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R 특집 ④] 국내에선 느슨한 EPR... 해외 '엄격' 규제
[EPR 특집 ④] 국내에선 느슨한 EPR... 해외 '엄격' 규제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04.0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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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단계부터 부피·무게 최소화...과대포장 규제 공통
EU, 포장재 폐기물 재활용 지침에 따라 회원국 포장 규제
일본·중국에서도 EPR 제도 점진적 확대

우리나라는 재활용 강국으로 불리고 있지만 통계처럼 현실에서는 재활용률이 높지 않다는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분리배출에 적극 동참하고 있지만 수거 체계와 제품 출시 단계에서부터 안고 있는 한계로 ‘탈 플라스틱’을 위한 노력이 벽에 부딪치기 일쑤입니다. 

소비자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원순환의 첫 걸음은 생산 단계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재활용 체계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은 제품의 설계부터 포장재 선택까지 결정권을 갖고 있는 생산자입니다. 그렇기에 기업이 포장재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그린포스트는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를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EPR 제도란 생산자의 의무 범위를 생산자가 만든 제품과 포장재로 발생한 폐기물 재활용까지 확대한 것입니다. 기업에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고 의무 불이행 시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2021년부터는 재활용 용이성 등급에 따라 EPR 분담금이 차등 적용 시행됩니다. EPR 제도가 무엇이며 각 기업이 생산자책임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실과 함께 짚어봤습니다. 이번 회차에선 해외에서는 어떻게 기업에 생산자책임을 묻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해외에서는 어떻게 기업에 생산자책임을 묻고 있을까.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전세계적으로 폐기물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포장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어떻게 기업에 생산자책임을 묻고 있을까.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폐기물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포장재 폐기물 재활용을 위해 ‘포장재 및 포장폐기물에 관한 지침’에 따라 회원국에 대해 포장 규제를 하고 있다. 이 지침에는 보증금 환불 제도, 포장재 EPR제도,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수거 제도가 반영돼 있다.

법률의 핵심은 포장 폐기물 방지는 물론 포장재의 재사용과 재활용, 포장 폐기물의 재활용 등 폐기물의 최종 처리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방점을 찍고 있다. 대상은 소재에 관계 없이 산업, 상업, 행정, 비즈니스, 서비스, 가정 등 생산지 불문 시장에 출시되는 모든 포장 및 포장 폐기물을 대상으로 한다. 

이 지침을 근거로 EU는 각 회원국에 포장폐기물 생성 방지, 재활용, 회수 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포장 및 포장 폐기물에 대한 정보 시스템을 운영, 개별 회원국에 포장 및 포장 폐기물 생성 양, 특성 및 개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법안에 따르면 포장재는 제품의 필수적인 안전 및 위생을 유지하는 선에서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해 제조돼야 한다. 또한 재활용을 포함해 재사용이 가능하고 포장 폐기물 관리로 인해 발생하는 잔류물 처리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설계 및 제조, 판매돼야 한다. 

EU는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해 포장 폐기물에 포함된 포장재 중량을 줄이고 그 중 일부를 목표치에 맞게 재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재활용 기준은 유리와 종이는 중량의 60%, 금속은 50%, 플라스틱은 22.5% 등이다. 

독일은 EU의 포장재 지침을 반영해 기존의 ‘포장재 폐기물 방지·회수법(VerpackV)’을 개정해 ‘포장재의 유통·회수·고품질 재활용법(VerpackG)’을 마련, 2019년 1월 1일부터 발효했다.  

독일의 EPR 제도에 따르면 포장재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은 모든 포장재에 대해 수거·선별·회수·재활용의 의무를 갖는다. 다만 생산자의 의무 범위는 포장재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특히 가정에서 발생한 포장재 폐기물에 엄격한 의무가 부여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독일에서는 생산자가 재활용으로 분리 배출된 포장폐기물을, 지자체가 재활용으로 분리 배출되지 않은 혼합폐기물을 처리하는 이원화 제도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즉, 생산자가 주도하는 포장폐기물 관리 시스템과 지자체가 관리하는 혼합폐기물 시스템이 구분돼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생산자는 포장재 재활용 시스템 구축비용 및 직접 회수·재활용 활동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다만 생산자의 포장재 수집·선별·회수·재활용 작업은 민간기구인 생산자기구에서 대신 맡고 있다. 생산자기구는 현재 총 9개가 설립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생산자는 최소 1개 기구에 가입해야 한다. 생산자기구는 포장폐기물을 수거하기 위해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고 수거 용기 사용 비용을 납부하며 수거 횟수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생산자는 EPR 제도 하에 생산자기구에 가입해 사용료를 지급하는 형태로 의무를 이행한다. 이때 사용료는 생산자의 예상 생산량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납부하는 사용료는 생산자가 연간 시장에 내놓은 포장재의 양 및 포장재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 일본·중국에서도 EPR 제도 점진적 확대

일본은 ‘용기포장에 관한 분리수집 및 재상품화 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하 용기포장 재활용법)에 EPR이 적용된 건 2001년 이후부터다. 1995년 용기포장 재활용법이 제정된 이후 2000년 폐기물 순환에 관한 방향성 및 기본 원칙이 제시되고 2001년 OECD 가이던스 매뉴얼이 발표된 이후부터 EPR이 적용됐다. 

제도에 따르면 소비자는 지자체에서 정한 분리수거에 협력하고, 지자체는 배출된 용기포장폐기물을 분리수거하며, 생산자는 분리수거 된 용기포장폐기물의 재활용책임을 져야 한다. 나아가 생산자는 재상품화된 물건을 다시 이용해야 하는 이용 의무를 부과받는다. 

중국은 2016년 말부터 ‘생산자책임연장제도의 추진 방안’을 통해 EPR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시장이 주도해 나가는 형태로 정부가 효과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EPR에 대한 감독 평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먼저 지난해까지 EPR과 관련한 정책 시스템을 초보적으로 형성했다면 2025년까지 관련 법률을 완비함으로써 중점 제품에 대한 EPR을 운영하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주요 품목의 폐기물 회수 및 재활용 비율을 평균 40%에 달하도록 추진하고 2025년까지는 50%를 목표치로 잡고 제품의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20%까지 채우도록 하고 있다. 

생산업체는 제품의 원자재 선택과 생산, 포장, 판매, 사용, 회수, 처리 등 각 단계에서 친환경적인 설계를 하고 구체적으로는 제품의 경량화와 단일화, 수명연장, 녹색포장, 에너지 절약 방식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EPR 대상은 전기전자제품과 자동차, 납축전지, 포장물 등 4개 품목으로 먼저 확정했다. 제품 시장 규모와 환경 피해, 자원화 가치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 중 포장물의 경우 음료 용지의 복합포장 시범 사업을 전개, 폐기된 음료 용지를 회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생산업체의 회수량과 이용 수준에 따라 기술과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권장할 계획이다. 

포장 규제에 있어서는 2009년 ‘상품의 과대포장 업무 처리에 관한 통지’를 통해 과대포장에 대한 규제 조치를 실시해왔다.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민의 생활 수준이 점차 높아지는 것과 상품의 종류 증가 및 포장 기술 발달이 비례함에 따라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내에서 월병과 차, 주류, 화장품, 건강식품 등에서 과대포장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기업이 국가 표준과 법규에 따라 상품 포장을 엄격히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국가품질감독검역총국과 국가표준화관리위원회는 식품과 화장품에 대한 포장 공간이 최대 60%를 넘지 않아야 하며 최초 포장을 제외한 포장의 총 층수는 최대 3층을 초과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최초 포장을 제외한 모든 포장 원가의 총합은 상품 판매 가격의 2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적으로 생산기업은 과대포장 상품을 생산하지 않아야 하고 유통기업은 과대포장 상품을 구매하거나 판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포장의 기본적인 기능은 충족하되 포장 감량과 재활용, 자원화 등 원칙에 따라 포장 층수와 용기, 유효 면적, 포장원가의 비중 등에 대한 규범을 마련하고 이 과정을 통해 기업이 생산 단계에서 자원 소모를 줄이는 포장 디자인을 설계해 나갈 것을 유도하고 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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