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온라인 중심의 소비가 하나의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유통가에서도 랜선마케팅에 한창이다. 

‘랜(LAN)선’은 인터넷 선을 뜻하는 말로 SNS나 포털 커뮤니티 등 온라인 상 관계나 일에 붙는다. 랜선친구, 랜선이모, 랜선삼촌 등 비대면 관계이지만 인터넷 선을 통해 연결되어 있는 상태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랜선주총’부터 ‘랜선마케팅’까지 경제 전반에서도 낯설지 않은 트렌드가 되었다. 

식품업계에서도 온라인 팝업 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온라인 시식회 등 다양한 랜선마케팅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 라이브 커머스부터 온라인 시식회까지

정식품은 최근 리뉴얼한 ‘진한 콩국물’ 플레인 및 검은콩 2종을 온라인 팝업 스토어에 오픈하고 다양한 레시피를 함께 제공했다. 레시피별 난이도와 조리팁과 함께 재료별, 상황별 키워드를 제공, 홈쿡족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정식품은 향후 온라인 팝업 스토어에서 온라인 쿠킹 클래스를 비롯해 소비자 체험 이벤트 등 제품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래감자탕도 지난해 자사의 RMR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 헬로네이처에서 팝업 스토어 행사를 통해 판매했다. 해당 RMR 제품은 와디즈 펀딩에서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할 만큼 소비자 호응을 얻은 제품으로 고래감자탕은 온라인 팝업 스토어를 시작으로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RMR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이브 커머스도 유통업계의 대표적인 랜선마케팅으로 자리잡았다. 통상 ‘라방’으로 불리는 라이브 커머스는 상품 소개와 판매가 진행되는 동안 이용자들이 쌍방향 소통을 진행하며 서로 실시간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는 영상을 통해 판매자와 소통하며 밀도 높은 음식 정보를 접하고 재미있는 구매 경험을 누릴 수 있고 판매자는 다른 고가의 방송 채널을 이용하지 않고 판매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에 각 제조·유통업체에선 유명 인플루언서와 함께 라방을 진행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기획을 통해 재미와 혜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26일 부대찌개 마니아로 유명한 크리에이터 ‘대한민국놈’ 울프 슈뢰더와 함께 홈플라이브를 진행한다. 홈플라이브는 론칭 5개월만에 역대 최다 일일 조회수 1만을 돌파하며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홈플러스의 라이브 커머스다. 대한민국놈과 함께 하는 이번 방송은 토크쇼핑 콘셉트로 진행, 상품 특징과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SSG닷컴도 26일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인기가 높아진 캠핑용품을 라이브커머스 쓱라이브로 선보인다. 방송에는 전문 쇼호스트와 코미디언 홍윤화가 출연하고 라방 본방송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독 상품 할인과 사은품 혜택을 구성했다. SSG닷컴은 ‘라방’을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롯데홈쇼핑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과자 정기구독 서비스 ‘월간과자’를 판매했다. 월간과자는 매월 테마에 따라 과자를 큐레이팅해 배송하는 서비스다. 소비자들의 호응에 최근 한정 수량으로 제공했던 서비스를 자사몰 ‘롯데스위트몰’에서 정기구독 할 수 있도록 전환했다.

신제품 출시에 앞서 온라인 시식회를 먼저 열어 관심을 끄는 기업도 있다. 맥도날드는 비대면 ‘시크릿 랜선 시식회’를 통해 2월 한정판 미트칠리 버거 2종을 미리 선보인 바 있다. 광고모델 윤두준, 유튜브 인기 웹예능 문명특급과 함께 미트칠리 비프버거, 미트칠리 치킨버거를 소개했다. 

KFC도 ‘방구석 시식회’를 열어 출시를 앞둔 메뉴를 선공개했다. 지난해 말 출시를 앞두고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온라인 시식회를 통해 ‘갈릭크림치즈비스켓’을 선보인 것. 겉을 감싼 갈릭과 속을 채운 크림치즈의 조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온라인 시식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 랜선마케팅으로 업종 간 벽 허물어져

업계에서는 랜선마케팅을 통해 오프라인 채널과의 시너지를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테면 현대백화점은 정기 휴점일인 지난 15일 10시간 동안 라이브 커머스 방송 ‘랜선 현백쇼’를 열었다. ‘10시간 동안 현대백화점 천호점을 털어라’라는 콘셉트로 현대H몰 모바일앱의 라이브 커머스 코너 ‘쇼핑라이브’에서 생중계한 것. 백화점이 정기 휴점일에 매장에서 라방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휴점일에도 백화점에 방문한 듯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랜선 마켓을 활용하면 오프라인 채널의 휴점일도 큰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다. 

랜선마케팅으로 업종간 벽도 허물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9일 국내 배달 앱 가운데 최초로 음식 라이브쇼핑 서비스 ‘배민쇼핑라이브’를 공식 론칭하면서 라방 시장에 뛰어들었다. 배민 앱 내 ‘생생하게 맛있는 쇼핑라이브’에 들어가면 유명인사가 진행하는 음식 라이브쇼핑 방송을 실시간이나 VOD로 만나는 것은 물론 관련 상품 주문도 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첫 라방으로 망리단길 떡집 ‘경기떡집’을 선정, 경기떡집의 최길선 명장이 직접 출연해 쇼호스트들에게 대표 메뉴인 이티떡 레시피를 전수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배민쇼핑라이브를 배민 고객에 특화된 콘텐츠와 상품 구성으로 차별화할 전략이다. 배민 입점업체 중 배민이 선정한 각 지역 배달맛집의 인기 메뉴를 밀키트로 만들어 라방을 통해 알리고 배민앱 내에서 배민의 ‘전국별미’ 입점업체 및 상품 등을 쇼핑라이브로 제공할 예정이다.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신사업부문장은 “배민쇼핑라이브는 전국의 맛집과 신선한 먹거리를 실시간으로 만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쇼핑라이브에 최적화된 파트너와 상품을 발굴하고 그에 맞는 재기발랄한 콘텐츠 구성으로 보고 싶은 방송이자 구매하고 싶은 채널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홈코노미 열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에서도 라방과 온라인 시식회 등 집에서 바로 보고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제품으로 소개하는 마케팅을 늘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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