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경제 용어사전 ㉖] 늘어나는 ’전자문서‘...환경·경제 대안 되나
[환경경제 용어사전 ㉖] 늘어나는 ’전자문서‘...환경·경제 대안 되나
  • 이한 기자
  • 승인 2021.04.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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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환경적인 소재지만...그래도 사용량 줄여야
“종이 없는 사회, 탄소중립 목표에도 기여할 것”
ICT 기술 앞세워 종이 문서 줄이기 나선 기업들
전자영수증 등 다양한 영역 확대 “친환경 가치 만든다”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과 경제를 함께 다루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따로 떼어 구분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역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많아져서입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도 살리자는 의도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경제신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스물 여섯번째 순서는 비용을 줄이고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전자문서’입니다. [편집자 주]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바꾸면 사회적인 비용과 환경적인 영향이 줄어들 수 있다. 물론, '종이가 비환경적인 소재'라는 주장을 하려는 건 아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바꾸면 사회적인 비용과 환경적인 영향이 줄어들 수 있다. 물론, '종이가 비환경적인 소재'라는 주장을 하려는 건 아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종이 대신 전자문서를 사용하는 곳이 많다. 기자만 해도 수첩 대신 메모앱을 쓴다. 우편으로 받던 고지서도, 주고받아야 할 서류도 전자문서로 대신하는 시대다. 출력한 문서로 하던 일을 스마트기기로 대신하니 편리하고, 종이를 생산하거나 폐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아 환경적이라는 평가다. 비용을 줄이면서 경제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자문서의 경제·환경 영향을 보려면 종이가 그 부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먼저 봐야 한다. 한 가지 전제할 내용은, 종이는 플라스틱이나 비닐보다 상대적으로 환경적인 소재다. 그러므로 환경적인 면에서 필요 이상의 지적을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소재는 아니다. (물론 그런 소재는 없다).

그린포스트가 지난 2018년 취재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천연펄프로 종이 1톤을 만드는데 나무 24그루, 에너지 9671kWh, 물 8만 6503 리터를 사용한다.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2541kg, 폐기물 872kg이 나온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지난 2월 본지가 ’줄여야 산다‘ 기획에서 종이를 주제로 보도했을 때, 한 독자는 “(나무를 베어도) 종이나 가구를 만들고 잡목 모아 칩을 만들고, 톱밥도 축사바닥이나 퇴비로 사용하며, 베고 나면 그 자리에 또 심는다”는 의견을 댓글로 제시했다. 순환이 가능한 소재라는 의미다. 일리 있는 의견이다. 그러고 보면 플라스틱 빨대나 용기, 일회용 컵 등을 대신하려는 소재도 대부분 종이 아니던가.

◇ 종이는 환경적인 소재지만...그래도 사용량 줄여야

따져보아야 할 지점이 있다. 우리가 종이를 많이 쓴다는 사실이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종이 사용량은 2017년 기준 191.4kg이다. 이는 전 세계 1인당 연평균 종이 사용량 57kg과 비교하면 많다.

국내 한 해 종이 소비량은 2017년 기준 약 991만톤인데, 이를 나무로 환산하면 약 2억 4000만 그루에 해당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소재든 만들고 버려지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종이가 다른 소재에 비해 그 영향이 적을 수는 있으나 대기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일 누군가 ‘종이를 만드느라 숲이 사라진다’고 주장하면 제지회사 등은 억울할 수 있다. 종이는 나무를 가공한 펄프로 만들지만, 이 펄프는 종이를 만들기 위해 따로 만든 인공 조림지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종이 생산을 위해 나무를 베어낸 공간에 다시 새 나무를 심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숲을 베어내는 것과는 다르다는 의미다. 그 나무들이 성장하는 동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여기에 종이가 플라스틱이나 비닐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적이라는 점, 종이 대신 전자문서를 사용해도 전기를 쓰거나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과정 등에서 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환경을 위해 무조건 종이를 쓰지 말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종이 대신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쓰는 게 아니라 별다른 소재를 쓰지 않아도 괜찮다면 어떨까?

실제로 종이 발행을 통한 사회적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정부 주요 기관이나 대기업 등에서는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행보를 보여왔다. 이런 행보는 크게 두가지 시선으로 볼 수 있다. IT혁신 측면, 그리고 환경과 비용면에서의 효과를 기대하는 시선이다.

◇ “종이 없는 사회, 탄소중립 목표에도 기여할 것”

사례를 보자.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 시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이 법은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 및 서면요건을 명확하게 하고 종이문서 폐기 근거를 마련하며 온라인 등기우편 활성화를 위한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제도 개선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개정법은 전자문서가 법적 효력이 있음을 명시하고, 종이문서가 아닌 전자문서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서면으로 볼 수 있게 했다.

과기부는 당시 해당 내용을 알린 보도자료를 통해 “종이 없는 사회 실현을 촉진시킴으로써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오는 2023년까지 종이문서 보관량 약 52억장 및 유통량 약 43억장 감소로 약 1.1조원의 비용이 절감되고, 약 2.1조원 규모의 전자문서 신규시장 창출 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종이를 만들고 폐기하는 비용을 줄임으로서 환경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효과를 누린다는 설명이다.

환경부에서도 종이 영수증을 줄이려는 행보를 시도한 적 있다. 지난 2019년 환경부는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리고 13개 대형유통업체와 함께 종이영수증 없애기 협약식을 열었다. 당시 갤러리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등 주요 기업들이 참여했다.

당시 환경부는 자원 낭비, 환경오염, 개인정보 유출 우려 같은 종이영수증의 폐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진행상황을 면밀하게 살펴 필요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부가기치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종이영수증 발급 의무를 완화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자영수증 시스템 간 상호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표준 개발에 이어 시범구축 사례를 알리고 전자영수증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당시 환경부에 따르면 협약에 참여한 13개 유통사의 연간 종이영수증 총 발급량이 2018년 기준 14억 8,690만 건이에 달앴다. 이는 국내 전체 발급량(128.9억 건)의 11% 수준인데, 이를 위한 영수증 발급비용만 약 119억 원, 쓰레기 배출량은 1,079톤에 달한다. 종이영수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CO2)는 2,641톤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20년산 소나무 94만 3,119그루를 심어야 줄일 수 있는 양과 비슷하다.

전자문서 사용은 사회 전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네이버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업해 건강검진표 및 안내문, 영유아 검진표, 대사 증후군 안내문, 본인부담 환급금 지급 신청 안내, 지역가입자 자격변동 안내문 등 37종의 전자 문서를 발행한다. (네이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자문서 사용은 사회 전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네이버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업해 건강검진표 및 안내문, 영유아 검진표, 대사 증후군 안내문, 본인부담 환급금 지급 신청 안내, 지역가입자 자격변동 안내문 등 37종의 전자 문서를 발행한다. (네이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ICT 기술 앞세워 종이 문서 줄이기 나선 기업들

통신사와 IT기업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신규 ‘공인 전자문서 중계자’ 자격을 획득했다. 공인 전자문서중계자는 오프라인 등기우편과 같이 온라인 상에서 전자문서를 중계 서비스할 수 있는 법인 또는 국가기관을 뜻한다.

자격 인증으로 SKT의 모바일 고지 알림 서비스인 ‘공공알림문자’를 통해 전송되는 고지서 및 안내문은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에 근거해 유통 사실에 대한 법적 효력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SKT는 KT, LGU+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전 국민이 공인 전자문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통신3사는 추후 더욱 많은 고지서를 전자문서로 유통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저변을 넓혀갈 예정이다.

당시 SKT는 “전자문서 서비스는 반드시 본인 인증을 통해서만 문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크게 향상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오프라인 우편물의 분실, 훼손 등으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높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SKT는 “생활 속 전자문서 이용을 통해 종이 우편량을 절감해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 비용을 줄여 ESG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ㅇ상구 SKT 메시징CO장은 “앞으로도 종이 우편 감소를 통한 탄소 절감 등 ESG경영 강화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T는 앞서 지난해 7월, 블록체인 기반으로 종이 증명서 제출 없이 휴대폰 보험 보상 신청 및 처리가 가능한 ‘이니셜 휴대폰보험 보상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 블록체인 기반 전자문서 ‘눈에 띄네’

KT는 지난해 3월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자문서를 생성(계약)하고 유통(등기발송), 저장(문서보관)할 수 있는 통합플랫폼 ‘페이퍼리스’를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전자계약, 전자등기, 전자문서보관 3가지 서비스로 구성된다. 페이퍼리스 전자계약은 기존 계약서 양식 그대로 본인인증만 하면 계약 및 청약을 완료할 수 있다. 계약을 맺으면 시점확인(TSA) 서비스를 통해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프랜차이즈 가맹계약이나 근로계약과 같이 같은 양식의 계약이 많거나 한번에 여러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서를 각각 작성하지 않고 엑셀 파일의 내용을 업로드 하는 것만으로 최대 5,000건까지 계약서를 만들 수 있다. 아울러 환자 동의가 필요한 병원 또는 의원이나 회원을 관리해야 하는 학원, 헬스장 등을 위한 청약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해 11월에는 네이버와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전자문서 서비스 분야 협력을 통해 종이고지서를 줄이는 활동에 나섰다. 양사는 5년 동안 공단의 온라인 안내 및 고지서 송달 업무를 네이버 전자문서 서비스를 활용해 진행하기로 했다. 당시 네이버는 "저탄소 경제에 동참하고 친환경적 가치 창출을 위해 중장기 ESG 정책 수립과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12일부터는 건강검진표 및 안내문, 영유아 검진표, 대사 증후군 안내문, 본인부담 환급금 지급 신청 안내, 지역가입자 자격변동 안내문 등 37종의 전자 문서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당시 네이버는 “매년 약 3,500만 건이 종이고지서로 발송되었던 건강검진 안내문이 전자문서로 제공돼 친환경적 가치 창출을 위해 중장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 수립과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환경 영향과 편리함, 비용 절감 등을 고려해 종이 사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페이퍼리스’ 관련 문화는 앞으로 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들이 환경 영향과 편리함, 비용 절감 등을 고려해 종이 사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페이퍼리스’ 관련 문화는 앞으로 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전자영수증 등 다양한 영역 확대 “친환경 가치 만든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본지가 취재해 보도했던 바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초부터 전자 영수증 발급 서비스를 도입했다.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기존 종이 영수증 대신 모바일 앱을 통해 영수증을 자동 발급하는 방식이다.

2019년 기준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에서 발급된 종이 영수증은 약 1억 6000만장에 달한다. 종이 영수증 평균 길이(25㎝)를 고려하면 지구 한 바퀴(약 4만㎞)와 맞먹는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전자 영수증으로 대체하면 30년산 원목 1700여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CJ올리브영은 5년여 전부터 전자영수증을 발행해왔다.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통합 멤버십 애플리케이션 통해 전자영수증이 자동으로 발급된다. 고객은 앱을 통해 구매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올리브영은 고객의 요청 시에만 종이영수증을 추가 발급한다. 지난해 3월 기준 CJ올리브영이 종이영수증 대신 발행한 스마트영수증 누적 발행 건수는 1억건을 넘었다. CJ올리브영은 이를 통해 20년 수령의 나무 1만여 그루를 보호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보면 종이는 비교적 (환경적으로는) ‘착한’소재에 속한다. 하지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면, 그 대안이 플라스틱이나 비닐 사용이 아니라면 탄소배출 줄이고 경제적인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이 환경 영향과 편리함, 비용 절감 등을 고려해 종이 사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페이퍼리스’ 관련 문화는 앞으로 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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