 법무법인태평양 고문(前 환경부차관)이 ‘ESG 경영 강화를 위한 기업의 전략’ 세미나에서 ‘ESG 동향과 기업의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20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2층 루비홀에서 ‘ESG 경영 강화를 위한 기업의 전략’ 세미나가 열렸다.

그린포스트코리아와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가 주최하고 환경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 대기업 ESG 관련 임직원과 유관기관 전문가가 참석해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전략과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다양하게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포럼은 ‘ESG 도입과 법제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과 ‘규제순응과 평가에 대한 이해’ 두 가지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ESG 도입과 법제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 섹션 첫 번째 발표자는 정연만 법무법인태평양 고문(前 환경부차관)으로 ‘ESG 동향과 기업의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정연만 고문은 발표를 통해 “범지구적인 기후위기 앞에서 ESG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기업의 리스크 차원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ESG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 고문은 “과거 CSR이 기업의 윤리적·자선적 책임을 강조하고 리스크를 예방하는 수동적인 접근에 그쳤다면 ESG는 지속가능성과 기업 가치를 재고하는 측면으로 확장, 가치를 찾는 능동적인 접근이라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SG의 흐름을 짚고 ESG와 투자, 기업의 가치 제고, 시장 및 소비자의 변화 등을 통해 왜 ESG가 중요한지에 대해서 살펴봤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전세계 ESG 투자 규모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약 40.5조 달러 수준으로 2012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국내의 경우 2019년도 말 기준 주요 연기금 ESG 투자 규모가 총 28.2조원, 올해 2월 말 기준 ESG 채권 발행 규모는 약 87조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발표에 따르면 국내외 ESG 투자의 성과가 다른 일반적 투자의 성과에 비해 양호하다는 결과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의 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ESG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연구의 80% 이상에 지속 가능성과 영업 이익간 긍정적인 관계와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실천 기업이 재무적 변동성이 낮고 매출이 높으며 장기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다.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도 간과할 수 없다. MZ세대 등 소비자들이 가치소비 및 책임투자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면서 공급망 관리 전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해졌다. 단순한 마케팅 차원을 넘어서 생산과정 전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해진 것이다. 

정 고문은 “EU의회가 기업의 공급망 실사 의무화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내 법률 초안을 마련하기로 해 영향이 클 것”이라며 “글로벌 주요기업들은 국제적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협력업체를 지속 관리하고 관련 협회에서도 이니셔티브 마련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설명하며 기업의 성장과 외연확장에도 ESG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한편 정 고문은 다양한 ESG 평가지표를 짚으며 평가기관과 지표가 지나치게 많아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같은 기업에 대한 평가도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고문은 “전세계 52개 평가 지표가 어떻게 구체화되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평가가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평가기관의 기준에 따라서 같은 기업의 순위도 달라질 수 있고 이로 인한 그린워싱 문제와 투자자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며 “공통지표와 추가지표가 나뉘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면서 ESG의 과제를 지목했다.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 전체에 대한 체계를 고민해야할 시점이란 얘기다. 

개별 기업들은 ESG 경영 선언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정밀하게 진단부터 먼저 하고 ESG 분류 체계를 차분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고문은 사고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정 고문은 “일시적 유행이나 흐름이 아닌 ESG에 대한 전사적 가치공유체계 정립이 필요하고 ESG를 미래 먹거리나 성장동력 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인류의 생존을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가야 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 넘어 미래 새로운 가치 창출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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