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방지시스템 도입 및 이사회 역량 제고 노력 돋보여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ESG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의 수장들도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ESG'란 비 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중심의 경영방침을 말합니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금융회사가 ESG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금융이야말로 환경·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회사가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이윤을 추구한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닥쳐올 위기에도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친 금융권의 ESG점수를 부문 별로 진단합니다. 열 번째 순서는 DGB금융그룹입니다. 세 번째 파트, 지배구조 부문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편집자 주]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DGB금융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DGB금융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DGB금융지주는 부패방지 경영방침을 고객과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을 자발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DGB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 김태오 회장의 취임 아래 시작된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 따른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한 동시에 체질개선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지난해 DGB금융그룹을 ESG우수 금융회사로 선정하면서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획득하고 부패 리스크 평가를 이사회에 보고하도록해 투명 경영 체계를 확립하고, 위험관리위원회의 비재무적 리스크 검토 및 적극적인 ESG 모니터링 활동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사회의 전문성, 다양성 및 독립성 제고, 대표이사 육성프로그램 개편, 지주-은행 이사회 간 교류 증대 등을 통해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지배구조 체질 개선을 통해 "업종의 특성을 적절히 반영한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능동적으로 이행하고, 사회적 금융 활동 및 투명 경영 체계 확립에 힘썼으며, 이사회 수준에서의 ESG 모니터링 활동 및 이사회 관행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판단했다.

◇부패방지경영시스템 도입해 지배구조 체질 개선

DGB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 박인규 전 회장이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되면서 하나금융 출신인 김태오 회장을 영입했다. 김태오 회장은 취임 이래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도입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사회의 역량을 제고해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해냈다.

지배구조란 기업의 경영통제시스템 전반을 가리키는데, 금융회사는 '금융회사의지배구조에관한법률'이 존재하는 만큼 타 산업군보다 엄격함을 요구받는다. KCGS에 의하면 금융회사 지배구조는 △주주권리보호 △이사회 △최고경영자 △보수 △위험관리 △감사기구 및 내부통제 △공시 항목에 의해 평가된다.

우선 DGB금융그룹은 2018년 11월 28일 금품·뇌물수수방지를 위한 '부패방지경영시스템 (Anti-Bribery Management System)'을 도입해 선진화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부패방지 경영방침을 선언하고 '청렴하고 올바른 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경영추진체계'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은 주기적으로 내외부 이슈에 대해 검토하고, 부패발생 잠재리스크 평가를 통해 부패발생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특히 부패 방지 문화와 프로세스에 기반한 성과 지표를 관리해 내부 투명성과 통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사회 역량 제고 통한 효율적 경영시스템 구축

부패방지시스템과 더불어 눈에 띈 변화는 이사회의 역량 제고다. DGB금융그룹은 경영진과 구성원 간 효율적 견제와 균형을 위해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 집행을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별도로 위임했으며 경영진의 업무 집행상황을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의 집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이사회에 대표이사의 선임·해임 권한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경영진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 등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위와 같은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기능이 운영과정에서 경영진과의 유착으로 약화되지 않도록 이사회의 과반수를 독립성이 검증된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지난해 말 DGB금융그룹 전체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6명 (85.7%)은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자로 구성했다. 지난해 말 이사회는 금융(리스크)분야 3명, 경영분야 1명, 회계분야 1명, 법률분야 1명, HR분야 1명으로 구성해 특정 배경과 직업군에 함몰되지 않도록 했다. 이사회는 대표이사 회장인 김태오 사내이사와 △권혁세 △조선호 △이담 △이상엽 △이성동 △이진복 사외이사가 있으며 지난달 26일에는 김태오 회장의 3연임과 더불어 이상엽, 이진복, 조선호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이사회에는 총 7개의 소 위원회인 △보수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감사위원회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가 있다.

이사회는 회사 최고의사결정기구로써 회사의 경영목표와 주요 경영전략 등을 수립한다. 지난해에는 총 9차례의 이사회가 열렸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올해 경영목표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경영진에서 초안을 마련하고 그룹경영관리 협의회와 각 계열사 의견수렴을 거쳐 12월 이사회에서 경영목표와 전략을 수립했다.

◇이사회 및 이사진 정기평가로 신뢰도·역량 제고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듯 이사회가 의사결정기구로써 역할을 적정하게 수행하는지의 직무평가도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사회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일 전까지 이사회와 소위원회에 대한 구성·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DGB금융그룹은 상임이사와 사외이사로 구분해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상임이사 평가는 매년 초 보수위원회 결의를 통해 수립된 '경영진성과평가 및 보상기준'에 따라 익년 2월에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사외이사 평가는 매년 초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활동계획 및 평가기준'을 수립하고 있으며 익년 2월에 외부 평가기관에서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사외이사 평가기준은 사외이사별로 기여도/전문성평가(전략성, 금융전문성, CEO/경영진 감독, 기업 경영 감독, 규정 준수, 주주와의 소통, 리스크 관리, 의사 결정, 기업 지배) 70%, 활동성평가(이사회활동 참여도, 교육 및 연수 참여도) 30%로 구성되며, 이를 합산한 결과에 따라 5개 등급(S, A, B, C, D)으로 절대평가가 이뤄진다.

DGB금융그룹은 부패방지시스템과 이사회 역량제고를 통한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서 나아가 올해는 경영진 육성과 윤리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태오 회장은 지난달 26일 정기 주총서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최고경영자(CEO) 육성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ESG와 연계된 성과평가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등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고 제시했다. 또 "윤리경영 체계를 강화하여 'ALL 바른 DGB'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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