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일회용컵 제로화 선언...리유저블컵 점진 도입
소비자들 5가지 이유로 스벅 행보에 ‘그린워싱’ 문제 제기
시즌마다 쏟아지는 MD 개선 계획 없어 아쉬워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연출컷. (스타벅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연출컷. (스타벅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2025년 일회용컵 제로화 선언...리유저블컵 점진 도입

스타벅스가 최근 2025년까지 일회용컵 제로화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6일 ‘Better Together: 가치있는 같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다. 프로젝트 목표 중 하나는 탄소 30% 감축이다.

스타벅스는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세부안으로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컵 대신 ‘리유저블컵’ 사용을 점진적으로 도입한다고 했다. 소비자가 일회용컵 대신 보증금이 있는 리유저블컵을 사용한 다음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고 반납된 컵은 세척 후 재사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의 일회용컵을 리유저블컵으로 대체함으로써 2025년에 일회용컵 사용률 0%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타벅스는 일단 올해 하반기 중 시범 매장을 선정하고 리유저블컵을 도입해 운영하면서 보완점을 개선, 전국 단위로 리유저블컵 사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이미 지난 3월부터 리유저블컵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전국 스타벅스 949개 매장에서 스타벅스 1회용 플라스틱컵이나 투명 생수병을 수거해 리유저블컵 소진 시까지 제공하는 이벤트다. 수거 품목을 매장 내 수거함에 반납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인증하면 아이스 음료 구매 시 리유저블컵을 제공한다. 수거된 폐플라스틱은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된다고 한다.

현재 스타벅스에서 이벤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 리유저블컵은 PP재질로 언뜻 보기에는 일회용컵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일회용컵과 달리 음용 후 세척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사용 환경에 따라서 수십번 재사용이 가능해 ‘리유저블(reusable)’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향후 ‘Better Together’ 프로젝트에서 도입할 리유저블컵은 이번 이벤트에서 제공하는 컵과는 차별화될 전망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현재 해당 컵은 개발 단계로 구체적인 스펙은 확정되지 않았다. 

◇ 소비자들 5가지 이유로 스벅 행보에 ‘그린워싱’ 문제 제기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관점을 내놓고 있다. 텀블러가 무거워서 잘 가져다니지 않아 리유저블컵을 선호한다는 소비자들은 리유저블컵 이벤트 및 도입 소식을 반기는 반면 반대 의견도 있다. 

본지 기자가 환경 관련 오픈 채팅방에 참여한 결과 소비자들은 다섯 가지 관점에서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에 대해 ‘그린워싱’ 문제를 제기했다.

투명 패트병은 스타벅스에 가져가지 않아도 누구나 집에서 분리배출 가능한 품목인데 굳이 이벤트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점, 수거함 없는 매장이 전국적으로 500곳이 넘는다는 점, 소비자 대부분 집에 텀블러가 있는데 리유저블컵을 주는 게 과연 환경적인가라는 점, 플라스틱 컵 인쇄 잉크를 지우는게 먼저라는 점, 매 시즌 MD를 계속 만들어 내는 것이 문제라는 관점이다.

스타벅스 측에 리유저블컵 사용이 과연 환경적인가라는 의문과 리유저블컵 도입에 앞서 플라스틱 컵 인쇄 잉크를 지우는 게 순서가 아니냐고 물어봤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터블러 음료 구매 시 혜택은 이미 제공하고 있고 리유저블컵 관련 이벤트는 이를 보강하는 차원임을 강조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모든 고객이 텀블러를 지참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리유저블컵을 사용하면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며  “세척해서 사용할 수 있는 리유저블컵을 통해 재사용 횟수만큼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지속 가능성에 더 가깝고 기존 친환경 제도를 보강했다고 봐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플라스틱 컵 인쇄 잉크와 관련해서는 앞으로의 계획보다 이미 사이즈를 줄이고 색을 바꾸는 등 인쇄 최소화를 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스타벅스는 2018년 ‘그리너 스타벅스 코리아’ 캠페인의 일환으로 종이컵 전체에 색상을 입히는 프로모션컵 제작을 중단했다. 지난해 4월에는 아이스 일회용컵에 있는 로고 크기를 축소하고 기존 초록색을 흰색으로 변경한 바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과거처럼 크리스마스 시즌에 레드컵도 진행하지 않는다”며 “이벤트성 잉크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재활용이 더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즌마다 쏟아지는 MD 개선 계획 없어 아쉬워

스타벅스의 입장처럼 스타벅스가 친환경적인 활동을 지속해온 것은 사실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스타벅스의 공은 분명히 있다. 2018년 종이빨대를 가장 먼저 도입하고 안착시킨 브랜드인 데다 생분해 포장재 및 바이오 소재도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환경적인 활동을 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본지 기자가 추석MD 관련 취재 시 스타벅스 홍보실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매장에서 판매하는 바나나 비닐을 옥수수 전분당 추출 생분해로 바꿨고 해당 소재를 빵 포장재와 샐러드 용기, 케이크 띠지 등으로 확대했다. 일회용 커트러리에도 PLA 소재를 적용했다. RTD주스 포장재에 바이오 재질을 섞어 사용한 것도 스타벅스가 대형 카페 브랜드 중에서는 처음이라고 했다.

최근에 스타벅스가 밝힌 탄소 30%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안에는 1회용품 절감 외에 지역상생 음료 개발 및 식물기반 제품 확대, 친환경 매장 확대와 물류시스템 구축 계획도 있다. 친환경을 필두로 한 다양한 중장기 계획은 반갑지만 의문이 남는 지점도 있다. 

매 시즌 만들어내는 MD와 관련한 계획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매 계절과 기념일마다 만들어내는 MD는 굿즈 대란을 일으킬 만큼 기다리는 사람도 많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를 불편해하는 이들도 많다. 스타벅스의 굿즈 상품들은 기업이 종이 빨대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제도를 통해 가고자 하는 레스 플라스틱 방향과도 상반된다. 

스타벅스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만 수십종의 굿즈 상품을 내놓았다. 굿즈는 말 그대로 수집을 위한 것이고 사람들의 소유 욕구를 자극한다. 매달 쏟아지는 스타벅스의 굿즈를 보면 기업이 제시한 친환경 방향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어떤 것을 한꺼번에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며 중장기 전략을 통해 친환경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면서 “굿즈도 지속가능하게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정작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환경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속도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벅스가 다른 카페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적인 활동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일회용 제품과 플라스틱 굿즈 문제에 관해 카페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지분과 책임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는 것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서 스타벅스가 진정으로 ‘Better Together’ 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제기되는 영역에서 더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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