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리스크 및 실적 쇼크 뒤로하고 재도약 기틀 마련

손태승 우리금융그룹회장이 권광석 행장을 전면에 배치하고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가동했다.(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오른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그래픽 최진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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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손태승·권광석 체제가 2기에 진입하면서 턴어라운드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사모펀드 리스크에 따른 신뢰도 하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쇼크를 뒤로하고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턴어라운드(Turn around)는 넓은 의미로 기업회생을 의미한다. 부진한 기업이 조직개혁과 경영혁신을 통해 흑자로 전환하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코로나19'와 사모펀드라는 거센 풍파를 만나면서 '사모펀드 쇼크'와 '실적 쇼크'를 겪었지만, 아주캐피탈 인수합병(M&A)와 소비자권익제고 정책으로 우려 요인을 제거했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3073억원으로 2019년 대비 30.2% 감소했다. 상반기에는 6605억원으로 44% 급감하며 쪼그라든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배상금 등을 감안한 충당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M&A가 탄력을 받아 아주캐피탈을 품으면서 수익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사모펀드 관련 배상 준비금 및 코로나19 관련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 타행보다 많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면서 "하지만 올해에는 자산관리와 건전성 측면에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제시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우리금융이 내년도 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다"며 턴어라운드를 전망했다.

사모펀드 리스크 해소에 경영진 직접나서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사태에서도 분쟁조정과 사적화해를 통해 가지급 및 배상을 마치면서 관련 리스크를 빠르게 해소했다. 우려 요인으로 지목되던 두 가지를 일시에 해소하며 재도약의 기틀이 마련됐다.

여기에는 경영진의 동분서주한 움직임이 있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2월 은행권 중 가장 빠르게 키코 사태의 분쟁조정안을 수락하고 배상을 실시했다. 대규모 환매중단 피해를 야기한 라임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 또한 사후정산방식에 가장 빠르게 동의하며 분쟁조정을 개시한 데다, 이달 15일 분쟁조정안을 수락하고 신속한 배상에 나섰다.

타 라임 펀드 판매사가 현재 분조위 개시를 준비하거나 일부는 사후정산 방식에 현재까지 미 동의한 점을 고려하면 발 빠른 결정이다. 안팎에선 우리은행 측이 지난해 말 무렵부터 금융감독원에 분조위 개시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목을 붙잡던 펀드 리스크와, 성장을 가로막던 요인을 제거하면서 2기에 진입한 손태승-권광석 체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금융은 지난 4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권광석 행장의 1년 연임을 추천했다. 권 행장은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권 행장은 취임 이후 소비자권익 제고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책임(CSR) 및 급변하는 업황 속 조직안정 노력, 협업 체계 도입 등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권 행장의 연임으로 2기에 진입한 손태승-권광석 체제는 턴어라운드라는 과제 달성을 위해 다시 뛴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 농협금융지주에 4대 은행지위를 내어줬으나, 올해에는 가장 큰 폭의 실적 개선세가 기대되는 만큼 전망도 밝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익 개선폭은 지난해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반영해 시중은행 내 가장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행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일제히 디지털 및 판매채널 혁신과 정도영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제시했다.

권광석 행장은 올해 경영 방향으로 △디지털혁신 △판매채널 혁신(VG제도) △고객 및 수익기반 확대 △진성영업 및 정도영업을 주문했다. VG제도(같이그룹, Value Group)는 거점점포 한 곳과 인근 영업점 4~8개 내외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영업점간 협업체계다. 손태승 회장 또한 디지털 퍼스트와 디지털 이니티셔브 및 VG제도를 통한 채널혁신 등을 꼽았다.

손 회장과 권 행장은 턴어라운드를 위한 협업을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권 행장은 "노(勞)와 사(使)가 하나가 되고, 임직원 모두가 함께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헙업을 강조했다. 손 회장 또한 올해 초 신년사에서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꾸준히 정진하는 호시우행의 자세로 노사가 협력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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